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1분 중 20분
2022
시즌 4개, 그리고 영화
시즌 1: 1화 “연상녀에게 혼쭐나는 어이없는 삶”
출연: 어의, 최일, 이조판서
장르: 실험극
프로그램 특징: 어이없음
장르: 실험극
프로그램 특징: 어이없음
CoC 시나리오
<달의 비명>
KPC : 나한 야다브
PC : 윤이영
CoC 시나리오
<달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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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막한 아침입니다.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가 제일 먼저 당신을 반깁니다.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이곳은 산소의 외진 커다란 저택.
당신이 사는 곳입니다.
최근, 중앙에서 요청하는 업무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절할 수는 없죠.
다음에는 또 무슨 일을 시킬지...
똑똑,
적막을 깨는 노크 소리와 함께 사용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사용인:남작님. 오늘 신문이 도착했어요.
사용인은 신문과 차를 들고 들어와, 티 테이블에 따뜻한 차를 따르고 옆에는 신문을 둔 뒤에 조심스럽게 물러납니다.
오늘 신문의 1면은 '늑대 인간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 ’늑대 인간 사건’. 오랜 수사 끝에 마침내 범인 검거 후 총으로 사살. 이후 시체는 경찰 측에서 조사 후 처분 되었다고 한다. 』
대도시에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이라고 전해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범인의 모습이 흡사 늑대와도 같아, 이런 별칭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지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용인들이 떠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목격자가 말하기로는, 그 살인마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으며
밤이 되면 눈동자가 옅게 빛이 난다던가요.
진짜 늑대인간일지도 몰라! 라면서 호들갑을 떨던데...그런 것이 실제로 있을리가요.
(짐승이면 잡으면 되고, 사람이라면 더더욱 잡아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범인이라고 적은 걸 보면 사람이었나.)
(해결되었으면 된 일이지.)
그러게 말이에요. 어쩌면 목격자는 그저 공포에 빠져 망상을 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방 문에서 한 번 더 노크소리가 들립니다.
어째서일까요? 이번 노크는 조금 불길하네요.
(찻잔을 내려놓는다.)
사용인:(조심스레 문을 열곤 조금 곤란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저어... ...
손님이 오셨어요. 윌리엄 백작님께서...
사용인:막무가내로 들어오셔서는, 응접실에 앉아계시는데...주인님을 불러달라고 하셔서요.
사용인:그럴게요.
사용인은 다시 인사를 하더니 방을 나섭니다.
오늘은 또 무슨 부탁을 할런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기별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레 말이에요.
이영이 응접실로 향하면, 윌리엄 백작이 소파에 앉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을 보자, 굉장히 반가운 것처럼 인사를 하는군요.
윌리엄 백작:오, 오랜만에 보니 참 좋군. 남작. 안 그런가?
연락도 없이 찾아온 것은 미안하네만, 아주 급한 일이 있어서 말이야.
윌리엄 백작:언제 봐도 싸늘하군. 그래도 이번 일만 끝나면 한 동안은 잠잠해질걸세.
당장 본론을 말하자면,
늑대인간을 맡아주게.
제가 지금 잘못 들은건가요?
윌리엄 백작:잘못 듣기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혹시 오늘 조간 신문을 봤나? 늑대인간 사건의 범인. 그 자인데...
윌리엄 백작:공식적으로만! (쉿, 하듯이 제 입가에 손을 올리더니) 그 괴물은 처분하기 참 아까워.
윌리엄 백작:괴물이 가진 힘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국가에 더할 나위 없는 전력이 될거라고 판단했다네.
하지만 대도시에는 마땅히 그것을 숨겨 관리할 곳이 없더군.
그래서 자넬 찾은거야.
윌리엄 백작:으음. 며칠이라고 확답은 줄 수 없네만...하여간 길지는 않을걸세. 연구를 위한 준비가 모두 갖춰지면, 중앙 사람들이 그 괴물을 데리러 올 거야.
다들 서두르고 있으니 일주일...혹은 열흘 정도.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얼버무린다)
윌리엄 백작:좋아. 아마...지금쯤 도착했겠군. 자, 자네에게 그것을 소개시켜주지.
백작은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하여튼, 힘들고 위험한 일을 떠넘기겠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이 저택은 깊은 산 속에 있기에 다른 이들에게 괴물을 들킬 일도 없지만...
동시에 괴물로 인한 사고가 나더라도 은닉이 쉬운 곳이죠.
현관 밖으로 나서면, 짐마차가 뒤에 무언가를 싣고 멈춰선 것이 보입니다.
숙련된 기사가 몇 명이나 마차 주변을 지키고 있네요.
윌리엄 백작:마음의 준비를 하게나. (마차 주변의 기사들을 보더니 고개를 까닥인다)
기사들이 짐마차 속의 철창을 열고, 긴장된 표정으로 마차에 실린 것을 꺼내옵니다.
쇠사슬이 절그럭거리는 소리.
'괴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입에는 사냥개들이나 찰 법한 입마개가 채워져 있고, 날카로운 손발톱을 쓸 수 없도록 쇠 족쇄를 채워놓았군요.
하지만...
겉보기에는 인간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푸른 머리 위로 늑대와도 같은 귀가 솟아있다는 것만 제외하면요.
분명히 야생의 '무엇'이기는 합니다만...어째서 목격자들이 일제히 '늑대인간'이라고 불렀는지 알 것 같군요.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것의 보랏빛 눈이 당신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마치 위협이라도 하는 것처럼요.
새로운 사냥감을 포착한 금수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윌리엄 백작:... ...큼, 그럼...잘 부탁함세. 나는 중앙에서 최대한 빨리 준비를 마칠테니.
자네라면 문제 없을거라 믿어.
백작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는, 마치 도망치듯 서둘러 마차에 올라탑니다.
호위 기사:(눈치를 보다가, 말을 꺼낸다) 혹시... ...이것을 지하실에 두어도 괜찮을까요? 백작님께서 꼭 구금한 것을 확인하고 오라 말씀하셔서.
호위 기사들은 긴장한 얼굴로 이영을 따라갑니다.
