노아 양:(숙식제공 빚갚기 프로젝트에 가깝나…?)
mool (GM):
몰려오는 손님 대★러쉬에 나날이 지쳐가는 심신...
사장님이 가게를 비운 사이 눈을 딱 감고 금시계를 사용하자고 결심했었잖아요.
(물론 용기를 내기까지는 72시간 21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노아 양:(그래, 나는 옷이라도 챙겨오고자...이걸 사장님에게 들켰다간 이번에야말로 물약이 될 지도 모르지만...!!)
노아 양:진짜진짜진짜 금방 돌아가겠습니다... (왠지 모를 속죄를 하며 익숙한 풍경에 감격한다)
21세기의 거리에는 괴물이 아닌 평범한 인간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배경은 그것들이 원래 가져야 할 다채로운 색을 띠고 있습니다.
노아 양:(두 발로 걷는 사람들...에 너무 감격한 나머지 이상하게 보이는 것도 생각 못하고 가만히 서서 공기 느끼는 중)
지나가는 어린이 한 명이 노아를 빤히 바라봅니다.
... ... ...안녕하세요...?
노아 양:(우선 집에 가는 게 먼저! 감격을 잠시 넣어두고 뚜벅뚜벅...)
노아 양:(얼굴 가리고 뚜벅뚜벅...)(아니그럴리가)
노아 양: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민첩한 하루 되세요)
사장님에게 착취(해당 단어를 부정했음)당하며 물약 선반을 오간 덕분일까요?
노아 양:(어라? 나 그새...좀 빨라진 것 같아...)
(역시 노동을 하면 체력이...)
게다가 가는 길에, 새로 생긴 듯 보이는 샌드위치 집 간판이 보입니다.
신선한 양상추와 토마토, 절임 야채와 치즈가 든 샌드위치를 한 입 크기로 잘라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노아 양:...앗. (안그래도 배고프던 참. 슬쩍...시식대 앞에 줄을 선다)
시식대 앞에 줄을 서고 있자면, 익숙한 풍경들이 보입니다.
노아 취향의 옷이 가득한 옷가게,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점...
노아 양:(좋다...샌드위치 시식을 받아먹으며 평화를 즐기는 중)
...엥.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면 잔뜩 겁에 질린 채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과 바닥을 뒹굴며 괴로워하는 사람이 보입니다.
바닥을 뒹굴며 괴로워하는 사람은 이상하게도 몸집이 점점 불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식대에 서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노아 양:어...어라? (급하게 주머니를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찾지만...아차...)
한 손에 샌드위치를 든 채로 급하게 핸드폰을 찾습니다. 아쉽게도 없었지만요.
노아 양:(불안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바닥을 뒹구는 사람들을 본다. 혹시 저게...)
노아의 앞에 서 있던 붉은 머리의 사람이 다급하게 대신 신고를 합니다.
그리고 붉은 머리를 한 사람조차 신고를 하다 말고 쓰러져 뒹굴기 시작합니다.
그가 입은 검은 후드티의 등 부분이 불룩하게 돋아납니다.
등에서 꿈틀거리며 요동치던 날개뼈는 순식간에 옷과 살을 뚫고 튀어나와 괴상한 형태로 돋아납니다.
타이밍이라도 맞춘 듯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집니다.
멀쩡하게 길을 걷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괴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차가 추돌하는 소리, 귀를 찢는 사이렌 소리까지 겹치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노아 양:(눈을 휘둥그레 뜬다.
그곳에 살던 것들처럼 변하고 있잖아...)
이 아비규환 속에서 당신만은 이 모습을 한 것들을 본 적이 있죠.
그렇기에,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도 당신 뿐입니다.
발치에서 누군가가 받았을 샌드위치 재료가 물컹하게 뭉개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밧줄로 포박되었던 게 지금보다 더 괜찮은 상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아 양:(내가...여기로 와서...인가?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다가 급히 집으로 달려간다)
상상은 가지를 더하고, 못 박힌 듯 서 있던 걸음은 다급히 목적지를 향합니다.
서서히 걷던 걸음은 곧 빨라지고 이내 달리기 시작합니다.
촉수와 송곳니가 돋아나는 사람들이 구르고, 몇 대의 차가 무수히 부딪혀 추돌합니다.
노아 양:
지능
기준치: |
80/40/16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진화하지 않은] 선인장을 구하러 갔을 때가 있었죠.
그럼, 사장님은 그 때 몇 번의 버튼을 눌렀던 걸까요?
노아 양:... ... (혹시 내가...계산을...잘못했나? 혼란스러운 머리를 굴리며 지나치는 풍경들이 참혹하다.) 스물...아니...열 몇...번 이었나...?
정확한 횟수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참혹한 풍경에 점점 혼란스러워지기만 합니다.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에게 어깨를 잡힙니다.
노아 양:흐억, (턱 잡히는 느낌에 소름이 쭉 끼쳤다가 뒤를 돌아보고, 눈에 들어온 익숙한 얼굴에 급작스레 안심한 듯 숨을 몰아쉰다) 어...어떻게...
라티나 그레이:딸려 왔습니다. 누구 누구가 도망을 가기에.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가만히 본다.)
...잘못 온 건가요...?
(묶은 머리 사이로 튀어나온 머리칼을 만지작거린다.)
뭡니까?
그 내가 이 사람들 다 이렇게 만든 거 아니냐는 얼굴은.
노아 양:...저는 완전히 그런 줄로만... ... (눈을 몇 번 끔벅인다.) ...아닌가요?
라티나 그레이:아니라곤 안 했습니다. (손톱을 들여다보다가 가볍게 손을 턴다.)
그래서.
(한 손을 쫙 펼쳐 퐁, 하고 근로계약서 꺼낸다.)
계약 기간과 무관하게 도망친 사유는?
노아 양:아, 아. 그러니까. 도망친 게 아니라요. (그제서야 무단으로 시간 이동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더듬거리며 변명한다) 진짜 잠깐, 집에서 개인 물품만 가지고 오려고... ...
...아무래도 오래 일하게 될 것 같아서...
어디부터 잘근잘근 때려서 묶어놓을까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노아 양:... ...무, 물약으로 만드실...건가요...
노아 양:(어마무시하게 화가 난 게 아니라면 티가 안나는 게...)
주변은 아포칼립스에 버금가는 아비규환인데, 두 사람만 멀쩡히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조금 묘할지도요.
라티나 그레이:역시 그 때 푹 고아버렸어야 했는데...
(팔짱 끼고 짧게 혀 차고, 턱끝으로 대강 아무 풍경이나 가리킨다.)
달리느라 제대로 보지 못 했던 풍경을 보며,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노아 양: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에...? (뭔가 두리번거리면서 집중할 곳을 못 찾는 중)
(손 뻗어 턱끝 잡고 옆을 응시하도록 확 돌려준다.)
사장님이 짚어주신 좌표에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노아 양: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제대로봤음)
괴물처럼 변한 사람들은, 괴수 영화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해치지는 않고 있습니다.
괴로워하거나 몸부림칠 뿐, 겉모습이 변했을 뿐.
노아 양:... ...다들 이성을...잃지는 않았네요...
(턱끝 잡은 손 확 털고 손바닥 쫙 펼쳐 내민다.)
반납.
노아 양:... ...죄송합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마도구를 다루지 말자. 양 손으로 공손하게 금시계를 반납한다)
... ...그러면 혹시 사장님이 집에 데려다 주실 수는.
진짜 아주 잠깐 동안만...
라티나 그레이:(리본 대신 목깃 확 잡아 당긴다.)
튈 거죠.
노아 양:으윽, (상체가 휙 딸려갔다가 겨우겨우 중심을 잡으며) 저...절대로...
사장님이 감시하고...계신다면...안심이...되시지...않으... ...려나요?
흠.
(팔짱끼고 고개 까딱거리더니 정면으로 턱짓한다.)
어딥니까?
노아 양:여기에서 몇 블럭만 더 가면 있어요.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와서 다행이다...! 생각하며 집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하긴.
설마 아주 튈 생각이셨겠습니까?
선호도에 맞춘 의상도 입어드렸는데.
(머리 끝 잔머리 손가락으로 빙빙 돌린다.)
..........................
..............
맞습니다..................
노아 양:(약점잡힌 개 표정으로 걷는다) 사장님 마음에도 드셨다면...다행이에요.
