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의 (GM):나비보벳따우가 잘 들리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량 조절용 대기 브금이에욧ㅅ 헤헷
어의 (GM):그럼....10분 뒤애.바로 시작하겟습니다
두근
이영아 정말 사랑스럽다
야누아리아는 아침을 울리는 정갈한 노크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몸을 일으키자, 지끈한 허리의 통증과 함께 볼에 붙어있던 종이가 테이블 아래로 떨어지네요.
아무래도 수업 자료를 만들다가, 그대로 책상 위에서 잠이 들어버린 모양입니다.
야누아리아:(팔을 위로 쭉 뻗는다. 어깨고 허리고 목이고, 다 아프네...)
온 몸에서 우둑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노크 소리에 깼던 것 같은데.
집배원:집배원입니다. 야누아리아 씨 앞으로 온 편지요.
야누아리아:(차분한 걸음으로 문으로 나간다.) 평소보다 이르네요.
집배원:(모자를 살짝 들어 인사를 해 보이더니, 낡은 가죽가방을 뒤진다) 보낼 게 많아서요.
집배원:아, 그리고 이것도요. 문 앞에 떨어져 있던데요. (오늘 날짜의 신문을 건네준다)
야누아리아:(겹쳐 든 편지의 발신인을 확인한다.)
아, 고마워요. (신문은 받아 옆구리에 낀다.)
하나는...몇 달 전부터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는 크라우스 자작가에서, 하나는...수신인이 쓰여있지 않네요.
야누아리아:잠깐만요, 이건? (집배원을 불러세우고 비어있는 부분을 보여준다.)
집배원:어... (돌아나가려다가, 미간을 찌푸리고 편지봉투를 보더니) 가끔 이런 편지들이 있습니다. 뭐...본인을 밝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나보죠. 우편은 제대로 붙어있고, 주소도 여기가 맞아요.
문제 있으면 나중에 우체국에 들러보십쇼. 전 그냥 배달하는 사람이니까요.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더니, 가죽가방을 고쳐메곤 돌아나선다)
야누아리아:그거 참 좋을대로군요. 오늘도 수고해요. (뒤집어 봉투를 열며 들어간다.)
야누아리아는 편지를 뜯으며 다시 방 안으로 들어섭니다.
야누아리아:(상식적으로는 고용주에게서 온 것부터 읽어야겠지만, 이 제멋대로인 편지가 웃기단 말이지. 생각하며 발신인이 빈 봉투를 확인한다.)
수신인이 쓰여있지 않은 편지를 열어보면, 간단한 서신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이건...가졍교사 스카웃 제의서네요. 야누아리아가 익히 읽어온 형식적인 내용 끝에...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보수는 현재 다니는 저택에서 받던 수입의 다섯 배를 보장한다.'
야누아리아:허, 어느 미친 나으리지,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생각에, 일단 접어두고 고용주가 보낸 편지를 뜯는다.)
야누아리아는 크라우스 자작가에서 온 편지를 확인합니다.
마찬가지로 형식적인 내용이지만... ...매우 완곡하게, '당신을 해고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네요.
잠시 눈을 의심하며 여러 번 다시 읽어보지만...내용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야누아리아:아..... 이, 개자식... (편지를 한 손으로 구겨 던진다. 대충 접었던 5배 보수 스카웃 제의서를 얌전히 쥐고 의자에 앉는다.) 그러니까...
방금까지만 해도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야누아리아가 붙잡을 지푸라기는 이 편지 뿐이군요!
야누아리아:(제의서를 꼼꼼히 정독한다. 이상한 구절은 없나, 이거 영 이상한데. .... 주소는?)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편지 뒷면에 작게 주소가 쓰여 있었군요. 하긴, 고용을 한다는데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니까요.
야누아리아: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이 사실을 떠올리자마자...야누아리아는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냅니다.
그 저택은 야누아리아가 10년 전 쯤 가르쳤던 아이가 있는 백작가의 소유라는 사실을요.
(재취업? 아니, 재고용? 10년만에? 진심인가?)
당신이 가르쳤던 첫 제자이자 야다브 백작가의 어린 도련님, 나한 야다브는 당신에게 온갖 패악을 부리다 못해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했었죠.
물론 지금은 성인이 됐겠지만, 그렇다고 야누아리아가 가르칠만한 아이가 있을까요?
게다가...불명예를 안았던 가정교사를 다시 채용한다고요?
야누아리아:별로 다시 보고싶은 얼굴은 없는데... (중얼거리며 편지를 내려놓고 신문을 펼친다. 생각을 조금 정리해야겠어. 아무리 페이가 좋아도 말이지....)
신문을 펼치자, 항상 1면을 장식하곤 하는 귀족가의 스캔들이나 찌라시 따위의 기사가 즐비합니다.
그리고...구석에 쓰인 한 조각 기사가 야누아리아의 시선을 끄네요.
바로 '유령저택'에 관한 내용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명성이 자자했던 백작가의 내외가 사망함과 동시에, 가문이 한 순간에 몰락하여 유령저택이라는 멸칭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
...바로 야다브 백작 저택을 이야기하는 새삼스러운 기사입니다. 이제 이 도시에 백작가의 몰락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말이에요.
야누아리아:아직도 이런 걸.. 아니, 이제 기사까지 날 정도로 땅바닥에 떨어졌다고 해야하나. (그 저택의 생각이 떠나게 하려 신문을 마저 읽는다.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도련님?)
야누아리아:자료조사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평소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기사를 찬찬히 읽어내려가면...