신원 불명의 살인귀를 저택으로 들이다니. 이건 상당히 드문 일이네요.
그들 입장에서, 이영은 이용하기 편한 인간일테니까요.
기사들은 지하실에 그것을 단단히 족쇄로 구속합니다.
호위 기사:...족쇄는 특별히 제작 한 것이라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 괴물을 대면할 때는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남작 나리.
그러고는 족쇄의 열쇠를 건네네요.
기사들은 일제히 이영에게 인사를 해 보이곤, 줄지어 지하실을 나섭니다.
듣기를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사들이 나서며 소곤거리는 소리가 지하실 벽을 타고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얌전히 있는 거야?"
"이제 안된다는 걸 안 거지. 우리야 안전하게 돌아가 수 있게 됐잖아."
"혹시 모르잖아. 또 다른 꿍꿍이속이 있을지... ...빨리 돌아가자고. 난 불길한 괴물한테서는 최대한 멀리 도망치고 싶으니까."
...
기사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나면, 지하실 안은 적막해집니다.
마치 무거운 공기가 공간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네요.
...너, 꽤 말썽쟁이인 모양이구나.
평이 나쁘네.
멀쩡하게 말을 할 줄 아네요.
외진 곳에 사는군요. 제가 여기서 날뛰면 이영이 아주 곤란해지겠어요.
그냥 협상...부탁을 하려는거죠.
자주 와 주세요.
아니면, 뭐... 열쇠를 들고, 자주 오라는 말이라던가?
저를 풀어주실 겁니까?
널 풀어주면 내가 어떻게 되겠어? 동정심에 풍비박산나고 싶어서 버틴게 아니거든.
그리고...겁 안내셔도 돼요. 당신을 해칠 생각은... (잠시 생각하듯이 입을 다물었다가) ...없으니까?
(숨을 길게 뱉으며, 손으로 제 옆구리를 짚고 선다.) 우리에 자물쇠만 걸고 지키면 되나 했더니.... 그냥 손님같은 꼴이네. 차라도 내오라고 할까? ... 홍차? 커피?
그는 손이며 발이 구속되어 있는데도, 불편한 기색이 하나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구속구 없이 서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네요.
그리고 어쩐지...주변이 점점 서늘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사용인:저어, 주인님. (지하실 문 앞에 서서 이영을 부른다)
사용인:전보가 왔습니다. 윌리엄 백작님이 보내셨어요.
얌전히 있을테니까.
이영은 지하실을 나섭니다. 이영을 보는 사용인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걱정이 가득하네요.
지하실을 나오면, 서늘한 것 같았던 공기도 단숨에 데워집니다.
어쩌면, 이영이 상상하던 괴물보다도 더 위험한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용인이 이영에게 전보 내용을 적은 종이를 전달합니다.
(전보를 구겨쥐고 신경질적으로 앞머리를 넘긴다.)
가지가지한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내용입니다.
아침에 윌리엄 백작이 다녀가고, 지금은 낮 12시를 막 넘기고 있는 시간이군요.
피를 뽑다가 반대로 이영이 위험해 질 수도 있겠어요.
지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극단적인 상황을 마주하면 영민해지는 것이 사람의 본능.
만약 저 자가 정말로 늑대인간이라면, 그에 관련한 사료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모든 역사에 늑대인간이 저 한 명 뿐이지는 않을테니까ㅏ요.
(정 아니면 늑대에 대해서라도 알아보면 비슷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생각하며 서재로 향한다.)
이영은 서재로 향합니다.
늑대인간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아내면, 나한을 다룰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여태 저택에 살았던 이 가문의 사람들이 모아둔 책들은 양이 상당히 방대합니다.
살펴보려면 시간이 꽤나 걸리겠어요.
자료조사를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영이 책장을 뒤지다보면...
유난히 관리가 되지 않은 책장을 발견합니다.
여기에 꽂힌 책은 한 번도 꺼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책등을 보면, 대부분이 전설이나 미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선조는 쓸모가 있을지도?
늑대...늑대인간...늑대의 생태...
그러다, 이영은 표지가 없는 책을 한 권 발견합니다.
이건 책이 아니라 노트 같은데?
아무래도 누군가가 쓴 일지 같은데...
내용을 훑어보면, 일기처럼 몇 가지 주제에 대한 수필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이영이 찾던 단어가 보이네요.
'늑대인간'
그러니까... (목격담?)
일지는 딱 여기에서 끝이 납니다.
어쩌면 이건 망상 일기일지도...
정보가 너무 적네요.
허탈한 마음에 책을 꺼낸 자리를 쳐다보면, 빼곡한 책장 중 이 일기가 꽂혀 있던 곳에만 빈틈이 조금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다른 책도 같이 놓여있던 걸까요.
(늑대인간이 틀림없었다.라는 걸 보면 아는 내용인 것 같은데. 관련한 책이 전혀 없는 건 넌센스아닐까. 분명 어딘가...)
그 때, 서고를 관리하는 사용인이 말을 건네옵니다.
사용인:혹시 찾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주인님?
사용인:아아...낡은 서고네요.
서재의 책들은 주인님들께서 폐기처분 하라고 직접 지시한 게 아니면 건드리지 않는데...
찾는 책이 없으신 거죠? 제가 정리하면서 찾아보겠습니다.
혹시 어떤 책인지...?
사용인:늑대인간... ... (눈썹을 비틀더니) 알겠습니다.
꽤 오래 된 것 같습니다. 빈 공간에도 먼지가 쌓인 걸 보니 말이에요.
(그 자리에 노트를 다시 끼워둔다.)
이영은 다시 노트를 끼워둡니다.
서고에서 대체 시간을 얼마나 보낸건지...중천에 떠 있던 해가 조금씩 기우는 것 같네요.
(이런 건 전문인력을 보내라고, 영감..)
짐승을 전문적으로 조련하는 조련사가 훨씬 쓸모있을텐데 말이에요. 게다가 지하실은 위생적이지도 않은데...
무작정 해 보는 수 밖엔 없겠네요.
수건과 대야, 붕대, 단도.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단순히 피가 필요한 거라면 말이에요.