라티나 그레이:몸 상태를 확인하기 적합하긴 하죠. (느슨하게 눈 뜨고 노아 본다.)
의무적으로 분산되는 시선을 관찰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발치의 돌을 툭 쳐서 날린다.)
노아 양:... ... ...즐...기고...계셨나요...?
?
아니
(앞서 따각따각 걸어간다.)
개인 물품이 시답지 않은 거라면 방 안에 메테오를 소환할 겁니다.
... ...
혹시 그 예시란...?
(약간 구부정한 자세로 뒤를 쫓아간다)
라티나 그레이:새끼 피닉스의 영혼 정도는 되어야.
아, 그리고.
(로켓 목걸이를 꺼내더니 뚜껑을 연다.)
(그 위로 정사각형 포스트잇 만한 영상이 슝 떠오른다.)
노아 양:...그런 건 보통 집에 가지고 있지 않은...
(무슨 영상이지?)
요타:[어딨어-!!!!!!!!!!!!!!!!!!!!!!!!!]
[행사 타임에 자리를 비우는 게 어딨어-!!!!!!!!!!!!!!!!!!!!!!!!!!!!!!!!!!]
[신이이이이이입-!!!!!!!!!!!!!!!!!!!!!!!!!!!!!!!!]
선호하는 의상?
(네일을 바른 손가락을 톡톡 두드리며 응시한다.)
노아 양:...선호한다기보단 평범한...옷이긴 한데요.
옷이랑, 책이라거나...
...일단 방에 둘 것들?
제가 사 주면 되는 것들 아닙니까?
...빚까지 졌는데 왠지 죄송해서요...
(손가락 들어올려 긴 손톱 끝으로 노아의 옆머리를 휙 날린다.)
노아 양:없는 게 있을지도, (말이 중간에서 뚝 끊기며 눈을 깜박이다가)
(옆머리가 붕 떴다 가라앉는다) ...뭐, 뭔가 잘못된 거라도.
늪에서 갓 건져낸 물고기처럼 요동치며 뛰어다니더니.
...저, 정말 그렇게 보였어요...?
(그 정도로 호들갑을 떨었나? 순간 과거의 자신을 추억하는 중)
라티나 그레이:로켓에 521가지 정도 녹화되어 있죠.
...녹화 기능이 있는 거였어요!?!?1
라티나 그레이:저는 허투루 물건을 두지 않습니다.
...
... ...
(눈 가늘게 뜨고 옷 속 깊이 넣음.)
노아 양:...죄송합니다. 이게 요점이 아니죠...아니, 훔치려는 생각은...
라티나 그레이:대여료를 모아오면 생각 좀 해 보죠.
아무튼, 변해버린 저 사람들이 신경쓰이는 거라면...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금시계를 들어올린다. 찰랑, 시곗줄이 흘러내리는 모습.)
노아 양:(라티나의 손이 움직이는대로 바라본다.) 금시계?
라티나 그레이:이걸 가지고 다른 시간선으로 가 주면, 저 사람들 알아서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노아 양:이 금시계가 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거죠?
저는 그냥 시간을 넘나들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라티나 그레이:(반짝이는 유리 표면을 엄지로 둥글게 닦는다.)
이젠 질문해도 되냐고도 안 물어보는군요, 알바생?
질문해도 되나요? (뒤늦게)
그럼 다른 질문은요?
돈 내십쇼.
(에? 사탕껍질?)
(사탕껍질 물끄럼 본다.)
노아 양:...한 푼도 없네요, 저... (당연함. 무임금 MG 노동중임.)
라티나 그레이:준 적이 없으니까요. (달라고 할 입장도 아님.)
슬슬 다 온 겁니까?
노아 양:제가 살던 곳에서도 현금은 잘 안 써서... (중얼거리다가) 아, 네. 이 집이에요. (자연스럽게 진입로로 들어선다)
(진입로에서 발에 채이는거 구두 코로 한 번씩 차면서 감)
(다들 그냥 어딘가 또 촬영갔으려니...하겠구나...)
3개월동안 외로웠던 집은 대수롭지 않게 노아를 반깁니다.
.....................................................
.......................................(완전 살펴보는 중)
이건 뭡니까? (여행지에서 사온 것처럼 보이는 석상 들어올림.)
노아 양:아, 그건 스톤헨지에 갔을 때 가이드가 선물로 준 석상이에요. 문 앞에 걸어두는 거랬는데, 혹시 사라질까봐 안에 들여놨어요.
(도둑이 들진 않았었구나...싶어하며 간만인 집 안으로 들어선다. 이대로 당장 눕고 싶은 기분이지만...)
(석상 노려봄)
(갖고싶어 표정)
... ... ... ...
... ... ...
질문이란 게 뭡니까.
돈 대신 이걸로 받죠.
노아 양:...아. 갖고 싶으셨던 거였군요!?
(이런 취향이구나...하며 같이 석상 들여다보다가)
그러니까...금시계가 사람들을 변하게 하는 것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건가요?
라티나 그레이:(석상에 붙은 둥근 팔을 손으로 쓸어낸다.)
저주같은 겁니다.
라티나 그레이:그 금시계를 가지고 있는 시간선에 저주를 내리는 거죠.
진화 말입니다.
(석상 한 손으로 든다.)
그럼 사장님이 있는 시간선의 인간들이 모두 진화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인가요...?
끝난 거 아닙니까?
(어느 새 다리 꼬고 노아 침대에 앉아 있다.)
혹시 또 가지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그러면서 더플백을 꺼내다가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마치 여행가는 것처럼...)
(이불도 만지작거리고 침대 헤드도 본다.)
노아 양:(그리 특별한 인테리어는 되어있지 않고, 깔끔하다기보단 물건들이 많이 꺼내져 있는 방에 가까운 편...)
(바스락바스락 이불이다)
라티나 그레이:(걸어다니며 이것저것 만져 본다.)
(옷장에서 옷가지를 좀 챙겨넣고, 방을 나서려다가..)
... ...다른 층도 가 보셔도 돼요.
노아 양:아까 올라온 계단 옆에 작은 커튼이 있을텐데, 그 안쪽이 상영관이고, 반 층 더 올라가면 작업실이랑 테라스가 있고...
...일단 너저분하겠지만...
하나 더 질문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까?
심심하실 것 같아서요...
가게 밖으로는 잘 안나오시는 편인 것 같기도 해서...
라티나 그레이:(둥글게 묶은 머리끝 만지작거린다.)
그 중 가장 마음이 짙게 담겨 있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라티나 그레이:괜찮은 재료를 발견할 수 있을...
...
(한 쪽 눈썹 들어올린다.)
뭘 봅니까?
머리 잘 어울리세요.
(폭신폭신...하는 시늉을 해보인다)
저도 많이 만만해진 모양입니다?
(뚜둑 손목을 꺾는다.)
노아 양:... ...상영관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하면서 계단을 반층 내려가 얌전히 커튼 옆에 선다...)
(청아하게 울린다)
(커튼 끝을 만지작거리다가 슥 걷는다.)
노아 양:(커튼 안쪽에는 적당한 크기의 스크린과 바닥에 쭉 깔린 폭신폭신한 베개와 쿠션, 낮은 소파와 빈백들이 늘어져 있다. 바닥도 보송한 소재로 시공한 듯.)
가끔 아는 사람들을 불러서 무비올나잇을 하거나, 쉬고 싶을 때 들어와 있어요. (그래도 나름 제 집이라고 마음이 편해졌는지 뒤따라서 들어간다)
라티나 그레이:(세 번째 쿠션을 들어올려 주무르다가 내려놓는다.)
(제 늪에서 아늑함을 느끼는 물고기 같군.)
(보송한 바닥을 따라 소파를 가로질러 걷는다.)
(그러다 소파 한 가운데에 폭 앉는다.)
(어쩐지 집 파는 사람처럼 서 있게 된다)
라티나 그레이:흠. (어쩐지 집 둘러보는 사람처럼 소파 푹신함 테스트한다)
(무표정으로 검은 스크린을 본다.)
오랜만이네요.
예전에는 종종 그 아이와 함께 보곤 했으니까.
아, 보호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고 하셨죠.
안그래도 여쭤보고 싶었는데...
그 세계에도 영화가 있나요? 한 번도 못 본 것 같아요.