유령저택 대목의 맨 아래, 흐릿하게 인쇄된 글자가 한 줄 눈에 들어옵니다.
"-...야다브 백작의 사망 원인은 병세의 악화가 아닌 살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야누아리아:(시선이 잠시 멈췄다. 야다브 백작.... )
(어떤 사람이었는지 떠올려볼 수 있을까요?)
야다브 백작은...훌륭한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택 내의 사용인들에게는 좋은 주인으로써 명성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시민들은 그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저택과 갖가지 금은보화를 두고 이기적인 자라 주장했으나, 백작가 쯤 되면 자선사업을 벌이기엔 지나치게 콧대가 높긴 하죠.
야누아리아:백작치고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뭐, 그래봤자 귀족이긴 하지만. (유령저택에 대한 대목과 편지를 나란히 두고 내려다본다. 그 웃기지도 않는 꼬맹이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아주.... 말아먹었군.)
이제와서 날 왜 찾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게 말이에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어린 도련님의 패악을 생각하면 그가 가문을 말아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만 같습니다.
편지에는 최대한 빨리 와 달라고 적혀 있었으니...오늘 출발해도 괜찮겠죠. 해고도 당한 김에요.
야누아리아:(그 어미가 마음에 들어 조금 웃었다. 기분탓이라고 해도 말이지.... 뭐, 설마 죽이진 않겠지. 못하겠으면 그만두면 되는거고. 가 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습니다. 이렇게나 간절히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찾아가 준 뒤에 뻥 차버리는 것도 괜찮겠죠.
야누아리아:(가진 것 중 가장 괜찮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채비를 한다.)
야누아리아는 첫 수업 때나 입는 가장 좋은 외출복을 마련해 입고, 나갈 채비를 하며 짐을 쌉니다.
야누아리아:(간단하게 챙긴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 시내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운 걸 보면 꽤 즐거운 기분이다.)
시내로 향하는 골목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네요.
역시나...얼핏 들어보니 '유령저택'에 관한 내용입니다.
야누아리아: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쯧쯧...신께서 노하신 게지. 그렇게 오만방자해서는 싹싹 긁어 벌어들일 줄만 알고. 베풀 줄은 몰랐으니 말야. 천벌을 받은 거야."
"듣기로는 그 집 내외가 그간 악마와 내통을 해왔다던데."
"...그러고 보니, 그 집에 딱 하나 남은 아들도 병에 걸려 오늘 내일 한다지?"
"그 어린 나이에 말인가? 뭐, 대대로 책임을 지는 겐가 보지."
그러다가 골목으로 마차가 지나가자, 사람들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다뭅니다.
(비웃어주러 가는 기분이었는데... 잠시 측은한 기분이 된다...... 그래도 가긴 가야지, 손을 들어 마차를 불러세운다. 표정은 꼭 조문이라도 가는 것 같아졌고..)
그렇습니다. 백작 가 도련님의 뺀질뺀질한 얼굴에 흙이라도 뿌려주고 올 심산이었는데...
오늘내일 한다니, 야누아리아의 마음에 남은 약간의 인정이 동하는 것 같네요.
마부는 야누아리아의 목적지를 듣자 고개를 갸웃하지만, 이내 별 말 없이 출발합니다.
이미 멀리서부터 거대한 저택의 모습이 보이네요.
야누아리아:(옛날에 비해..... 어떤 상태지? 기억을 되짚어본다.)
옛날의 위용에 비하면...규모는 그대로지만, 어쩐지 매우 초라한 모습입니다.
주물 대문에는 희끗하게 그을린 흔적이 낭자하고, 대문 안쪽의 정원은 다 시들어서...정말 '유령저택'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네요.
야누아리아:(이러니까 유령 저택 소리가 돌지. 관리를 안하나? 그을린 자국에 미간을 찌푸린다. 약간 손 대기 싫은데. ....손수건을 꺼내 든다. 초인종같은 게 있나?)
초인종은...보이지 않습니다. 평소라면 톨맨이 열어주어야 하는데.
대문이 삐걱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열려있는 모양입니다.
야누아리아:(한참 대문 너머를 노려보다 손수건을 대고 밀어 연다.)
야누아리아는 간신히 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부지에서 저택까지는 또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정원의 식물은 말라죽은 지 오래고, 돌길도 깔끔하진 않네요. 물레방아가 멈춘 호수는 바닥을 드러내 마치 거대한 무덤 같습니다.
이 저택은 꼭...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같아요.
야누아리아:(차분했던 걸음이 고르지 못한 땅을 퍽퍽 밟아나간다. 좋은 외출복에 닦아놓은 새 구두.... 내가 뭐하러 여길, 게다가 이렇게까지 하고 왔지? 을씨년스러운 곳에 기어들어가는 건, 꼭..... 추리소설 도입부 같은데...)
그렇습니다. 난 너무 잘 살고, 이 저택에 볼 일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온 건데...
점점 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것만 같아요.
그렇게 얼마나 더 걸었을까요, 저택의 입구가 보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곳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싱그러운 꽃향기가 훅, 끼쳐옵니다.
야누아리아:꽃... .. ? (주위를 둘러본다. 어디서 나는거지?)
모든 것이 빛을 잃었는데, 저 나무만은 싱그럽게 흰 꽃을 피웠네요.
야누아리아가 가정교사일 때 쓰던 방 창문에서 보이던 나무입니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한참 그 나무를 쳐다보고 있자니, 누군가가 현관을 열고 나옵니다.
야누아리아:(관리를 안해도 저렇게 잘 자라는 나무인가, 생각하다 인기척에 돌아본다.)