지하실로 내려가면, 벽에 기댄 채 여유롭게 앉아있는 나한이 보입니다.
귀가 쫑긋 서는 게 어쩐지 개 같기도 하고.
채혈을 하라던데, 난 그런 건 할 줄 몰라서.
대야를 받쳐놓은 것이 무색하게, 손목을 벤 자리에서는 피가 한 방울 툭 떨어지고 맙니다.
...손목을 벤 자리는...이미 새 살이 돋아나고 있네요.
...
이것도 그 사람들이 시킨 거죠? 그럼 제대로 하셔야 겠네요.
이영이 손에 힘을 주면, 살을 찢는 감각이 손까지 전해져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제서야 붉은 혈액이 대야로 쏟아집니다.
악마로 몰려서 몰매를 맞고 죽기 직전에 도망쳤죠.
물론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저도 사람하고 얘길 하는 건 오랜만이라.
이렇게 손 뻗으면 닿을 거리... (네게 손을 내밀려다가, 사슬이 팽팽해짐과 동시에 멈춘다.) 제대로 닿지는 않네요. 믿는 구석이 있어서 가만히 있는건가.
당신이 와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어느새 나한의 손목은 점점 붙어가고 있습니다. 피도 이미 멎었고요.
중앙에서 탐낼만한 인재임에는 틀림이 없군요.
(시선을 옮겨 눈을 맞춘다.)
어두운 지하실 내부에서는, 목격자의 말대로 보랏빛 눈이 희미하게 빛나는 것 같습니다.
(지하실을 돌아 나온다. ....의뭉스러운 놈.)
이 저택에 늑대인간을 들인 지 몇 시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를 쉽게 믿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확신은 드는군요.
이영이 홀로 나오자, 사용인들이 주방 한 구석에 모여 있는 것이 시야에 스칩니다.
(... 슬쩍 들어본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입단속을 시켜야할지, 어디 들어보자..)
슬쩍...
목을 자를 (중의적) 놈이 있는지...
" ...이걸 어떻게 해요?"
"...전 뱀 밥도 겨우 주는데... ..."
... ...
나한에 관련된 이야기인 것 같기는 한데, 어쩐지 수군거리는 것이 아니라 곤란해 하는 것 같네요.
그러다, 사용인 하나와 눈이 딱 마주칩니다.
...
무슨 일이지?
사용인:주인님... ...!
혹시... ... (심각하게 어두운 안색으로) ...그 괴물...물지는 않나요?
사용인:저희도 백작님께 전달받은 내용이 있는데...
그 괴물의 상태는 항상 최상으로 유지해놓고, 절대 굶기면 안된다고 하셔서...
고깃...덩이 같은 걸 보내주셨는데...아무도 지하실에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사용인:네, 아무도... ...그래서 어떻게 할 지 모여서 의논 중이었어요.
자기 몫 할 놈이 하나도 없다는게 놀라워.
사용인:... ... (그 말에 면목이 없다는 듯 눈을 내리깔고 입을 다물었다가)
주인님께서는 그 괴물을 겁내지 않으시는 것 같아서...
거치적거리지 말고.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털어 쫓듯 흔든다.)
사용인:...네! (반성은 하지만, 하여튼 한 시름 덜었다는 표정으로 꾸벅 인사를 하곤 물러난다)
사용인이 다른 이들에게 말을 전하고, 순식간에 흩어진 자리에는 자루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게 '식사'인가보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담이 좋은 사용인들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루는 꽤나 묵직합니다.
이영은 다시 지하실로 내려갑니다.
나한은 말했던 그대로 '얌전히' 있기는 하지만...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어쩐지 안색이 나빠보이네요.
조금 지쳐보이는 듯한 표정입니다.
피 흘려서 그런가. (자루를 툭 내려놓는다.) 밥 먹어.
네가 무서워서 아무도 못오겠다더라.
그렇군요...그렇겠죠.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거는 건 이영 뿐일겁니다.
(자루를 쳐다보고, 다시 이영에게로 눈을 돌린다) 입마개를 풀어주셔야겠네요.
부탁을 하나만 더 해도 될까요?
보다시피, 사지가 묶여서 제대로 뭘 들지도 못하니까요.
(자루를 끌어와 입구를 벌렸다.)
자루 안에는 고깃덩이들이 몇 조각 들어있습니다.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신선한 생고기네요.
차갑고 말캉합니다. 생고기니까 당연하겠지만...
역시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들긴 하네요.
이영이 고기를 내밀자, 나한은 고개를 숙여 단숨에 그것을 입에 넣습니다.
질겅질겅, 씹히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울리네요.
손을 붙잡은 힘이 억지나 거센지, 팔을 당겨도 손은 꿈쩍도 않습니다.
피부를 타고서 호흡이, 혀의 감촉이 느껴지다가...별안간 이를 세워 손바닥을 긁어내립니다. 약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을 물린 그 순간, 눈이 마주칩니다. 또 다시 눈이 옅게 빛난 것도 같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광기가 담긴 눈길이 조금은 소름이 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잠시 네 손바닥에 맺힌 핏방울을 바라보다가) 많이 아픈가요?
어쩌면 교정이 되지 않는 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월등한 힘을 가진 자들이란, 제 멋대로 행동하기 마련이니까요.
(... 모르겠군.)
단순한 변덕이나 호의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행동은 위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군요.
중앙의 사람들이 하루빨리 그를 구금할 시설을 만들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잠깐만 지나면 내 손 밖의 일이 된다. 버티면 되는 일이지.)
이영은 나한에게 다시 입마개를 채워둡니다.
이대로 기다리다보면,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흘러 손을 빠져나가게 되겠지요.
이제 보고서를 쓰고, 시간에 맞춰 도착할 사용인에게 전달하면 오늘의 일은 끝이 나겠군요.
(자루는 지하실 앞에 대충 던져놓고, 방으로 돌아가 종이와 펜을 꺼냈다.)
(보고서라니. ...귀찮은 걸 시켜, 정말이지.)
저 자를 연구한다고 한들 뭐가 나올까 싶지만,
이영은 성실하게 펜을 들었습니다.