라티나 그레이:무슨 애완동물이 질문이 그렇게 많은지. (잔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눈을 깜빡인다.)
있습니다.
함께 본 것은 오래 되었지만.
라티나 그레이:그 아이는 금시계를 가진 저와 다른 시간선에 있어야 하니까요.
노아 양:그럼 자주 못 만나는 건가요? 그건...조금 슬프네요.
라티나 그레이:빈도도 그렇고, 만나는 시간의 길이도... ...
...
..................
지금까지 몇 개를 대답해드린 겁니까?
저 스크린이라도 뜯어가야겠군요.
노아 양:...벼, 벽에 붙은 거라 뜯으면 안 돼요!
사장님 얘기는 많이 못 들은 것 같아서... ...그냥...
...원래 제가 질문이 좀 많긴 한데...
관심 있습니까?
꽤...?
라티나 그레이:근데 왜 이걸 못 뜯어가는 겁니까?
(한 쪽 눈썹 들어올리고 본다)
노아 양:...다른 곳에도 볼 게 많은데...
헉, 혹시 가게에 상영관을 설치하시려고요?
전 찬성이에요.
라티나 그레이:(무 뽑듯 뜯으려 하던 스크린에 손 올린 채로)
그거 놓으면 안 튈 겁니까?
제가 도망갈까봐 걱정하시는 거에요?
... ...
..................................걱정?
(아리송한 단어를 들었다는 듯 되려 눈을 깜빡인다.)
라티나 그레이:솥에 묶어두면 편히 업무를 볼 수 있을 것 같긴 하죠.
하지만 솥은 단가가 높은 만큼 상시 사용하고 있어야 효율이 나니...
네!?
라티나 그레이:상영관을 만들어두면 효율적이려나 생각한 겁니다.
이건 걱정입니까?
... (한참 고민하다가 헉, 하고 고개를 든다)
저한테 잘해주시려는 건가요!?
... ...
... ... ... ...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뚱한 표정.)
지금도 인도적으로 대하고 있는데요. 솥에 안 끓였잖아요.
노아 양:그건 인도적인 게 아니라 살인을... ...
아닙니다...
(게걸음으로 상영관을 벗어나며) ...위층도 보실래요?
라티나 그레이:(잘 해준다. 잘 해준다. 두어 번 중얼거린다.)
(중얼거리는 단어에 집중하느라 바로 듣지 못 한다.)
(한참만에 턱끝 까딱인다.)
노아 양:(뭔가 정신이 팔리신 듯한...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슥 미소지으며 위층으로 올라간다)
(단어 집중 모드 됨)
노아 양:위에는 작업실이 있어요. 원래는 이 집을 처음 샀을 때 서재로 만들까 생각했었는데, 채광이 지나치게 잘 돼서 그냥 1층에 책장을 두는 걸로 바꿨죠...
(듣고...계신가요? 하듯이 한 번 돌아본다)
라티나 그레이:당연히 듣고 있습니다. 서재를 처음 샀을 때 집으로 만들까 생각했다고요.
라티나 그레이:책장이 지나치게 잘 돼서 1층에 채광을 두는 걸로 바꿨고요.
...
...........
라티나 그레이:..................................................
노아 양:작업실이에요. (역시 사장님은 과로인 게 틀림없어, 생각하며 작업실의 미닫이 문을 열어준다)
..........
(어딘가 심기 불편한 눈빛으로 작업실 본다.)
(그러다 휙 돌아본다.)
잘해준단 게 뭡니까?
송곳니 방망이로 때리지 않는 것?
노아 양:아니, 그건 인간의 도리를 최소한으로 지키는 게 아닐까요.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건... ...당연한... ...그러니까...
인권을 고려한다면...
그리고요?
잘해준다는 건...
남들보다 특별...하게 생각해준다는 거 아닐까요. 좋은 쪽으로요.
노아 양:내가 좋아하는 걸 해주고 싶다거나... ...그러니까...친구에게 해주듯이...
(최대한 아는 표현을 모두 동원하는 중)
그렇단 말이죠.
(턱끝을 매만지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라티나 그레이:(고개를 돌려 햇살이 쏟아지는 창 밖을 바라본다.)
짐 다 쌌습니까?
책만 금방 챙기고 올게요!
(두다닥 내려가서 가방에 책과 노트북 따위를 주섬주섬 더 담아서 빵빵하게 만든다)
라티나 그레이:(어느새 빵빵한 가방을 들고 선 노아 옆에 와 있다.)
(찰랑, 금시계를 꺼내든다.)
제가 지배하지 못 하는 개념이라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그 '잘해준다', 완벽히 파악했습니다.
(바닥에서 30센치 정도 튀어올랐다가)
...그, 금방 내려오셨네요.
이...해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아닌 것 같은데...)
라티나 그레이:(30센치에서 지면으로 낙하하는 모습 본다.)
안 때리고.
안 끓이고.
제가 좋아하는 거 주고.
뭐, 그런 거 아닙니까?
(도도하게 옆머리 휙 넘긴다.)
엄청나게 축약되긴 했는데요.
틀린 건 아니니까...
맞긴 합니다...
(금시계의 버튼 위에 손을 올린다.)
완벽히 이해했다는 것을 곧 보여드리죠.
노아는 책과 노트북, 필요했던 물건들이 든 빵빵한 가방을 들고 서 있습니다.
(이걸로...한 동안은 괜찮지 않으려나?)
이제는 익숙해진, 금시계의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야에 닿는 것들은 거리를 포함해 대부분 무채색으로 덮여있습니다.
그런 무채색의 숲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핑크색 지붕 하나가 눈에 띄네요.
노아의 ♥행복한 직장♥, ♥THE POTION♥입니다.
노아 양:(이 풍경이 익숙해지다니...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윙크 연습 제대로 못 했는데...)
노아 양:어...어서오세요, 행복을 드리는 THE POTION 입니다... ... ...
(을 어설프게 한다)_
(턱 끝 잡고 자기 쪽 보게 한다.)
... ... ...
트, 틀렸나요.
라티나 그레이:(빠르고 능숙하게 윙크 두 번.)
이렇게입니다.
(턱끝 잡은 손 놓고 앞서 걸어간다.)
인사말을 장착한 뒤 가게로 들어가자 요타가 거대한 괴물들 사이에 둘러싸여 바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노아 양:그런데 왜 여태까지 저희가 인사할 때 가만히 계셨 (선배 보고 입 다문다)
...(털.썩)
(잎 떨어진 겨울가지처럼 주저앉는다.)
(사장님은 아마 죽은 것도 살리실거야...)
요타:왜 이제 와!! 앗~ 손님! 이 제품은 재입고가 어려우세요~
얼른 와서 거들어, 신입!!! 아~ 짬뽕이요! 아쉽게도 배달음식 사업은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노아 양:죄, 죄송합니다... (급하게 더플백은 방 아무곳에나 던져두고, 앞치마를 두르고 나온다)
요타는 긴 손톱 끝이 갈라질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군요.
요타:(카운터를 앞에 두고 제 옆에 선 노아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솔직히 말해 봐... 아주 도망가려고 한 것 아냐!?
가려면 그 날에, 사장님 잠들었을 때 가지 그랬어?
노아 양:...그 때는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라서...
(찔린다)
진짜 짐만 가지고 오려고 했어요...
요타:(생활의 달인처럼 푹챡푹챡푹챡 포장하며 대꾸한다.)
뭐, 얼렁뚱땅 도망갈 놈 같지 않기는 했지만.
그래서 사장님한테 재납치당했고?
노아 양:선배를 혼자 두고 도망가면 죄책감에 평생 시달릴 것 같아요...
... ... ...
(한층 더 마른 뺨을 제 한 손으로 감싼다.)
어쩐지 요즘 피부가 더 푸석해져서.
...제 발로 돌아왔다고???
노아 양:...안 그러면 사장님이 집 안에 메테오를 날리신다고...
...아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
게 하실 것 같다.
(상자 두어 개를 옆으로 넘겨두며 어디 그을린 곳은 없냐고 힐끗거린다.)
노아 양:... (제 몸을 살피며) 아직은요...
혹시...그...
사장님은... ...
(슉슉푹챡)
노아 양:... ...마녀가 되면 심장 같은 게 얼어붙나요?