길고 정갈한 메이드복을 입은 중년 직전의 여성.
도련님...아니, 주인나리께서 말씀하셨던 '선생님'이시죠?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응접실로 모시죠.
야누아리아:야누아리아예요. (고개를 끄덕인다.)
하녀장:네에. 전 그냥 도르테아라고 부르세요.
하녀장은 저택 입구 바로 왼쪽에 위치한 응접실로 향합니다.
을씨년스러운 바깥과는 다르게...그래도 저택 내부는 상당히 깔끔하네요.
야누아리아:(뒤따라 응접실로 들어선다.)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없는 차이가 크네요.
정원사가 없나보죠?
하녀장:저택의 사용인들은 다 나간 지 오래에요. 이제 저 하나만 남았죠.
혼자 저택을 관리하려니 힘든 게 이만저만이 아니지만...보수가 좋거든요.
두 사람이 들어선 곳은 햇빛이 들지 않는 탓에 쓸쓸한 느낌이 들지만, 특유의 화려함많은 잃지 않은 응접실입니다.
야누아리아:어머, 고생이네요. (딱히 놀라지 않은 눈치로, 가방을 내려놓고 응접실을 둘러본다.) 이 넓은 곳을 혼자요?
하녀장:네. 그치만 사는 것도 주인님 혼자라서, 그리 어렵지는 않답니다.
응접실에는 벽난로와 티테이블, 그리고 고급스러운 소파...
야누아리아:... 제 학생은요? (창가에 서서 돌아본다.)
금방 주인님을 불러올게요. 잠시 쉬고 계세요.
차는 티테이블에 있으니 내킨다면 드셔도 되고요.
(멍해지는 기분에 창 문을 내다본다.)
정말...이상하다고밖엔 표현할 수 없는 저택이네요.
지금은 분명 정오를 막 넘긴 시간일텐데...해가 창문을 투과하지 못하는 것 마냥 응접실은 햇빛 한 점 들지 않습니다.
야누아리아:(창문에 잠시 손을 댔다가, 기분탓이겠지 생각하며 티테이블로 돌아간다. ... 날아오는 새가 있는 것도 신기한 곳이야.)
티테이블 위에는 유리로 세공된 티포트와, 찻잔 두 객 놓여있습니다.
티포트에서 김이 오르는 걸 보니, 차를 끓인 지 얼마 안됐나봐요.
야누아리아:(내가 죽은 쥐가 되는 건 아니겠지... 길고 긴 복수가 내 몫은 아니겠지.... 생각하며 잔을 내려다보다가, ..... 잠시 눈치를 보더니 잔 두개를 서로 바꿔놓는다.)
티포트에서는 향긋한 꽃 향기가 납니다. 아무래도 꽃차인가봐요.
야누아리아:(무슨 차지, 흠... 안 어울리게 꽃 차를 준비했네. 주인도 없는 응접실에서 혼자 차 마실 기분도 아니라 소파에 가 앉았다.)
(심란...)
야누아리아의 집을 팔면...이런 소파를 살 수 있을까요?
가세가 기울었다는데, 소파의 질을 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야누아리아:(좋겠다 귀족놈들... 크라우스 자작가보다 좋은 소파네..)
(이번 대에 안 망하려나 안 망할 것 같네..)
야누아리아:(오는군. 자세를 바르게하고 기다린다.)
곧이어 응접실 안으로 발소리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과거 당신의 제자이자, 야다브 백작가의 도련님이었으며, 이제는 야다브 백작의 이름을 물려받은.
어린 시절의 모습에 비하면, 확실히 성장했군요.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얼굴에서는 앳된 티가 가셨고,
퀭한 눈가 아래로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나한 야다브:...오셨군요. 안 올 줄 알았는데.
야누아리아:(그제서야 일어나 짧게 인사하고,) 편지, 잘 받았습니다.. 오랜만이네요, 도련, ... 백작님.
그럼 편지를 보내지 마시지 그러셨어요? (가벼이 웃는다.)
나한 야다브:... (그 말에는 별달리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맞은편 소파에 앉는다) 오랜만입니다, 선생님.
(잠시 숨을 들이마셨다가,) ...보고싶었어요.
야누아리아:(자리에 다시 앉다 들린 말에 놀란 눈으로 본다.) ... 제가요?
그렇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묘하게 속에서 분노가 끓어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저 뻔뻔한 낯이라니.
야누아리아:... 이상한 일이네요, 전 백작님이 절
싫어하신다고 밖에는.
생각 못했는데요?
게다가 오늘내일 한다더니, 사지 멀쩡히 잘 걸어다니는 걸 보아 아프다는 것도 헛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나한 야다브:(잠시 시선을 떨궜다가, 직접 티포트를 집어 두 찻잔에 차를 따른다.) 여기에 오셨다는 건, 이 저택에서 일하는 걸 수락하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야누아리아:(채워지는 잔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입을 떼었다.) ... 전혀 생각이 없었다면 오지 않았겠지만... 그 전에 좀 묻고싶은데요. 학생은 어디 있죠? 도르테아 말로는, 저택에 백작님 혼자 계신다고.
나한 야다브:(앞에 놓인 찻잔을 제 앞으로 끌어다 놓더니) 예전에 이 저택에 있었을 때와 같습니다. 제 가정교사로 선생님을 채용한 거니까요.