보고서에는 뭐라고 적는 게 좋을까요?
(나한. 상처가 빨리 아문다. 이빨이 날카롭다. 눈이 빛나는 것 같았다. 힘이 세다. )
(펜으로 종이를 톡톡 두드려 점을 키우다 내려놓았다. 딱히 더 쓸 것도 없네.)
이영은 오늘 알아낸 정보들을 보고서에 쭉 써내려갑니다. 그래도 하루에 얻어낸 것 치고는 꽤 많군요.
이 정도라면 백작도 만족하겠죠. 그는 제대로 말도 않고 도망친 작자에 불과하니까요.
마침 보고서를 마무리 지었을 때, 백작의 사용인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어옵니다.
사용인은 별 다른 말 없이 혈액과 보고서를 받아 금세 저택을 떠났고, 하루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루 새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그런건지, 괜히 손바닥도 더 아린 것 같네요.
상처는 깊지 않지만, 하필 손바닥이라 한동안 신경이 쓰이겠어요.
.
.
.
.
어두운 밤, 이영은 아주 천천히 눈을 뜹니다.
잠시 잠이 깬 걸까요.
꿈 속에 있는 것처럼 나른하고 피곤한 탓에 몸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다시 잠들기 위해 눈을 감으면, 서늘한 바람이 한 번 불고, 바람이 몸 위를 스치고 지나가나 싶더니...
목께가 잠시 따끔했다가 그대로 잠에 빠져듭니다.
...
.
.
.
다시 일어나면 밝은 아침입니다.
아직도 피로가 다 풀리지 않아 몸이 나른하네요.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은데... 목을 문지르며 일어난다.)
건강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깨 부근이 뻐근하네요. 잠을 잘못 잤나?
스트레칭을 하며 일어나면, 문득 거울에 모습이 비칩니다.
목과 어깨 사이에...멍이 든 것 마냥 붉은 자국이 생겨 있네요.
자면서 부딪히기라도 한 걸까요?
하지만 그럴만한 곳이 없을텐데...
뭐지?
(거울로 가까이 가 살펴본다.)
이상하네...
목께에 작게 붉은 자국이 나 있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 보다도 조금 작은 크기네요.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용인이 세숫물과 간단한 아침식사를 들고 들어옵니다.
사용인:좋은 아침입니다. 주인님. 아침 일찍부터 백작님으로부터 전보와 물건이 하나 도착해 있었어요.
(이영에게 전보와 약병을 건넨다)
(전보를 읽어본다.)
... 미쳤군.
사용인:이 약병은 우선 하나만 들고 왔지만...상자 째로 왔어요. 굳이 지하실에 두고 가겠다고 해서, 지하실 문 입구에 두었습니다.
(미친놈...)
굳이 이런 일까지 이영에게 시키다니.
나중에 연구 시설이 생기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해야하는 일 인거겠지... ... ... 딱 한 병만 들고 지하실로 내려간다.)
이영은 지하실로 향합니다.
사용인의 말대로, 지하실 문 앞에는 약병이 가득 담긴 상자가 놓여 있네요.
해 본 적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지만...
거부권은 없으니 말이에요.
(발로 상자를 밀어내고 내려간다.)
지하실에는 나한이 기대 앉아있습니다.
관찰력의 어려움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여전히 서늘한 느낌이 드는 지하실입니다. 별 다른 문제가 일어난 것 같지는 않네요.
냄새를 맡으니 아침인데...일찍부터 내려왔네요.
제가 어지간히 보고 싶으셨나봐요.
용건이 있어보이시는데요. (네 손을 바라본다)
백작이 또 다른 걸 요구했나 보네요.
너에 대해서... 궁금한게 많은 모양이지.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상관없어요. 이쪽으로 와서 필요한 만큼 하고 가세요.
(망설이지 말라는 듯, 순순히 입을 벌리고 기다린다)
나한의 입에 약을 흘려넣으면, 그는 별 거부감 없이 내용물을 전부 삼켜냅니다.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겉보기엔 이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표정 변화 하나 없는 것이...상당히 편안해 보이는걸요.
그러게 말이에요. 인간보다 훨씬 건강하다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난 화가 난 쪽에 가까우니까.
떨 이유는 없지.
여태까지는 절 죽이려드는 사람 밖에 없었는데. 백작은 꽤 욕심이 많은 사람 같네요.
백작에게는 나이트 하나, 폰 하나일 뿐일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영이 있잖아요.
...
(한쪽 입꼬리만 올리곤) 그러려면 이렇게 떠들고 있으면 안됐지.
여태까지는 저 말곤 믿을 사람이 없었는데...이영이라면 제가 의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그러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설마 약이 한 병만 있진 않을 것 같은데. (빈 병을 바라보곤) 일하셔야죠.
무르시네요.
그럼 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한참 지켜보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죽고싶은 모양이니 그렇게 해줄게.
박스 안에는...족히 스무 병은 될 것 같은 독약이 들어있습니다.
지능 판정을 통해, 독약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영이 이 독약을 보는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권력을 가진 귀족들이 시간을 다툴 때나,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지만 불구로 만들고 싶을 때...
흔히 '정쟁'용으로 사용하는 살상력은 적고, 지속력은 높은 독약입니다.
일반인이라면 한 병 째에 고열과 구토에 시달리며, 두 병이라면 의식을 잃게 되죠.
'죽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알고 싶다'는 의도가 명백히 느껴집니다.
(한 병 주머니에 넣고 상자채 들고 돌아간다.)
어쩌면 백작에게 쓸 날이 있을지도.
이영은 독약을 상자채로 들고 지하실로 들어섭니다.
나한은 이번에도 거부감 없이, 독약을 들이킵니다.
독약... (목 안쪽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자, 목소리를 몇 번 가다듬는다.) 마셔본 적 있어요?
엿먹일 놈 먹일 건데, 맛 없으면 덤이지.
당신은 모르겠지만...난 당신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때 당신을 봤어요.