노아 양:아니면 인간성을 대가로 바친다거나...아니면 동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영혼을...
요타:(다시 천천히 포장하는 속도를 올린다.)
아니, 안 그랬...뒷골목에서 때리세요!?
요타:배달 중이라면 간혹...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지.
노아 양:아, 그냥. 뭔가...사람을 대하는 게 서투신 것 같아서요.
저만 느끼는 걸 수도 있겠지만...
요타:... (길고 검은 손톱 끝으로 눈썹 언저리를 긁적인다.)
뭐, 가볍게는 그런 생각 해볼 만도 하지. 워낙 쌀쌀맞아야...
그냥...뭐...
(의미없이 중얼거리며 딴청을 피운다.)
요타:..................
아니!?
같은 집 노비끼린 원래 그런 거 없어!
그것보다, 그건 알아서 어디다 쓰려고?
노아 양:너무 그런 말투로 말씀하시잖아요! (별안간 요타를 탈탈 털기 시작한다)
에, 아니.
여기서 오래 일하게 되면...사장님하고 친하게 지낼 필요도 있으니까요...?
요타:아아아아아아(공중에서 30cm 정도 떠오른 채로 탈탈 털린다)
넌이미충분히친하잖아아아아아(탈탈탈)
헉..허억...(잠시 털기가 멎은 틈에 말한다.)
사장님이 널 끓일까봐 그래?
그냥 궁금하기도 해요.
으으으음................(커다란 두 눈 꾹 감고 앓는 소리 낸다.)
요타:...........................
...........................................................
점심 쌀국수 어때?
이 상황에서? 물론 좋지만...
...(검버섯이 핀 팔 언저리를 만지작거린다.)
그러니까...
오래 일한다고는 해도, 여기 평생 있을 건 아니잖아?
너무 무거운 것을 알아버리게 되면 부담스럽지 않겠어?
알면 안 될 정도로...?
요타:(젤리 모양으로 된 배달 음식 메뉴를 들여다 본다.)
이렇게 겁 좀 줘보는 거지, 뭐.
일단 사장님이 달가워하지 않는 주제일 거야.
직접 물어보는 건...
...
무..섭지?
요타:상사한테 가서 "인.마가 없나요?" 할 자신은 없어.
노아 양:하지만 또...사장님이 나쁜 분은 아니니까...에
인간성이 다소 결여되어 계신가요?
사장님이 보호하고 계신 아이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었는데...
으음...
도로시?
그 아이까지 알면 많이 친해진거지, 뭐.
요타:..............................................
나중에 사장님이 혹시 이름 아냐고 물어보면 엘리자베스 달튼 아니냐고 말해.
내가 말했다고 얘기하지 말고.
(슉팍챡 상자 포장해서 넘긴다.)
노아 양:...혹시 사장님이 선배를 뒷골목에 데려가서 윽 (받아서 얼레벌레 포장한다)
(슉팍팍 넘긴다.)
...그냥...
(커다란 상자 하나를 넘기다가, 중간에 멈춘다.)
(그 위에 길고 검은 손톱을 내밀어 손끝으로 글자를 적는다.)
(들여다봄)
노아 양:(교환? 예상치 못한 글자에 눈썹을 비튼다)
요타:(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상자를 넘기기 시작한다.)
노아 양:뭘...요? 뭐랑? (상자를 슥슥 포장하고 쌓으며 소곤소곤 묻는다)
요타:안타까운 일이지...(들릴 듯 말 듯 중얼거린다.)
(도리도리) 더 말하면 단어 마법에 추적당할 거야.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다)
(분홍색 모자챙을 만지작거린다.)
오늘 손님이 왜 이리 많담...
노아는 요타와 함께 몰려오는 손님을 열심히 해결해나갑니다.
어쨌든 손은 조금 얼레벌레라도 착실하게 포장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른 시간선에서 돌본다는 그 아이, 도로시라고 했죠.
그 때 지하에서 라티나가 천천히 걸어 올라옵니다.
노아 양:(멍...때리다가 느슨하게 일하고 있었음)
(따각따각 다가옴)
(라티나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급하게 손을 움직인다)
(손 한 번, 노아 한 번 본다.)
(휙 뒤돌아 카운터 옆의 의자에 앉는다.)
웬일로 그냥 지나가셨담...?
노아 양:...뭔가...지치신 것 같기도...
노아 양: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웃...)
노아 양:어라... (라티나를 슬쩍 톡톡 친다) 사장님, 어디 안 좋으세요?
노아 양:
민첩
기준치: |
60/30/1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느렸...다!)
카운터 옆을 가로질러 제품을 소개해주던 요타가 하염없이 깔립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라티나 밀어낸다.)
노아 양:(급하게 라티나를 일으켜 부축한다) 또!?
요타:폐가..폐가...(과장스럽게 숨 쉰다.)
부작용이야, 부작용!
2층 사장님 방에 전용 해열제 남은 게 있을 거야.
나는 사장님 도저히 못 들어. 신입, 대신 좀 옮겨 줘!
노아 양:전용 해열제...어, 어떻게 생겼는데요?
(급하게 라티나를 들쳐업는다)
요타:별 모양, 아니 하트 모양 병! 파란색이야. (다급히 쏟아진 상자를 정리하며 돌아보고 말한다.)
아까까지 멀쩡했는데도, 몸은 불덩이 같고 숨도 고르지 않습니다.
(라티나의 방으로 올라가자!)
2층으로 올라가면 차례로 라티나의 방, 노아가 임시로 사용하는 방, 요타의 방, 화장실이 보입니다.
노아 양:(이런 경고는 없었는데-! 하고 울상으로 뛰어들어간다)
송곳니와 날개가 달린 침대, 촘촘한 호박 장식이 수놓인 옷장...털로 덮인 책상.
(잠깐 그 광경에 넋을 놓았다가...금방 정신차리고 라티나를 침대에 눕혀둔다)
복잡한 마법이 수놓인 폭신한 시트 위로 라티나를 눕힙니다.
침대 헤드 쪽으로 난 금색 시계추가 또각또각 움직이네요. 수면 시간을 재 주는 걸까요?
노아 양:(사장님이 칼 같이 기상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아, 아니. 이럴 때가 아니고.
하트 모양 파란색 약...하트 모양 파란색 약...
이 침대 제법 편리...아니, 이럴 때가 아니죠.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호박 장식이 놓인 옷장을 열자...
머메이드 드레스와 홀터넥 셔츠, 그리고 다량의 스퀘어넥...
(찬장도 뒤지는 중)
(어째서 개구리?)
라티나 그레이:...건드리지 마십쇼... 곰팡이 방지 마법입니다...(끙끙 앓으며 간신히 말한다.)
라티나 그레이:으...치즈 놈들...(중얼중얼 헛소리 한다.)
라티나 그레이:할라피뇨의 매력도 모르는 주제에...
할라피뇨요...?
서랍에...(끙끙)
노아 양:아, 서랍. (옷장 아래의 서랍을 열자!!)
사...사장님?
이건...할라피뇨...통조림...인데요?
약부터요!
노아 양:하트모양 파란색 약은 어디에 있어요!?
라티나 그레이:지금...사장한테 큰 소리로...(앓으면서 항의 중)
죄를 물어 끓는 물에...10분 넣을 겁니다...
노아 양:그치만 사장님이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어떻게 큰 소리를 안 내요!!
할라피뇨는 나중에 먹어도 됩니다!
라티나 그레이:(식은땀에 젖은 앞머리 사이로 찰나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뭐라 말을 할 듯 입을 벙긋거렸다가 다문다.)
(손을 들어 책상 위의 책꽂이 한 켠을 간신히 가리킨다.)
노아 양:(울상 반 다급함 반으로 서 있다가, 라티나가 책꽂이를 가리키자마자 그쪽을 홱 돌아본다)
라티나 그레이:(손가락을 뻗자마자 손이 툭 떨어진다. 열 오른 숨을 길게 내뱉는다.)
책꽂이 위에 놓인 두터운 책 뒤로 파란 병 끄트머리가 보입니다!
(두터운 책을 빼내고 파란 병을 끄집어낸다)
노아 양:할라피뇨는 나중에요. (병을 들고 가 라티나의 상체를 받쳐 일으키고 약을 대 준다)
(숨을 몰아쉬며 눈을 들어 응시한다.)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입가에 약을 대고 중얼인다.)