보수가 부족하다고 느껴지신다면...그 이상, 선생님이 원하시는 만큼 보장드릴 수도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살짝 찡그리며 웃어보였다. 이해가 가지 않아서.) 열 여섯보다 나이 많은 학생은 처음인데요. 보수가 부족한 건 아니에요, 다만... (가만히 그 얼굴을 지켜보다,) ... 아니에요. 나쁠 거 없죠. (찻잔을 들어 홀짝인다.)
(참나, 백작의 선생이라,)
나한 야다브:이 곳에 오래 머무는 건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아서, 기간은 딱 5일이면 됩니다.
매일 아침마다 신문을 읽어주시고, 하루에 한 번씩 제가 부탁하는 일만 들어주시면 됩니다. ...다른 가정교사 일보다 쉬울 거에요.
야누아리아:(이상하고, 이상하고, 이상하다. 잔을 내리지 않은 채 지켜보았다. 무슨 생각인지 도통 모르겠네.) ... 간단하네요. 마음에 들어요.
나한 야다브:(가만히 눈을 들여다보며) 아침은 매일 하녀장이 방으로 가져가 드릴 겁니다. 그걸 제외한 점심과 저녁은 반드시 저택 식당에서 저와 함께 드셔야 합니다.
야누아리아:(... 시선을 피해 들이마신 꽃차의 향이 떠남을 느끼며, 잔을 내려놓았다.) 기억해두죠. 그리고요?
나한 야다브:그거면 됩니다. 그 이상으로 바라는 것은 없어요.
(그러더니, 한참동안 찻잔 가장자리를 매만진다.)
야누아리아:... 남은 말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나한 야다브:그 동안...잘 지내셨나 하고요.
야누아리아:제가 이곳을 떠난 뒤로요? (미소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 잘 지냈어요, 덕분에요. 백작님은 잘 지내셨나요?
나한 야다브:제가 괜한 걸 여쭤봤군요. 예. 세간에 어떤 소문이 도는 지는 압니다만, 부풀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헛소문이 다수입니다.
야누아리아:... 굳이 해명하실 필요는 없어요. 자질구레한 소문이 중요한가요. 저는 5일 뒤면 어차피 여기 없을텐데. (잠시 미소짓는다.)
나한 야다브:...네, 그렇네요. 새로 오기로 한 사용인이 5일 뒤에 도착한다고 하니 그 때까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돌린 채 얕은 기침을 하더니) 선생님께서 쓸 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실 밖으로 나선다)
야누아리아:(나한이 이쪽을 보지 않자 금새 미소가 지워진 얼굴로 일어나 뒤따른다. ... 저건 소문이 맞는 것 같은데.)
아픈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소문만큼' 아파 보이진 않지만.
저택 내부는 매우 고풍스럽습니다. 저택 안에만 있었자면, 가문이 기울었는지도 모를 정도로요.
나한 야다브:이전에 쓰시던 방과 같은 곳을 준비해 뒀습니다.
여기에서 지내시는 동안 어딜 돌아다녀도 상관 없지만, 제 방과 2층 서쪽 끝 방은 들어가지 마세요.
2층에 올라와, 야누아리아의 오래된 기억을 건드리는 방 앞까지 다다랐습니다.
전에 쓰던 가구들도, 배치도 그대로지만...관리가 잘 된 건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야누아리아:(익숙한 위치에 가방을 내려놓는다.) 그다지 돌아다닐 의향도 시간도 없으니 걱정 마세요.
방을 한 번 둘러보면, 이 방만은 볕이 굉장히 잘 든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가정교사 치고는 상당히 대접이 좋았었죠. 보수도 다른 저택에 비할 바 안되게 많았을 뿐더러, 가구들은 모두 고급품이고, 매일 같이 올라오는 식사도 진수성찬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밖이 이렇게나 밝은데도 방 안은 서늘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쩐지 기억과는 다르게 음침한 것 같기도 하네요.
야누아리아:(휘 둘러보곤 창가로 향한다. 볕이 드는데도 이렇게 서늘하다니.)
나한 야다브:(문간에 서 있다가, 한 걸음 물러난다) 제 방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용건이 있다면 노크를 하시면 되고요.
인기척조차 사라지자, 죽음처럼 고요하기만 하네요.
야누아리아:.... 그래, 끽해봐야 5일인데. 감기나 걸리겠지.
그렇습니다. 혹시라도 따뜻한 것이 필요하다면 하녀장에게 벽난로에 불을 붙여달라고 할 수도 있고요.
그나저나, 보고 싶었다니. 이유를 곱씹을수록 기가 찹니다.
그를 이루는 모든 것이 가증스럽다고 생각할 무렵... ...왜 이렇게까지 날카로워졌지? 하는 기묘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방 안에는 큰 침대, 반쯤 열린 창문, 커피테이블과 수업자료를 만들던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야누아리아:(뭐, 괜찮겠지. 우호적인 태도에 페이는 좋고 일은 간단해. 그리 생각하며 침대에 털썩 앉는다.)
그럼요. 가정교사지만, 마치 이 관계에서 우위를 점한 느낌까지 드는걸요.
침대는 한 사람이 눕기에는 턱 없이 큽니다. 시트도, 베개도, 이불도...귀족가의 자제나 쓸 법한 품질의 물건이에요.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반으로 두 번 접힌 쪽지는...족히 10년은 되어 보이네요.
아, 오래 전에 도련님에게서 받았던 '바로 그' 편지입니다.
야누아리아:망할 꼬맹이.... (한 손으로 구겨쥔다.)
이런 쪽지가 책에 끼워져 있는 건 기본이었는데 말이에요.
야누아리아가 주먹을 쥐면, 쪽지는 손 안에서 힘없이 바스라집니다.