...그래서 난, (거기까지 말하더니, 돌연 입을 다문다)
나한은 어느 새 사슬이 팽팽해지도록, 이영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느 때는 유순하게, 어느 때는 애처롭게도 보였던 얼굴에는...광기라고 밖엔 부를 수 없는 무언가가 덧씌워져 있군요.
절 맡으셨으니, 책임도 지셔야죠.
세 번째 병을 엽니다.
나한은 이제 익숙하다는 듯, 입을 벌린 채 고개를 들고 있네요.
독약이 천천히 목 안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문득, 이 정도의 괴물이 거주하고 있는 이 저택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직감이 머리를 치고 지나가네요.
목 부근에 잊고 있던 통증이 느껴집니다.
아름다워서... (가만히, 홀린 듯 네 얼굴을 쳐다보다가 제 눈가로 다가온 손을 낚아챈다.) 눈을 떼기가 힘들어요.
지금도... ...어떻게 그렇게, (어디서 나오는지도 모를 힘으로 네 팔을 죽 끌어당긴다.) 곧을 수 있는지.
... (벌어진 채 굳었던 입이 다물리고, 함께 닫혔던 눈이 다시금 트였다.) ...나를 원해?
다른 데에 당신을 뺏기면 어쩌나... ... (네 몸을 당겨 끌어안는다. 그러나 포옹과는 거리가 먼 서늘함이다.) ...만나고 싶었어요. 정말로...
(인간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움켜쥐었다고 착각하며 의기양양한 낮을 맞이하고 있을 윌리엄 백작이나, 묶인 사슬 아래 일말의 안전을 기대한 나나, 모두 이 자의 손바닥 위에 있었다면.)
(시계 초침보다 빨리 움직이는 동공은 머리가 굴러가고있음을 증명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그러니까... 없어, 없다고.아무런 답도 없이 커다란 문제 앞에 덩그러니...)
식사시간이...지났어요.
그 직후였습니다.
어깨 근처에서 살이 뚫리는 듯한 고통이 느껴진 것은...
짐승과도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피부를 파고드는 것이 생생하고도 아찔하게 느껴집니다.
3의 체력을 잃습니다ㅏ.
(눈을 번쩍 뜨고서는, 발버둥친다.) 나한!!!!
이거, 놔, 이 미친, 개자식아!
근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떨어지기 위해 힘을 쓰는 순간,
나한이 다시 한 번 당신의 몸을 당기고...
겨우겨우 그에게서 떨어졌을 때에는, 눈 앞이 아득해집니다.
피로 범벅이 된 입가.
저 자가 씹고 있는 것은... ...
산치체크.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치 2 상실.
나한은 황홀한 듯이 당신을 바라보다가, 제 손에 묻은 피를 핥기 시작합니다.
건강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급하게 손으로 어깨를 틀어쥐어보지만,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걸까요?
시야가 휘청입니다.
HP -1
나한은 자신이 한 짓을 느끼지도 못한 것처럼, 가만히 이영을 바라봅니다.
시야는 점점 흐려지고,
몸이 무거워집니다.
조금 더 단호하게 굴었어야 했는데.
확실히 겨눈 줄 알았던 화살이 되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어질거리는 고개를 힘겹게 들어보면
어려운 수준의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시야가 지나치게 어두웠다가, 지나치게 밝았다가...
이 앞에 선 괴물은 자신을 비웃고 있겠죠.
어리석은 인간을 내려다보면서...
이내, 이영은 정신을 잃고 맙니다.
.
.
.
...
몽롱한 기분이 듭니다. 불쾌한 통증이 저릿하게 느껴지고... ...
식은땀이 자꾸만 몸을 차갑게 식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몸은 움직여지지 않고,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
괴로운 감각 속에서, 서늘한 손갈이 당신의 얼굴에 닿는 것이 느껴집니다.
누군가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곧, 낮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더 자요, 이영.
알 것 같기도 한 목소리인데...
이영은, 사고가 더 돌아가기도 전에 깊게 잠에 빠져듭니다.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눈을 뜨면, 익숙한 자신의 방 침대입니다.
분명 지하실에 있는 미친 개에게 물어뜯겼고... ...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누군가가 이영을 여기까지 옮긴 걸까요?
건강을 판정합니다ㅏ.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어깨 부근이 홧홧하지만, 통증은 심하지 않습니다.
HP +!
1...
시선을 간신히 내려보면, 붕대가 감겨 있습니다.
다행히 치료를 받은 모양이군요.
(몸을 일으켜앉아본다.)
온 몸이 찌뿌둥하고, 사지가 움직이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곧 방 문이 열리고, 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오네요.
의사:... ...! 깨어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컨디션은 어떠십니까? 어지럽거나, 불편하신 점은?
의사:그 정도라면 다행입니다. 근육을 갑자기 써서 그럴거에요. 이틀 동안이나 잠들어 계셨거든요.
의사:예. 늑대에게 물렸다고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산짐승에게 물리면 감염의 우려가 있어서...
외상에 좋은 약초들이 다행히 구비되어 있더군요. 정말 위험할 뻔 했습니다.
아무래도 의사를 부른 사용인이 대강 둘러댄 모양이군요.
지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상하네요. 저택에 구비된 약은 응급약 뿐일텐데...
자연 약초 같은 것들은 구하기 어려울 뿐더러 시중에서는 매우 비싸게 팔려서, 이영의 저택에 '구비' 되어 있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의사:다행히 빠르게 완치되고 있지만...흉터가 남을 겁니다.
붕대는 한 시간 전에 갈아드렸으니, 매일 아침 저녁으로 소독을 하고 붕대를 갈아주세요.
의사:그럼, 남작님께서 깨어나셨으니 저는 이만 시내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가볍게 인사를 올리더니, 방을 빠져나간다)
그리곤 곧, 의사에게서 소식을 들었는지 사용인이 방으로 들어오네요.
사용인:...네, 그으...그 날 백작의 전령이 왔다 갔는데...
주인님께서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곤 도망치듯이 가셨어요.
그리고 주인님께서 깨어나면 꼭 전해드리라고, 백작님으로부터 전보가 와 있습니다. (전보 내용을 받아적은 종이를 내민다)
대책없는 인간...
같으니...(종이를 구겨쥔다.)