노아 양:사장님이 직접 고용하셨는데도요? 약 드세요. (입가에 약을 흘려넣어준다)
(호흡을 가다듬는다.)
라티나 그레이:완전한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분 걸릴 겁니다. 그래도 좀 낫군요. (길게 숨을 뱉는다.)
...
왜 소리 지른 겁니까?
라티나 그레이:............................(당연하지. 하는 얼굴로 물끄럼 본다.)
노아 양:... ... (그랬나..? 하고 방금 전을 되새기다가)
아, 아아. 아. 그, 그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급해서.
그건 잘해준다에 포함 되는 겁니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사장님이 갑자기 엄청나게 아프셔서...걱정되니까요...?
라티나 그레이:포인트는
자기자신도 모르게군요.
(길게 숨 뱉으며 침대 헤드에 몸 기댄다.)
노아 양:... ... (그런가? 하고 생각하다가)
노아 양:어쨌든 괜찮아지셔서 다행이에요...신선해요?
라티나 그레이:누가 저한테 소리지른 적이 없으니까. (땀에 젖은 앞머리 손으로 넘긴다.)
(넌지시 묻는다)
노아 양:...처음이라고 하니 영광이라고 해야 할 지 죄송하다고 해야 할 지...
라티나 그레이:끓는 물에 넣는다고 했는데도...
그렇군요.
(그런 거군. 침대 헤드에서 스르륵 몸을 미끄러트려 푸욱 눕는다.)
용암 정도는 되어야 마땅합니다.
...이불...덮어드릴게요.
얼른 처 자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물끄럼)
노아 양:... ... ... ... ... ...
목숨을 연장하고자...
라티나 그레이:....................................
(이불 속에서 은은하게 뚜둑 소리)
...
그리고 더운데요.
(발로 이불 퍽 차버림)
침대 위로 누워있는 라티나의 몸이 그제야 제대로 보입니다.
드러난 쇄골 언저리와 오른쪽 팔뚝, 무릎 인근이 돌처럼 회색으로 물든 것이 보입니다.
회색으로 변한 부위가 조금 더 커진 것 같아요.
노아 양:(드러난 피부의 색에 눈을 끔벅인다) 이거...
조금 더 넓어지지 않았나요...?
(시선을 따라 팔을 들어보인다.)
전에는 회색으로 변한 곳이 이렇게 넓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
별 거 아닙니다.
진화라는건 사람마다 그 형태가 꽤 다양하게 발현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노아에게도 진화 현상이 일어난다면 노아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노아 양:...약...이 꼭 있어야 하는 거군요...
노아 양:(왠지 제 손을 몇 번 비비게 된다) 제가 뭐...
도울 건...?
솥에...
들어가준다거나?
노아 양:................................
......................
안 죽어야 한다니...
(매우 심각하게 고민)
검은 천으로 가려진 직사각형의 무언가가 세워져 있어요.
노아 양:(죽는 게 가장 큰 도움이라니...마녀의 세계는 그런건가?)
(방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검은 천을 가리킨다) 저건 뭔가요?
그때, 수수한 검은 천을 응시하던 노아는 이상한 환청을 듣습니다.
분명 라티나의 목소리였지만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고, 무엇보다 정말 라티나가 한 말이 아닙니다.
사장님이 장난이라도 치는 거냐고 물으려 했지만, 입이 열리지 않습니다.
라티나의 반대편 또는 노아의 뒤에서 들려온 소리입니다.
혹은 노아의 반대편, 아니면 라티나의 뒤에서.
이 공간에 다른 누군가가 더 있는 것 같아요.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고 싶어도 가위라도 눌린 듯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습니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노아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아 양: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마치 몸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라?
(조금 어리둥절해하며 일어선다)
노아 양:...아, 사장님도 움직이지 말고 쉬세요!
무리하시면 안돼요.
방 안의 그 누구도 만진 적 없던 검은 천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 보이고,
노아 양:... (저거...아까도 떨어져 있었나...?)
(조금 께름칙하게 방 안에서 물러난다)
슬슬 아래에서 요타의 비명소리가 들릴 때입니다.
(자꾸 까먹어서 미안합니다...생각하며 아래로 내려간다)
라티나에게 약을 먹이자마자 아래로 내려와, 디펜스 게임이라도 하듯 요타와 손님을 쳐 냈으니까요.
요타와 나란히 앉은 노아는 의자 위에 반 쓰러져 있습니다.
노아 양:(허리에 안 좋은 자세로 앉아있음) ...꼼...꼼짝도 못하겠어요...
요타:(목에 안 좋은 자세로 앉아있음) 정말....전쟁이었어...
그래도 신입이 있어서 좀 나았지.
(읏챠 몸을 일으킨다.)
슬슬 마감할까? 1분 21초 남긴 했지만.
노아 양:...어떻게 항상 그렇게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시는 거에요?
요타:퇴근까지 초 단위로 세는 거지. (은은한 미소)
시간은 잘 안 따지는 편이야?
노아 양:집중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서요.
요타:(눈썹 위를 긁적인다.) 사장님이랑 비슷하네.
뭐, 그럼 집중해서...
(1초 스쳐가는 울화)
노아 양:(선배 참으세요 한 번만 봐 주세요)
요타는 곧 n년차 서비스직답게 돌아서 요란한 인사를 건넵니다.
검은 머리를 포마드로 깔끔하게 넘기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입니다.
(얼빠진 표정으로 되뇌인다)
마지막 손님:(빙그레 웃는 낯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이곳에 온 뒤로 사람의 얼굴을 한 생명체라곤 라티나밖에 보질 못했는데, 이 남자는 진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요타도 순간 당황했는지 멍하니 손님을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손님:주문했던 약을 받아가고 싶은데요.
노아 양:아, 미리 주문 해놓으셨나요? 잠시...잠시만요. (급하게 장부를 뒤적인다)
마지막 손님:탈라인으로 주문했으니, 아마도...
T겠네요.
노아 양:아, T. 여깄네요. 진화를 억제하는 약...맞죠?
마지막 손님:(바로 대답하지 않고 노아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노아 양:... ... ...? (미소를...? 지으면서 엉거주춤 선다)
혹시 뭐 따로 필요하신 거라도...?
마지막 손님:아뇨. (미소짓는다. 약 쪽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더 묻지 않는다.)
지금 사장님은 안 계신가요?
노아 양:아, 계세요. 혹시 사장님께 볼 일이 있으신가요?
그런데도 안 보이는 걸 보니, 지하에 틀어박혀 있거나...
부작용으로 몸져누워 있는 모양이죠?
(눈을 둥그렇게 뜬다)
마지막 손님:그 사람에게 친구 같은 게 있었냐는 반응이네요. (작게 웃는다.)
노아 양:아니, 아니. 그냥...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서요.
그...모습도... (두루뭉술한 손짓...) 사람 모습이시고...
마지막 손님:촉수도 빨판도 없고, 등에 날개도 없고 말이죠?
자기 얘기를 늘어놓는 타입은 아니니...(중얼거리며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노아 양:(뭔가 신기한 분위기를 풍기는 손님이네...비밀요원 느낌의...)
(손님의 안주머니를 빤히 본다)
마지막 손님:(둥그런 눈동자를 보다가 슥 묻는다.)
지금 여기서 권총이라도 나오면 어떻게 하려고요?
...권총 가져오셨나요?
여기서 일하는 사람 치고 이렇게 순진한 성정은 본 적이 없는데.
(한참 웃다가 재킷 안주머니에서 노트 하나를 꺼내 건넨다.)
사장님께 전해주세요.
어딘가 신비한 분위기의 손님이 건넨 것은...
마지막 손님:(받으라는 듯 웃으며 턱짓한다.)
노아 양:(공손하게 노트를 받아든다) 네...그럴게요.
(여기는 좀 기민해야 살아남을 수 있나봐...하듯이 양 손으로 노트를 쥐고 있다가..) 아, 약.
(급하게 카운터 밑에서 준비된 약을 찾아 꺼낸다)
마지막 손님:(콧노래를 부르며 소매 커프스를 정리하다가) 아.
어차피 약은 사장님을 만나려는 핑계였거든요.
당신한테 드리는 선물이라고 치죠.
손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빙그레 미소를 짓습니다.