야누아리아:(꽉 쥔 주먹을 잠시 내려다본다. 10년이면 사람이 변하긴 하나봐.)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간다.)
열린 창문 틈 사이로, 습하고 비릿한 미풍이 들어옵니다.
야누아리아:(코 아래를 막고 밖을 내다본다.)
바깥에는 거대한 아카시아 나무가 보입니다. 계속해서 달큰한 향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이것 때문이었군요.
야누아리아:(계속 열어두기엔 좀 그렇지 싶어 창을 닫는다. 죽은 정원보단 이쪽이 낫네, 생각하며 책상으로 다가가 구겨쥔 쪽지를 내려놓는다.)
책상도, 야누아리아의 사비로는 꿈도 꾸지 못할 고급품입니다.
아주 오래 전, 야누아리아가 사용하던 만년필이나 수업자료, 바싹 낡은 교과서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야누아리아는...매우 기민하게 책상을 살핍니다.
아무래도 10대 초의 어린 도련님이 차고 다닐 법한...아, 아마도 나한의 것이겠군요.
야누아리아:.... (리본 타이를 집어든다. 여긴 꼭, 10년 전에 멈춰있는 것 같네. ... 후임이 없었나?)
그 이후로 아무도 나한을 가르치러 오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다른 가정교사에게 이 방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야누아리아:(어느 쪽으로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지만, ... 생각한들 뭐가 다를까? 철지난 물건이지만 제 방에 두기보다는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고 타이를 챙겨두었다.)
야누아리아는 타이를 챙겨두기로 합니다. 언젠간 돌려줄 기회가 생기겠지.
야누아리아:(커피테이블도 그대로일까 싶어 고개를 돌려 본다.)
커피테이블 위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네요. 아마도 아침을 커피테이블 위에 준비해주는 모양입니다.
야누아리아:흐음. 10년 전으로 돌아온 기분이야.. (허리를 짚고 서서 돌아보다 방을 나선다. 어딜 가도 기분 전환은 안되겠지만, 여긴 아닌 것 같아...)
앉아서 추억을 더 떠올린다고 해도...더 좋아질 건 없을 것 같네요.
서재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자리에 들어도 괜찮겠죠.
야누아리아:(여기가 서재던가, 맞은편의 문을 연다.)
야누아리아:여전히 엄청나네. (휘 둘러본다.)
도련님의 수업이 없는 날이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었습니다.
야누아리아:(서가로 다가가 끼워져있는 책등들을 훑어본다.)
야누아리아:(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 된다... 책을 하나 읽어볼까, 흠... )
다른 저택에서는 이런 여유를 가지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야누아리아는 흥미를 끄는 인류학 책을 하나 집어듭니다.
최근에 개정된 것은 아니지만, 읽어보기에는 나쁘지 않겠어요.
야누아리아는...약
4시간 동안 책을 읽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책을 정독하고 고개를 드니, 이미 해가 떨어진 지 오래네요.
야누아리아:(꽤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가, 아차싶은 얼굴이 된다. 지금 몇 시지?) 식사....가기로... 아,
오늘은 첫 날이니까요.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야누아리아:(책을 제자리에 꽂아두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야누아리아는 1층으로 내려갑니다. 식당 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걸 보니...하녀장이 있는 모양이에요.
방에 식사를 준비해드리러 갔는데도 안보이시고.
야누아리아:아, 서재에... 있었어요. 책에 빠져서 늦었네요.
하녀장:선생님도 책을 좋아하시는군요? 그럼 아무것도 안드셨겠네. 뭐 좀 간단히 준비해드릴까요?
야누아리아:네에, 부탁해요. (가만 고개를 끄덕였다.)
하녀장:그럼 방에 먼저 올라가 계셔요. 가지고 올라갈테니!
야누아리아:(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 방으로 올라간다. 싹싹한 사람이네.)
이 저택에서 혼자 일하면 저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걸까요?
방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하녀장이 쟁반 위에 빵 몇 종류와 곁들일 버터, 과일, 채소 따위를 가지고 옵니다.
하녀장:자기 전에 너무 배부르게 먹으면 아침이 힘들어지니까, 내일 아침을 기대하세요. 자, 이것도. (마지막으로 스프 그릇을 내려놓고는 방에서 나선다)
야누아리아:(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적당히 좋은, 늦은 식사네... 가볍게 빵을 떼어 먹는다.)
이렇게 좋은 대접도 오랜만이에요. 사용인 식당에서 먹지 않아도 된다니!
야누아리아:(피곤해진 눈을 잠시 감고 있다 일어선다. 자야지. 자버려야지.)
(잠들 채비를 마치고 침대로 기어들어간다...)
이 곳이 야다브 저택만 아니었다면 행복했을텐데.
야누아리아:후우우우.... (눈을 감은 채 숨을 길게 뱉는다. 5일, 5일만 지나면 돼...)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는 데다가, 말도 안되는 액수도 벌 수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야누아리아는 천천히 잠에 듭니다.
똑똑, 누군가가 간결하게 방 문을 두드립니다.
곧, 이제는 익숙해진 목소리의 하녀장이 들어서네요.
야누아리아:(번쩍 눈을 뜨고 일어나 앉는다.) ... 네에.
좋은... 아침이네요.
하녀장:천천히 준비하세요. 자, 아침은 여기에. (네 앞에 정갈한 아침을 준비해 주고는, 창문 커튼을 열어 가지런히 정리한다.)
그리고 이건 오늘 자 신문이에요. (커피테이블에 신문을 올려놓는다)
야누아리아:고마워요.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정리하고, 신문을 집어든다.)