이 곳에 직접 오기엔, 이영을 쓰러지게 만든 괴물이 무서웠던 거겠죠.
겁쟁이들.
사용인:그거, 라면...?
아, 지하실의...?
사용인:주인님께서 쓰러지신 뒤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어요. 식사는 계속 도착하긴 했는데, 입맛이 없다면서.
사용인:앗, 그리고 이거. (표지가 없는 책을 내민다) 전에 서고에서 찾으시던 게 이 책인 것 같아서 가지고 왔어요.
표지가 없는 책은 저택을 다 뒤져도 이거 하나 뿐이라서.
사용인:네, 그 외엔 특별한 사항은 없습니다. 깨어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주인님.
사용인: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식사인데, 그 동안 계속 누워계셨으니 뭐라도 드셔야 할 것 같아서. (침대 옆 협탁에 간단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가 차려진 접시를 두곤 방에서 물러난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생각보다 쉽게 죽지 않는다더니...
그 말이 딱 맞네요.
이영은 옷을 새로 갈아입습니다. 확실히 누웠다 일어나서인지 조금 늘어지긴 하지만...
새 옷을 입으니 좀 낫군요.
이영은 사용인에게서 받은 책을 읽지 않고 먼저 내려가볼까요?
(책을 읽어본다!)
(... 보름달?)
이 뒤로는, 계속 도와달라는 절박한 말 밖엔 없습니다.
나사가 풀린 사람마냥...미쳐버린 걸까요?
책을 계속 넘기다 보면, '늑대와 7마리의 아기염소'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늑대가 엄마인 마냥, 아기 염소를 속여 잡아먹었다는 내용인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거지?
관찰력, 혹은 자료조사를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찌익,
이영이 페이지를 또 넘기려는 순간
붙어있던 페이지가 널렁거리며 떨어집니다.
...
숨겨진 내용을 읽고 나면, 지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헛웃음이 샌다.)
어쩐지...이 이야기, 나한과도 비슷하네요.
마냥 타인의 이야기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 다음에는 딱히 읽을만한 내용은 없네요.
새끼...
그 날의 일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결국 이러려고 '일부러' 잡혀 왔던 거군요.
이영을 죽이지 못해서? 그럴지도.
한 번 쯤 내려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자루를 들고 내려간다.)
이영은 자루를 들고 지하로 내려갑니다.
입마개는 전보다 더 튼튼한 것으로 바뀌었네요.
나한은 구속된 채, 얌전히 벽에 기대 앉아있습니다.
...안 올 줄 알았는데...
(이러나 저러나 딱히 먹혀줄 생각은 없지만.)
... (자꾸, 무언가 말을 찾으려는 듯이 눈을 굴리다가) 이영은, 소중하게 키우던 식물을 꺾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꽃다발이든, 화환이든...원래 그런 걸 만들기 위해서 키운 꽃이었는데... ...결국 꺾여진 꽃이 시들어가는 걸 봐야만 한다면...? (질문을 하면서도 미간을 좁히고, 눈을 가늘게 뜬다)
(숨을 툭 몰아 쉬는 것이 한 짐 내려놓는 듯 하더니) 첫째로, 난 식물이 아냐. 꽃이든 풀이든 나무든간에. 둘째로, 넌 전혀 날 꺾은 게 아니거든. 그리고 셋째로, ... 아마 아깝겠지, 싶어.
...네... (다시 천천히 눈을 깐다)
그리고 내가 받은 조건인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것. 이것도 네가 식사를 안하니, 지키지 못하고 있네. ... 어떻게 생각해?
나한은 얌전히 놓인 식사를 모두 먹어치웁니다.
식욕이 없다고는 했지만, 그것도 어쩌면 거짓말이었을지도.
(그러더니 곧 시선을 피하듯 옆으로 돌아 벽에 기댄다) ...잘 가요.
어째 많이 조용해졌네요. 전처럼 말을 많이 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영을 피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늑대나, 괴물보단...
개, 그게 더 잘 어울리네요.
백작과의 약속은 일주일 뒤, 그 때까지는 저택에서 회복을 하며 조용히 지낼 수 있겠어요.
-----------------
그로부터 며칠이 흐릅니다.
어느덧 백작을 만나러 가기로 한 날.
나한은 '그 날' 이후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종종 식사를 거부하는 날도 있었지만요.
이영은 바로 시내로 출발할 수도, 나한을 한 번 확인하고 갈 수도 있습니다.
이영은 지하실로 향합니다.
...외출 하는 건가요?
... 상태는, 별 다를 건 없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으로 천천히 훑어본다.)
나한은 얌전해진 뒤로는 언제나 벽에 등을 붙이고 앉아있을 뿐, 오늘도 특별할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나한은 이영에게 한 번 입꼬리를 올려 보입니다.
지하실에서 나오면, 사용인이 마차가 준비되었다며 이영을 부르네요.
이영이 탄 마차는 곧 덜컹이는 소리와 함께 출발합니다.
한참이나 숲길을 달리고, 빠져나가면
대도시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택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인파의 소란스러움이 귀에 들려오네요.
인파에 가로막혀 마차의 속도도 조금 느려집니다.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덜컹!
마차가 휘청이듯이 급하게 멈춥니다.
마부:아이고, 이거...죄송합니다! 이 앞에 살인 사건이 났다는데. 좀 돌아가야겠습니다. 원...사람 죽은 게 뭐 좋다고 그리들 모여있는지...
이영이 고개를 내밀어보면, 거리를 통제하는 순경과 그 주변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영이 손짓을 하자, 순경이 다가옵니다.
순경:무슨 일이십니까? 살인 사건으로 인해, 이 거리를 직접 통과하실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바쁘셔도...
백작님과의 약속에 늦으면 할 말이라도 있어야겠거든.
순경:아아, 그... (백작 저택이 있는 쪽을 의미 없이 돌아보고, 사건 현장을 한 번 보더니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게...일전에 살해당했다던 살인마의 수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은 시체입니다.
그래서 현장을 보존하고 있는 중인데...
순경:모방 살인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숲에 사는 들개의 소행일지도 몰라서요...아직 확실시 된 정보는 없습니다.