노아 양:어...감사합니다. 저는 약을 안 쓰긴 하는데... (안녕히가세요, 하고 꾸벅 인사를 한다)
마지막 손님:(가게를 나서다가 비스듬히 돌아본다.)
이 시간선에 있는 이상 완벽히 안전하진 않을 거예요.
믿는 뒷배가 있다면 또 몰라.
이름이?
노아 양:노아...양이요. (뒷배...사장님?)
(사장님이 데려오신거라 마땅히 지인도 없다...)
...생각해보니 사장님...제법 중요한 지인일지도...
노아의 왼손엔 노트가, 오른손엔 진화 물약이 들려 있습니다.
(양 손에 자기 거 아닌 것만 들었다)
이름을 들은 손님은 딱, 손가락을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어느새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아리송한 일들 투성이지만...
요타:저런 손님은 본 적이 없는데. (모자 챙을 만지작거린다.)
...사장님을 일방적으로 아는... ...
요타:프라이
팬으로 맞은 사이라는 게 더 신빙성 있지 않아?
오늘 야식 당첨.
(앞치마를 돌돌 둘러 벗는다.)
자, 마감 마감!
사실 퇴근해도 2층으로 올라가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어딘가의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노아 양:전 폭신폭신한 게 좋아요. (맞장구 치고 웃으며 앞치마를 선반 옆에 걸어두고, 라티나의 방으로 올라가 본다)
선반 옆에 걸린 앞치마가 노아의 걸음을 따라 살랑, 한 번 흔들렸습니다.
...팬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씀드려야 하나?
노아 양:(당신의 후라이팬...아니...팬이...)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린다)
폭신폭신한 팬케이크 몇 개가 노아의 머리 위를 둥실둥실 떠다닙니다.
똑똑, 소리에도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침대 끄트머리를 삐쭉 삐져나온 회색 머리카락이 보입니다.
노아 양:사장님...제가진짜무단으로문을열려고한게아니라전해드릴게있는데대답을안하셔서.
(하고 문을 연다)
자신과 세상을 향한 띄어쓰기없는 변호를 한 뒤!
화려한 무늬가 수놓아진 이불에 파묻혀 잠든 라티나가 보입니다.
노아 양:주무시네... (살금살금 놓고 가야지...)
........................
(다가갔음)
노아 양:(침대 옆 협탁에 살그머니...노트를 내려놓는다)
꿈에서 누구 방에 메테오라도 날리는 건지...
침대 옆의 협탁 위로 배달 물품이 슬그머니 놓입니다.
딱딱한 태도에선 어느정도 공통점이 있겠습니다.
노아 양:(딱딱(물리)와 딱딱(관념)의 차이...)
(라고 생각하고 혼자 웃었음)
화려한 방 가운데에서 빙그레 미소가 퍼집니다.
사장님이 잠든 새에 방을 조금 더 둘러볼 수도, 노아의 임시 방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노아 양:(방을 두리번거린다. 혹시 뭔가...청소할 게 있을까?)
일거리를 찾는 신입사원처럼 주변을 둘러봅니다.
아까 급하게 해열제를 찾다가 떨어트린 건지, 책상 아래에 책 한 권이 엎어져 있습니다.
(떨어트린 건 스스로 정리하자. 책을 주워다 책상에 올려둔다.)
[30대 남성의 선호 취향 - 의상 디자인을 중심으로]
어디에서 얻은 지식이었는지 출처를 알게 되었습니다.
노아 양:(이런 책...폐기해야 하는 거 아냐...?)
(대체 무슨 내용이지 이거...?)
[흉부에 대한 관심은 전 성별을 아울러 분포되어 있는데]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 그 선호도가 특히 짙게 나타났으며]
[있으면 마다하지 않는다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사장님의 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라티나의 필체겠죠?
그 아래에는 할라피뇨 그림도 그려져 있습니다.
노아 양:.......................
(그냥 울고싶어)
노아 양:왜....................
사장님의 지식욕은 분야를 가리지 않은 걸까요?
노아 양:이런 책이......................
실존하지........?
(지구야 미안해)
어딘가의 녹음이 침범된 것은 아닌지 참담한 마음입니다...
노아 양:(마음 같아서는 바로 내다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랬다간 나도 버려질테니 얌전히 정리하고 방을 나선다...)
메테오의 위협을 뚫고 챙겨온 짐들이 생기니 제법 친근할지도요.
시간이 늦었으니 씻은 다음 잠을 청해 볼까요?
체력도 정신력도 너덜너덜한 데다 내일은 가게가 쉬는 날이니 조금 늦잠을 자도 될 것 같습니다.
노아 양:(간만의 휴일! 그래봐야 더 포션 안이지만...그래도 휴일인 게 어디야!)
(기쁜 마음으로 침대에 탈삭 눕는다)
노아 양:(나름대로 특별하고...신선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줄 재밌는 이야기도 많고...)
(물론 돌아갈 수 있을 때의 얘기다)
미지의 행성에 떨어져 그들을 관찰하며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기록하여 알릴 수 없었던 이가 나왔죠.
노아 양:(공개해야 할 기록이 있는가 하면 그럴 수 없는 것도 있으니까...)
(이런 미래에 관해서 썼다간 아마도 미치광이 취급을 받겠지만...)
어쩌면 공개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추억이 있을 수도 있고요.
노아 양:(이제 익숙해졌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죽지 않도록 노력하자. 내일도.)
잘 해준다라는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보여주겠다고 했으니까요.
신입! (우당탕 노아 어깨 잡고 흔들어 깨운다.)
노아 양:흐어, (덜 깬 눈으로 퍼드득 일어난다)
네, 네?!
요타:야식 먹자고 할 땐 언제고 그새 잠들었던 거야!?
아니.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고.
이상하게 광기 가득 찬 목소리가 휴일 아침부터 노아를 깨웁니다.
노아 양:아, 주무시는 줄 알고... ... (아직 해도 다 안떴는데...하고 눈을 비빈다)
무슨 일이에요...?
밤중에 사장님 방에서 이상한 목소리 여러 개가 들렸다.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니 사장님이 계속 혼잣말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방에 들어가보니, 사장님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요타:야반 도주 아냐!? (절규하며 이마를 쥐어뜯는다.)
노아 양:그 이상한 목소리를...사장님이 혼자 낸 거에요...?
아니, 가게를 버리고 그럴리가.
요타:모르겠어! 일단 안에는 온데간데 없었으니까...
이럴 게 아니라 따라와!
계속 잠겨있던 탓에 요타가 뜯어냈다고 하네요.
노아 양:선배, 힘 세시네요... (그 와중에도 감탄하며 라티나의 방으로 들어선다)
정말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신 거에요?
방 안으로 들어가 보자... 창문도 역시 잠겨 있습니다.
... ...이거...
납치?
아니, 그렇게 쳐다보셔도.
추리소설도 아니고, 완벽한 밀실 상태에서 라티나가 사라졌습니다.
노아 양:안경 쓰고 있다고 해서 다 그런 건 아니에요.
검은 머리고.
노아 양:(결국 부담감을 못 이기고 방 안을 둘러본다) 아니지만.
요타:수색을 시작하는데...(옆에서 나레이션 넣는다.)
퇴근 이후부터 지금까지...헉, 아니. 제가 알 리가 없잖아요!
밖으로 나가셨을 수도 있고... ...
외출은 아닐까요?
요타:(턱끝 매만진다.) 그럼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을 거야.
어제 사장님 방에 들어가본 적 있어?
노아 양:아, 퇴근하고 공책을 전달드리려고요.
그 땐 주무시고 계셨어요.
...마지막 목격자다?
...
....................................................
................................................................
(한 걸음 물러선다.)
제가 무슨 수로...
노아 양:여기 안에선 사장님이 가장 강하신...어라,
시계도 놓고 가셨어요...
짐작가는 건?
... ...산책?
요타:(사장님 방바닥에서 주운 콧수염 붙이고 있다.)
창문이 잠겨 있잖아.
신입. 추리가 안 될 때 하는 버릇같은 거 없어?
삭발 반칙.
노아 양:세상에 검은 머리가 얼마나 많은데요! 어제 왔던 손님도 검은... ...
헉, 그 사람인가...?
아니, 그랬다면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있어야...
...
사장님 욕이라도 하면 나오시려나?
... ...
...
...
안 나오잖아!!!!!!!!