오늘 신문도 역시, 찌라시와 스캔들이 대부분입니다. 몇몇 흥미로운 칼럼도 보이지만...나한의 취향일지는 모르겠네요.
야누아리아:자료조사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몇 해 전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시신이 도시 변두리에서 무더기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시신들은 대부분 백골화 되거나 썩어있었고, 부패의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시신의 표정은...
마치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사람처럼 기괴하게 일그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조금 오싹하긴 하지만, 그래도 큰 이슈니까요. 이걸 읽어줘도 나쁘진 않겠죠.
야누아리아:(별로 교육적인 내용은 아닌데, 생각하다 고개를 젓는다. 애도 아니고.)
(차려진 아침식사를 적당히 먹고 준비를 한다.)
하녀장:아, 맞다. 도련..주인님은 이미 서재에 가 계세요.
원체 잠이 없으시거든요.
야누아리아:벌써요? (옷 매무새를 다잡다 미간을 찌푸린다. 기다리게 한 게 되나. 신문을 집어든다.) 바로 갈게요.
하녀장:주인님이 유난인걸요. 이건 제가 알아서 치워드릴게요. (빙긋이 웃어보인다)
뭐, 찻물을 붓는 것에 비하면 기다리는 것 정도는 양반 아니겠어요?
야누아리아:(고개를 끄덕이고, 차분히 서재로 향한다. 그래, 유난인거지. 시간이 몇신데... 생각하며 서재 문을 연다.)
야누아리아가 서재 문을 열자,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이마를 짚고 있던 백작이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나한 야다브:...들어와도 된다고 말 안했는데요.
나한 야다브:아닙니다. 앉으세요. (건너편 소파를 가리키곤)
어쩐지 어제보다 묘하게 피곤하고...수척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아픈가?
야누아리아:(별 일이네, 싶은 생각에 얼굴을 살피며 소파에 앉았다.) 피곤하신가봐요?
나한 야다브:...별로요. 신문은? (관자놀이를 누르던 것을 그만두고 당신을 쳐다본다)
야누아리아:(들고 온 신문을 펼친다.) 들을 준비가 되셨다면 시작하기에 알맞네요.
나한 야다브:(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는다)
야누아리아:(숨을 고르고 헤드라인부터 차분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야누아리아는 오늘 신문에 난 시신들에 관한 기사를 읽습니다.
기사 내용이 모두 끝난 뒤에도, 나한은 한참동안 말 없이 시선을 내리고만 있습니다.
야누아리아:... (신문을 반으로 접는다.) 여기까지네요.
나한 야다브:(그제서야 고개를 퍼뜩 들곤, 소파에 기대며 손을 젓는다) ...예, 됐습니다. 나가보세요.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한의 턱 아래, 셔츠를 죄고 있는 타이가 상당히 흐트러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한 번 눈에 걸리고 나니,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는 것만 같습니다.
야누아리아:(잠시 타이에 시선이 머무른다.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과 달리 가정교사로의 자세가 우선인 세월이 길었던 탓에... )
잠시만요. (다가가 앞에 선다.)
나한 야다브:...? (여전히 피곤한 안색으로 올려다본다)
야누아리아:(허리를 숙여 타이를 고쳐 매 준다.)
타이를 고쳐 매어주자,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나한이 가만히 야누아리아를 쳐다봅니다.
야누아리아:.... 왜 그렇게 봐요? (다시 물러나서 내려다본다.)
나한 야다브:...아닙니다. 그냥. (타이를 몇 번 매만지더니, 눈을 돌린다)
가보세요.
야누아리아:(군말없이 돌아나가다, 돌아보고) 아, 어렸을 때 하시던 리본 타이가 제 방에 있던데. 나중에 돌려드릴게요.
나한 야다브:그런 게 왜 거기에... (뭐라고 입을 벌렸다 다문다) ...버리셔도 됩니다. 이제 안 쓰는 거니까.
야누아리아:.... 그래요, 그럼. (하긴, 맞지도 않을 테고, 나이에도 맞지 않지. 생각하며 고개를 까딱이고 서재를 나선다.)
야누아리아:(묘하게 짜증나게....구는데...)
야누아리아:귀찮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똥씹은 표정으로 방으로 돌아간다.)
이영은 방으로 돌아갑니다. 나름 일찍부터 준비해서 방문한 건데 말이에요.
야누아리아:됐다, 아무튼... (책상위로 신문을 던져놓고 침대에 대충 눕는다.)
안 변하지, 역시... 사람이 쉽게 안 변한다고...
그렇습니다. 머리 좀 컸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나아지진 않죠.
야누아리아:괜히 일찍 일어나서...... (짜증스러운 마음에 눈이나 감는다. 어차피 일도 없는데 잠이나 더 잘까...)
(분개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아 벌떡 일어난다.)
태도가 왜 저따위지!?!? 나보다 9살이나 어리면서???
야누아리아는 심하게 분개한 나머지...편히 눈 감기에는 그른 것 같습니다.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선다. 서재에 아직 있겠지, 별로 돌아가고싶지도 않고 하니, .... 1층으로 내려간다.)
(씩씩대는 발걸음이 쿵쿵 울린다.)
창고와 식당, 응접실, 그리고 식재료 창고가 있네요.
창고의 문을 열자, 퀴퀴한 먼지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구석에는 언제 벤 것인지도 짐작이 가지 않는 장작더미와, 온갖 잡동사니...그리고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선반과 공구상자가 눈에 띕니다.