순경:예...예? 아, 예, 뭐...보고를 위한 일이라면... (쩔쩔매며 이영을 폴리스라인 안쪽까지 안내한다)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면, 경장 한 명이 천으로 덮힌 시신 앞에 서 있습니다.
종종 이영의 '일'을 눈감아주곤 했던, 안면이 있는 사람이네요.
경장:이거, 남작님 아니십니까? 시내까지 어쩐 일로.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곤)
오늘 뒷골목에서 발견됐습니다. 사망 추정 시간은 오전 6시 정도...시체의 상태를 보니 몇 군데 물어뜯긴 자국이 있더군요.
뒷골목에 두면 쥐들이 시체를 갉아먹을 것 같아서, 수송하기 좋은 위치로 옮겨놨습니다.
경장:2번가 뒷골목입니다. 바로 이 옆인데, 있잖습니까. 지하 술집들이 모여있는...
시신에는 들개가 물어 뜯은 것처럼, 허전하게 빈 곳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경장: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방범이라기엔 수법이 너무 똑같고...또 그 놈 때문에 골치 썩고 싶진 않은데 말입니다. 차라리 들개라면 좋으련만...
이영의 어깨에 남은 자국과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물린 자국이기 때문일까요?
경장:예, 예. 들어가 보십쇼. 혹시 모르니 늦은 시간까지 시내에 계시진 말고요.
이영은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갑자기 누군가가, 마차로 들어서려는 이영의 손목을 낚아챕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어딘가 불안해보이는...등이 굽어진 남자입니다.
그는 거의 당신에게 매달리듯이 양 손으로 팔을 꽉 틀어쥐고 더듬더듬 말을 잇습니다.
낯선 사람:당신은 귀, 귀, 귀족이죠. 그, 그럼, 나를, 날 좀, 도, 도와, 도와주...세요!
낯선 사람:그, 그치만, 그래도...다, 다들, 날 미친 사람으로, 취급, 하, 하는데!
당신도...그럴, 셈이야?!
낯선 사람:바, 밤만...밤만 되면, 그 녀석이, 나를 찾, 찾아와...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한 숨을 몰아쉬며 눈을 희번뜩하게 뜬다)
낯선 사람:지, 지금도, 지금도...계속...그 기괴한 눈동자가, 느꼊져... ...
당신, 당신한테서는...개...
개 냄새가, 나...
난, 난...그걸 죽이려고, 온 갖 곳에 수소문을, 해서...
남자는 품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단도를 꺼내듭니다.
낯선 사람:개 냄새가, 나... ...
이게 있으면, 죽일 수 있어...
주, 죽일 수, 있어...
근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영은 남자를 밀칩니다.
힘 없이 비틀거리는 남자 한 명 정도는 이영의 상대도 아니죠.
남자는 금세 나가떨어지더니, 여전히 맛이 간 눈으로 이영을 바라보며 줄행랑을 칩니다.
남자가 붙잡은 팔을 살펴보면...얼마나 세게 잡은 건지, 새빨갛게 자국이 나 있군요.
멍이 들겠어요.
(개 냄새...)
'개 냄새'가 난다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요?
미친 사람이었던 걸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느새 백작 저에 도착합니다.
백작가의 사용인들이 나와 이영을 맞이하네요.
백작은 현관 앞에서 이영을 맞이합니다.
백작:이거, 딱 맞춰서 왔군! 안그래도 막 식사 준비가 끝났다네. 몇 시간이나 마차를 타느라 힘들었을텐데, 좀 들지!
백작:사양 말고. 수도에서 제일 가는 요리사가 만든 요리도 좀 먹어봐야지 않겠나? (거의 반 억지로 이영을 식당으로 안내하더니, 상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본 게 있다는 건 무슨 얘긴가?
경장은 들개 짓이길 바라는 모양입니다만.
아닌 것도 같아서 말입니다.
두 사람의 앞에, 호화로운 음식들이 차례차례 놓여집니다.
백작:흠, 살인사건인가? 흔한 일이지.
광견병에 걸린 개들은 종종 사람을 뜯어먹기도 해.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식사를 시작한다.)
항상 생각하지만, 자넨 너무 걱정이 많아. 오늘은 축배를 들기 위해 부른건데 말일세!
백작:지난 번 자네가 쓰러졌다는 얘길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다네. 역시 그 놈은 한 사람이 맡기엔 역부족이라는 걸 알았지.
그래서 연구 시설의 착공에 전력을 들였고...
내일이면 그 괴물을 들일 준비가 끝난다네. 자네의 고생도 이걸로 끝이라는 이야기지.
참으로 기쁜 성과이지 않은가! (포도주가 담긴 크리스탈 잔을 한 번 들어보이더니, 기분 좋게 들이킨다)
그것이 무서워서 이영의 저택까지도 오지 않으면서, 아직 원대한 꿈은 여전한 모양입니다.
백작:하여튼, 내일 놈을 찾으러 가겠네. 준비해두게나.
백작:다만?
백작:은으로 된 단도라? 그런 게 필요한가? (눈을 끔벅이더니, 옆에 서 있던 사용인을 불러 무어라고 지시한다) 아마도 있을걸세. 금방 찾아다주지.
백작:암, 만전을 기했으니 문제 없을걸세.
조용한 식사가 이어지고, 곧 백작의 사용인이 이영에게 납작한 케이스를 하나 가져다 줍니다ㅏ.
케이스 안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단도가 들어 있네요.
이영은 단도를 받아듭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담스러운 식사 자리가 어정쩡하게 끝납니다.
백작이 '자신은 다른 일이 있다'며 자리를 떴기 때문이죠.
이영도 슬슬 돌아가보는 게 좋겠습니다. 곧 해가 질 테니까요.
(사용인을 시켜 마차를 준비시킨다.)
곧 이영의 저택으로 향할 마차가 준비됩니다.
거리를 지나는 마차, 밖을 바라보면 낮보다는 사람이 적어 한산하ㅏㅂ니다.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디선가 비릿한 향이 풍겨옵니다.