신입도 해봐.
노아 양:... ... ... ... ... ...
나가서 사장님을 찾아볼까요?
요타:...어이. 어디서 밑장 빼기야. (턱 어깨 잡는다.)
왜 못해?! 막말로 여기 없으시면 듣지도 못 하는데.
그리고 없으면 없는대로 그건 뒷담이라...
무단횡단 한 적은?
요타:...........(갑자기 짧은 반성.)
아니. 근데 이거 정말...
(방 안을 빙글빙글 돈다.)
전에도 이렇게 사라진 적 있으세요?
노아 양:... (방 안을 찬찬히 둘러본다. 뭔가 숨을만한 곳이...)
어딘가 숨을 만한 곳이 없을까 둘러보던 순간,
(노아 팔뚝 붙잡고 펄쩍 뛴다.)
방 안을 둘러보던 노아의 시선에 문득 무언가 걸립니다.
(슬쩍 천을 들춰본다)
(설마?)
라티나 그레이:대체 찾는 데 얼마나 걸리는 겁니까.
거울 안에 사장님이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라티나 그레이:(팔짱끼고 세상 귀찮은 표정으로 서 있다.)
갇혔습니다.
불만 있습니까?
아니, 어떻...어떻게!?
라티나 그레이:갇혔다는 사실보다 그 원리에 대해 더욱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노아 양:...그, 그게. 아니. 물론 걱정했는데요.
어떻게 들어간 건지 알아야 사장님을 빨리 빼낼 수 있는...
라티나 그레이:(알록달록한 손톱 끝 내려다보고 있다.)
아니, 어떻게 그 안으로 들어갔는지도 의문인데 꺼내 달라고 해도 묘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거울 속의 풍경은 라티나의 방 풍경과 비슷하긴 하지만 약간씩 다르게 보입니다.
노아 양:그렇게 태연하게 말할 정도의 일인건가요...?
라티나 그레이:........................
(팔짱 끼고 거울에 이마 콱 들이댄다.)
안에 있는 가구라던가 벽지는 다른데, 공간의 크기와 문의 위치는 같습니다.
노아 양:... ...사장님이 있는 곳도...음...
공간인가요?
그러니까...거울 속의 다른 공간? (슬쩍 거울에 손을 대 본다)
거울에 손을 대자, 무언가 막혀 있는 듯 만져집니다.
노아 양:(들어갈 순 없네...) 어...일단,
거울 안에 계셔서 다행이에요. 이게 다행인가!?
라티나 그레이:........................................................
...
뭘 어떻게 해야하죠? (급하게 책장 쪽으로 가 본다)
이 중에 참고할 만한 게 있을까요!?
책장 쪽으로 가서 이것저것 뒤져보기 시작합니다.
라티나 그레이:(거울 안에서 맘대로 이동할 수 없는지 심기가 불편한 기색)
...거긴 없을 겁니다.
그 치만 있었어도. 쯧.
라티나 그레이:있습니다. 귀찮게 굴고 빙그레 웃기만 하는.
노아 양:...아, 혹시 머리를 포마드로 넘긴...
뭡니까?
어떻게 알아요?
노아 양:사장님 협탁에 올려놨던 공책이 그 분이 준 거에요!
전해달라고 했는데, 사장님이 주무셔서... (협탁을 본다. 아직 공책은 그대로 있나?)
라티나 그레이:...능글맞은 자식...(누군가를 떠올리며 중얼거린다.)
노트는 대부분의 페이지가 비어 있거나, 알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지만...
마지막 장에는 노아가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보입니다.
노아 양:어...음...어...아, 이건 읽을 수 있겠어요.
(그 부분만이라도 읽어본다)
마지막으로 의식을 치른다. 끝에는 뭐라고 쓰여있는지 잘...
(그 페이지를 라티나에게도 펼쳐서 보여준다)
... ...
노아 양:같은 시간에 있어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
노아가 읽을 수 없는 글자는 아무래도 이 시간대의 언어인 듯 한데...
글자를 읽은 라티나와 요타가 잠시 말이 없습니다.
라티나 그레이:(팔짱 끼고 눈 느슨하게 든다.)
됐습니다. 나오는 게 문제니까.
(등 뒤를 턱짓한다.)
노아 양:아, 안 알려주시는건가요... (턱짓한 곳을 본다)
라티나 그레이:이래서 마도구는 안정성 테스트를 한 뒤에 들여와야 하는데. (짧게 혀를 찬다.)
노아 양:2022년 11월 11일? 아, 금시계로...
일단, 이 시간대로 오십시오.
노아 양:그럼 금시계를 몇 번이나 눌러야 하죠?
오늘이... (요타를 본다)
(아까부터 말이 없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다.)
스무 번에, 아래 있는 작은 버튼 두 번 두르면 될 거야. (어쩐지 아주아주 피곤한 얼굴)
...그새 피곤해보이시네요...
요타:... ...아니. 도저히 하고 싶지 않은 싫은 걸 상상해 버려서.
...다녀올 수 있지?
저만요!?
갔다 와.
노아 양:뭐...뭐라고 쓰여 있었는데요...?
(금시계를 꼭 쥔다)
라티나 그레이:뭐 합니까? 빨리 아무나 오지 않고.
(어딘가의 인면과 표정)
파이팅.
(금시계를 스무 번...그리고 작은 버튼을 두 번 누른다)
정확히 시간을 옮기자, 2022년의 11월 11일 오후 6시 36분에 도착합니다.
라티나는 거울 속에 그대로 있고, 노아가 있던 방은 거울 속의 풍경과 똑같아집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변을 둘러본다) 진짜 집이네요!?
가게가 있던 자리가 집이었어요!?
(동그랗게 묶은 머리 끝을 만지작거린다.)
신기합니까?
저는 숲이나 산...같은 곳인줄로만...
(거울 안에서 손가락으로 노아의 등 뒤를 가리킨다.)
...?
거울 안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넓어진 시야에 커다란 침대가 보입니다.
이불 언덕의 가장자리에 삐쭉, 붉은 머리칼이 나와 있고요.
그... (목소리를 낮추며) 도로시...?
...잠깐.
이름을 알려준 적이 있었던가요?
노아 양:... ... ... ... (뜨끔)
...네.
사장님이...잠꼬대로...
라티나 그레이:... ...제 잠꼬대는 언제 들은 겁니까?
어제...
밤에...찾아갔는데...? 주무시고 계시더라고요...
그...이 노트. (손님이 주고 간 노트를 들어보인다)
라티나 그레이:(이야기를 들을수록 험악해지는 기색)
아.
뭐, 한 번 때리는 정도로 정상참작 해 주죠.
...
(침대에 누운 조그마한 언덕을 물끄럼 본다.)
(한 대 맞아서 죽을 가능성을 생각하다가...)
안...깨우는 게 좋겠죠?
라티나 그레이:깨우려고 해도 안 일어날 겁니다. 깊게 자는 아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보는 시선이...?
그리고 굳이 이런 번거로운 일까지 하시면서 안전한 곳에서 키우고 계신 거잖아요.
(긍정도 부정도 않은 채로 두 눈을 깜빡인다.)
그 아이가 원했으니까요.
그 뿐입니다.
노아 양:(숨 참고 있다가...흐어...하고 내쉰다)
노아 양:그럼 도로시도 사장님을 정말 좋아하나봐요.
멋진 가족이네요.
그럼 뭐 합니까.
똑같이 돌려주지도 못 하는데.
사랑은 측정할 수 없는 거니까, 사장님이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닐까요.
(거울 주먹으로 퍽 친다.)
아까부터 논리적이라 건방집니다.
라티나 그레이:'잘 해준다' 상태이긴 하겠죠.
'잘 해준다' 이상이 '사랑한다' 인가요...?
라티나 그레이:이젠 무서워하지도 않으니. (노려보다가 눈 깜빡인다.)
사랑한다?
부진한 학생 보는 표정.
우등생이십니다.
그저...
시간선을 오래도록 오가며 중첩된 순간들만큼, 의미를 잃어버린 단어가 존재하는 겁니다.
덧붙여... 금시계와 무언가를 교환한 것도 있고요.
...말할 수 없나요!? 마녀의 저주라서!?
라티나 그레이:(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가락을 들어 제 가슴 언저리를 눌러 보인다.)
심장이요.
심장을.