야누아리아:(쓰는 것과 안 쓰는 게 명확한 게 웃겨서 선반이나 구경한다.)
사람을 좀 쓰지... 이게 뭐냔 말이야. (엄한데서 트집잡으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꼴이 이게 뭐람? 이러니까 별 소문이 다 퍼지는 거지.
(구시렁... 구시렁...)
그렇습니다. 가구 하나만 팔아도 사람을 열 명은 들이겠는걸?
찾아오는 손님도 없는데, 응접실을 뭉개버리고 차라리 사람을...
그러고 보니, 유령저택이라는 소문이 돌 당시에...
백작 작위를 계승받은 나한 야다브가 경을 치며 사용인들을 모두 내쫓아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네요.
마을로 돌아온 많은 사용인들이 불만을 토로했었죠.
선반에는 새까만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관찰을 판정합니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야누아리아:참나... 성격이 그 모양이니까 집안 꼴이 이 모양이지.. (구시렁... 구시렁...)
저택도 주인 따라간다더니...돈만 아니었어도 이런 저택은...
야누아리아:(이런 저택... 다른 사람한테 넘어갔겠지, 돈 진짜 많나보다. ... ... 약간 씁쓸해져서 공구상자를 열어본다.)
공구상자는 최근에도 사용한 듯, 다른 물건들에 비해 먼지의 양이 적습니다.
야누아리아가 빡쳤다면, 무력을 사용해 부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가 공구상자를 잠궈?
(함 뜯어본다)
야누아리아:근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야누아리아는...그냥 완전 공구상자를 개박살냈습니다.
...
공구 상자 안에는 원예용 마체테와 망치,날이 무딘 톱 따위가 놓여있습니다.
야누아리아:(싸늘한 얼굴로 정신나간 상상을 하며 공구상자 안을 들여다보고 서있다..)
(잠궈둔이유가있네)
주인이 성격이 저 따위니까...혹시라도 누가 앙심을 품으면...
야누아리아:(개박살난 공구상자를 장작더미에 숨긴다. 그건 나여야해..)
야누아리아는 막타를 양보할 수 없기에, 장작더미에 살인도구...를 숨겼습니다.
(아직은.)
하녀장:이런 데에 계셨군요? 저는 주인님하고 서재에 계시는 줄 알고...
점심 준비가 다 됐답니다.
야누아리아:아, 일찍 끝나서... 음, 그래요. (후다닥 창고를 나선다.)
(손을 탁탁 털고 식당으로 향한다. 화풀이 잘 했다.)
야누아리아가 식당에 들어서자, 나한이 이미 상석에 앉아있네요.
테이블은 귀족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긴 테이블입니다.
야누아리아:... (잠시 서 있다가) 어디에 앉을까요?
나한 야다브:...? (그걸 왜 묻냐는 듯이 보다가) ...편한 곳에..
야누아리아:(아까는 들어오라고 안했다고 했으면서............................. 물끄러미 보다 맞은 편에 앉는다.)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들은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하나같이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 뿐입니다.
마치...만찬 때나 나오는 것 같은 해산물 요리부터, 거위를 통으로 구워 쌀로 채운 리조또 등...
야누아리아가 자리에 앉자, 하녀장이 붉은색의 식전 스튜를 내옵니다.
야누아리아:(와......입을 살짝 벌리고 보다 정신을 차린다.)
나한이 먼저 스푼을 들고 스튜를 먹기 시작합니다ㅏ.
야누아리아:(이어 스푼을 들어 스튜를 먹는다.)
그렇습니다. 여기에 온 뒤로, 야누아리아는 소문과는 상당히 다른 저택의 실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가면 갈 수록, 나한이 '좋은 사람인 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아까 전 다 쏟아낸 줄 알았던 증오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합니다.
자꾸만 손에 쥔 나이프에 눈길이 가고,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힘든 것만 같습니다.
정말로 야누아리아를 조롱하려고 여기에 부른 걸까요?
아직 10년 전의 일이 채 잊히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이렇게 단란하게 앉아 식사를 할 사이였던가요?
야누아리아:.... (음식을 꽉꽉 씹어 삼킨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전혀, 모르겠는데.)
보고 싶었다는 것도 당연히 새빨간 거짓말 아닌가?
나한은 어느새 스푼과 포크를 내려놓고 가만히 야누아리아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야누아리아:(고개를 들어 마주본다.) ... 왜요, 안 어울리나요? 신기해요?
나한 야다브: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반문한다)
야누아리아:(식기를 내려놓는다.) 왜... 구경하듯 보고있는지 모르겠네요.
나한 야다브:...전 입맛이 없어서요. 많이 드세요.
야누아리아:...저도 그다지, 입맛이 없어서요. (반쯤 비운 그릇을 한 번 내려다보고, 시선을 마주한다.)
나한 야다브:어제 저녁도 안드셨다고 해서, 배가 고프실 줄 알았는데. (잠시 시선을 떨궜다가 말을 잇는다)
하루에 한 번씩 제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조건, 기억하고 계십니까?
야누아리아:조금 늦게 먹었어요, 아침도 챙겼고. (고개를 짧게 끄덕인다.) 그럼요. 기억해요. 설마 뭐... 그릇을 비우라고 할 생각인가요?
(부러 웃으며 말한다.)
그냥...꽃을 한 송이만 구해다 주세요.
나한 야다브:정원에 있는 아카시아를 가지째로 꺾어서요.
나한 야다브:그러는 김에...저녁엔 아카시아에 관한 정볼를 좀 알아와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야누아리아:... 알겠어요. (여전히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시아?)