익숙하면서도, 매번 구역질이 날 것 같은...
피 냄새?
(그럴 일이, ... 어디지?)
마차의 밖,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골목 쪽인 것 같습니다.
아까 시체가 발견됐던 그 곳 인근이네요.
곧 마차가 한 쪽에 멈춰섭니다.
마차에서 내리니, 냄새가 더 심해진 것 같네요.
이영은 단도를 바투 쥔 채 골목으로 향합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누군가의 싸늘한 시체가 놓여있습니다.
바닥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피는 마르지도 않았군요.
...그런데 이 사람...어딘가 낯이 익습니다.
아까 이영의 팔을 붙잡았던 미친 남자군요.
주변에는 인기척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범인은 이미 자리를 뜬 것 같아요.
마부가 자초지종을 전해듣더니 새하야진 얼굴로 경찰을 부르기 위해 달려갑니다.
남자의 시신을 살펴보면...
목 부근에 물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아무래도 피는 저기서 흘러나오는 것 같네요.
(또... 물려 죽은 자가...)
곧, 경찰이 도착합니다.
경찰들은 시신을 살피고, 천을 덮고, 주변을 통제하느라 바빠 보이네요.
순경:목격자이십니까?
순경:아아...그렇군요. (아쉬운 듯 고개를 숙이더니) 아무랟도 저 남자는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 같습니다.
뜯겨진 것도 아니고...물기만 했다니, (고개를 갸웃하곤) 하여튼 감사합니다. 남은 조사는 서에서 관리하겠습니다.
짐작은 가지만, 확신에 도달하기에는 조금씩 모자른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영이 다시 마차에 올라타면, 마차는 저택으로 출발합니다.
...
...
...
저택에 도착하면, 이미 해가 저물어 있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보름달이 뜨려나.
관찰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저택 주변에는 무거운 공기가 흐릅니다.
원래 이런 분위기였던가...?
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정신력을 판정합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묘한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시내에서부터 이영의 주변을 감돌던 불안감이 머리를 때리고 지나갑니다.
저택은 너무나도 조용합니다. 이영을 수행하던 사용인 외에는... ...
그 때, 사용인이 헉 하고 숨을 들이킵니다.
"주, ... 주인님. 저기 핏자국이...!'
사용인이 가리킨 곳을 보면
핏자국이 여기저기에 튀어 있습니다.
핏자국을 따라가면 저택에 남아있던 사용인들이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네요.
...
아직 숨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모두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총은 이영의 방, 침대 맡에 보관되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하실에 묶여있을 게 분명한 '그것'이 어떻게?
이영은 급히 방으로 향합니다.
...
1층에서부터 시작된 핏자국은, 이영의 방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방을 열고 들어가자...
공기조차 숨 죽인 듯한 고요함.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
붉게 노을진 하늘,
그리고 하늘 만큼이나 붉은 피로 물들여진 나한이 서 있습니다.
...안 죽였어요.
사용인들은...
... 재미있어서?
마을에 따라왔었나?
그런데, 따라가길 잘한 것 같아요. (굴러가던 시선이 잠시 네 손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무 의미도 없던거네. 널 가둘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지.
당신을 위해서 그런 건데...
날 위한다는 게 뭐야? 속이고, 거짓말하고, 조용히... 맛있어 질 때를 기다리는 거?
절망 속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처음엔...
...당신들이 다 맞아요. 나는 괴물이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악의로 가득 찬 살인마에요. (바닥에 아무렇게나 구르고 있는 입마개를 주워, 다시 천천히 입에 대고 찬다)
절 죽일 건가요? (가만히 두 손을 늘어트리고 선 채, 네 손에 들린 단도를 바라본다ㅏ)
(죽음만이 이 자의 발을 묶는다면, 가졌던 동정심은 그것을 위해 써야겠구나, 하고.)
당신이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날 믿고...당신의 전력으로 삼겠다면, (사슬을 쥔 손을 천천히 감싼다) 내 목줄을 놓으면 안돼요.
당신이 목줄을 잡지 않겠다면, 제가 몇 번이고 쥐어줄 테니까... ... (광기에 찬 보랏빛 눈에 생생하게 너를 응시한다. 주변이라곤 안중에도 없는, 목표만을 포착한 모습으로.)
나는 이걸 놓지 않을거야. 네게서 눈을 떼지 않을거다. 네가 내게 믿으라고 말한 것이 무너지는 즉시, 나는 너를 죽일거야.
그는 길들여진 광견입니다.
그 의도도, 목적도 밝혀낼 수는 없었지만
푸른 개는 당신에게 예속됨에 진정한 희열을 느끼는 것만 같습니다.
악으로 이루어진 괴물의 이빨이 언제 다시 이영의 목을 노릴 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영은 나한의 사슬을 쥘까요?
오직 당신을 위해서.
이영은 나한의 목줄을 쥐었고, 나한은 그 손을 놓을 생각이 없는 것만 같습니다.
나한은 이영이 자신을 받아들이겠노라 약속하자마자
얌전히 지하실로 향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밝고
나한은 예정대로 백작의 마차를 타고 연구시설로 향합니다.
사용인들이 상처를 회복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됩니다.
'돌아온다'던 약속이 희미해졌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쩌면 정말로 백작이 그를 통제할 방법을 개발해냈다고 생각 될 정도로.
며칠 뒤, 조간 신문에 특종이 실립니다.
대도시의 어느 연구시설이, 괴한의 습격을 받고 불타 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이 연구시설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윌리엄 백작은 홀연히 실종되었습니다.
온 도시의 경찰이 동원되었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어디로 도망갔는지도 모른다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제외하면 말이죠.
그 날은 보름달이 떴습니다.
잠자리에 들려는 찰나, 열린 창가에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주인의 품으로 돌아온 늑대는 아주 조용히, 방에 발을 내딛곤 당신의 발치에 기대 앉습니다.
아마 평생 당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늑대인간' 살인마의 모방범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사냥을 마쳤고,
지금은 그저 그림자와 같이
달의 주변을 맴돌고 있을 겁니다.
END 4. 달의 그림자
CoC 시나리오
<달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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