라티나 그레이: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그 쪽에서 원하는 것을 내어준 것 뿐입니다.
노아 양:...하지만 심장은 너무... (그제서야 라티나의 어색하고 서먹한 반응들을 이해한다)
앗, 그래도 어느 정도는 머리로 이해하시잖아요.
잘 해준다 같은 것들이요.
라티나 그레이:너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혈액을 돌게 할 마도구는 널려 있는데요.
...
(머릿속 노트를 꺼내보는 듯 시선을 위로 올렸다가, 바로 본다.)
송곳니 방망이로 때리지 않고...
어째 그새 뭔가 달라진 듯한...
내가 좋아하는 걸 해 주고 싶다거나.
아닙니까?
네, 맞아요. (눈 동그랗게 뜨고)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역시 수업이 효과가 있나봐요. 차근차근.
라티나 그레이:(흥. 그렇게 말하듯 내려온 옆머리를 손으로 넘긴다.)
뭐, 약으로 경험한 '사랑'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날 차 버리려는 건지 이를 갈았지만, 차근차근 목줄을 걸어야지 하는 느낌으로.
그런 사랑은 조금 이상한 것 같아요!?
라티나 그레이:그럼 어디 한 번 보여주시던가요.
이상하지 않은 사랑은 뭡니까?
노아 양:어... ...
잘 해준다랑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좀 더 개인적이고 특정할 수 없는 성질의... ...음...
새끼 피닉스의 영혼 한 박스를 부숴도 살려두는 것?
정말 감사합니다.
(손님 목록의 취소선을 떠올린다)
라티나 그레이:몸으로 갚게 할 것이니 감사는 됐습니다.
노력할게요.
새끼 피닉스의 영혼 한 개...
...
라티나 그레이:를 운반해온 마차 바퀴 청소 약품 반 통 정도.
...에.
노아 양:................................
...............
노아 양:제가 새끼 피닉스를 직접 수거해 와야....
그럼 어...어떻게...방염 물약 같은 거라도...
라티나 그레이:요즘은 방염 도마뱀 물량이 떨어져서요.
...
그렇지. 다음에 도마뱀 좀 구해오십쇼.
...살려주시나요...?
그 때 가서 효율적이면.
노아 양:(풀 죽어서 노트를 펼치고...) 같은 시간대 까지는 온 것 같고...
이제 주문을 외우면 되나봐요...
뭐라고 적혀있죠?
라티나 그레이:(바로 대답하지 않고 빤히 본다.)
그 전에 궁금한 게 있습니다.
라티나 그레이:그 쪽은 제게 '잘 해 주고' 있는 겁니까?
사장님의 비위가 상하시지 않는 선에서...
노아 양:사장님이 주먹을 날리지 않을 정도로요.
(입을 반쯤 벌리고 시선을 아래로 반 바퀴 굴린다.)
상황을 감안하죠.
노트, 펼쳐 보십시오.
노아 양:넵. (노트를 펼쳐서 거울 쪽으로 보여준다0
노아 양:(노트를 확인하고...그제서야 요타와 라티나의 반응을 이해한다) 아하... ... ... ... ...?
노아 양:에? 아니, 싫다는 게 아니라. 방법이.
의, 의외의 방법이 적혀있어서.
저는... ... ...
손이라도 잘라서 바쳐야 하는 줄...
환복 당시의 텐션과 유사하군요.
노아 양:............아니...그, 그거는...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장님을 계속 거울 속에 둘...수도 없는 일이고요. (눈썹을 비대칭으로 비틀며 공책을 내려다보다가...)
처음 보는 눈썹 각도.
...
설마하니 처음입니까?
그건 아니지만... ...하나만 약속 해주세요...
라티나 그레이:...(눈썹 한 쪽 들어올린다.)
대체 입맞춤을 뭘 어떻게 하려는 겁니까?
(합 입 다문다)
(너무 큰 소리로 말했어...)
라티나 그레이:... ...왜 목소리가 커집니까?
때리지 말고요?
노아 양:...죽이지도 말고요. (거울 한 쪽에 손을 가져다댄다)
라티나 그레이:(그 맞은편에 제 손을 가져다 댄다.)
제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입맞춤 전에 그런 말을 하는 사내가 어디 있습니까?
노아 양:...................................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아요...
노아 양:그렇...그렇겠죠... (남은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다가 익은 이마를 손등으로 겨우겨우 식히는 중)
... ...
(익어가는 이마를 물끄럼 보다가)
빨갛습니다.
본 중에 제일.
노아 양:...모...못 본 셈 쳐주세요...
노아 양:아니...어? 아니...네. 그게 나을 것 같아요.
(깊게 속눈썹을 내려 두 눈을 감은 채로, 거울 안에서 얼굴을 내민다.)
(그러다 눈을 반짝 뜬다.)
... ... ... ...
노아 양:그래도 감는 거랑 안 감는 건 차이가...
(논문 읽는 톤으로)
노아 양:....................................
노아 양:그...그거 어디에 필기하지 마세요.
선배가 창문으로 뛰어내리실거에요.
노아 양:... (선배...왜 안오겠다고 했는지 이제 알았어요...)
라티나 그레이:(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한 채로 느슨하게 눈을 뜬다.)
노아 양:(시선을 한참 내리깔고 있다가, 결국 눈 한 번 못 마주치고 꾹 감은 상태로 거울면에 입술을 댄다)
라티나 그레이:(회색 속눈썹 아래로 느슨히 빛나던 푸른 눈동자가 곧 완전히 감긴다. 시선 한 번 마주치지 못하고 꾹 감은 눈을 한 거울 밖의 사내에게 입술을 댄다.)
거울을 사이에 둔 채로 미약한 온기를 느낍니다.
두 사람은 어느새 라티나의 방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어째, 이제는 이게 올바른 시간선처럼 느껴질 지도요.
노아 양:(문득 미약한 온기였던 것이 인간의 살결처럼 느껴지면 황급히 고개를 물리며 당황이 섞인 미소를 올린다) 아, 어. 잘 나오셨네요.
라티나 그레이:(찰나 느낀 감각을 놓치지 않았다. 황급히 물러난 얼굴을 들여다 본다.)
[부끄러움] 현재 진행 중입니까?
노아 양:... ... ...그... ...네... ... ... (식은땀이 좀 배어나온 이마를 소매로 누르며 눈을 굴린다)
(턱끝 잡고 자기 쪽 보도록 한다.)
노아 양:(미묘하게 경직된 미소로 보는 중...) 네, 네?
노아 양:아, 어, 아. (가라앉았나 싶었던 열이 다시 머리로 확 몰렸다가) 다, 다, 닦을게요.
제가 좋아하는 립스틱이니까.
(턱끝 놓아주고 따각따각 문 앞으로 걸어간다.)
라티나 그레이: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 주는 거라면서요?
노아 양:... ... (그런가? 그런건가? 하고 머릿속에서 굴리다가) 어...네에...
라티나 그레이:(고개를 짧게 까딱이곤 먼저 방을 나선다. 그러다, 몇 걸음을 뒤로 물려 고개를 내민다.)
때리거나 죽이지 말라길래 대체 무슨 입맞춤을 하나 했더니.
노아 양:................호, 호, 혹시 몰라서 말씀드린거에요!
라티나 그레이:...(이것 봐라? 하듯 고개를 기울인다.)
혹시 뭘 몰라서?
노아 양:...반사적으로 주먹이 나갈 수도 있으니까?
네......... (결국 자기 손에 푹 얼굴 묻는다)
눈부터 마주칠 수 있게 되면.
그 때 때리든 죽이든 결정하는 걸로요.
음. 그렇지.
차근차근?
노아 양:에. (뭔가 아니지 않나? 뭔가 이상하지 않나? 생각하다가 얼빠진 대답 한다) 노...노력...할게요...
노력 1단계.
[얼굴 식히기] 끝나면 내려오십쇼.
(곧 계단을 내려가는 걸음이 들린다.)
노아 양:(한참...방에서 손부채질로 얼굴 식히는 중)
어쨌든 이것저것 해결이 된 것 같기는 한데!?
대체 언제 완전히 돌아갈 수 있는 건지 몰라도...
그러니 얼굴에 남은 미열을 정리하고, 달려나갈 준비를 해야죠!
END 1. 어느 마녀와 인류 최후의 알바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