먼저 일어날게요. (의자를 밀어 일어선다.) 정원에 다녀올테니...
나한 야다브:(대답을 듣고 난 이후에야 다시 식기를 집어들더니, 메인 디쉬를 몇 점 집어먹는다.)
야누아리아:(밥........먹네............. )
그러게요. 아무것도 안 먹고 사는 건 아니었군요.
야누아리아:(역시 구경한 거군. 물끄러미 보다 돌아 나간다.)
야누아리아가 식당을 나서면, 하녀장이 들어오다가 놀란 눈치로 묻습니다.
야누아리아:좀 남겼어요. 맛 없었던 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고요. (도르테아를 지나쳐 창고로 들어간다.)
그렇습니다. 여간 거북한 식사자리가 아니었나요.
남은 음식이야 버려지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야누아리아:(장작더미에 숨긴 개박살난 공구상자에서 원예용 마체테를 꺼낸다.)
이거면... 가지.. 그래, 되겠지.
그렇습니다. 그렇지만...저 거대한 나무를 어떻게 올라가지?
이걸로 지금 할 수 있는 건 사람을 해치는 것 뿐인데...
야누아리아:사다리같은 건 없나? 명색이 창고인데... (둘러보다 갑자기 또 화가 올라온다.) ....... 내가 지금 뭐, ... 하.....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열심히 창고를 살펴보는 바람에...아까의 먼지쌓인 선반에 사다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야누아리아:있을건.... 있네.... (열심히 사는 자신에게 약간 질리며... 사다리를 끌어낸다.)
야누아리아는 졸지에 한 쪽엔 사다리를, 한 쪽엔 마체테를 든...
꽃 가지를 빨리 꺾고 일을 끝내버리는 게 좋겠어요.
야누아리아:(나........ 가정교사로 온 거 아닌가 왜 정원사같은 꼴이..... )
(5일 뒤에 오는 사용인 대신 날...... 부른건가? 엿을 먹이러 왔다가 엿을 먹고있나?)
야누아리아:(그냥 집에 갈 걸.......)(구시렁거리면서 정원으로 나간다.)
정원으로 나서면, 짙은 아카시아 향을 풍기며 서 있는 거대한 아카시아 나무가 보입니다.
적당한 곳에 사다리를 기대고 올라가면 될 것 같네요.
야누아리아:하... 빨리 하고 들어가자. (사다리를 나무에 걸친다.)
야누아리아는 나무에 사다리를 흔들림 없이 걸칩니다.
적당히 낮은 곳에 마침 따기 좋은 가지가 보이네요!
야누아리아:(사무적인 얼굴로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 마체테로 대충 내리친다.)
야누아리아:근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아야! 옆으로 난 곁가지에 손끝을 베였습니다.
아야...
쯧, (상처를 내려다본다.)
야누아리아: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쓸데없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따 오는 김에, 아카시아에 대한 정보를 같이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했었죠.
효능이나, 아카시아의 성질이라도 몇 줄 외워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사다리에서 내려와 꽃가지를 들고 들어간다. ...사다리.... 내 알 바 아니다. 두고 들어간다.)
야누아리아는 그냥 사다리를 그대로 두고 들어옵니다.
야누아리아:(왼 손에 꽃가지 오른 손에 마체테.)
야누아리아는 당당하게 현관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하녀장은 식사를 하는 지, 정리를 하는 지, 보이지 않고...나한도 마찬가지네요.
야누아리아:(흉흉한 꼴로 들어와 둘러보곤, 2층으로 올라간다.)
누가 보면 강도인 줄 알겠어... (중얼...)
그렇네요...톨맨이 없어서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로 서재에 들어간다.)
여전히 웅장한 서재입니다. 식물학에 관련된 책을 찾아봐야 겠네요.
야누아리아:(마체테도 꽃가지도 적당히 놓아두고 서가를 두리번거린다. 식물학... 흠, 식물도감?)
야누아리아:자료조사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야누아리아는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진실>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야누아리아:제목이 왜 이래? (책을 꺼내 휘리릭 넘긴다.)
그나저나, 차로도 쓰는구나.
어쩌면 첫 날 마셨던 차도 아카시아 차였을까요?
야누아리아:(그랬나.... 향이 비슷했던가?)
창 밖을 보면,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책을 다시 꽂아둔다. 할 일을 다 했으니.... 방에서 기다릴까.)
그러는 게 좋겠어요. 익숙치 않은 나무 타기까지 한 데다가, 손 끝에도 뭔갈 감아놔야 하니까요.
야누아리아:(방으로 돌아가 가방을 뒤져본다. 내가... 상처에 감아둘만한 걸 가져왔을까?)
(행운 굴려도될가요?)
야누아리아:행운기준치: | 45/22/9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앗, 마침 트렁크 안쪽에...언제 넣어뒀는지 모를 상비약이 들어있네요.
연고와 거즈가 들어있으니, 이걸로 상처를 감아두면 좋겠습니다.
야누아리아:(언제 넣어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이네. 다친 곳에 연고를 바르고 거즈로 돌돌 감싼다.)
그리고 그 때, 똑똑. 하고 누군가 방을 두드리네요.
하녀장:저녁 준비가 다 됐거든요. 1층 식당으로 내려오세요, 선생님.
야누아리아:(고개를 끄덕이고 꽃가지를 챙겨 내려간다.)
테이블은 가득 차 있으나 의자는 텅 비어있습니다.
테이블에 놓인 음식은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그 넓은 테이블이 가득할 정도입니다.
야누아리아:(점심 때와 같은 곳에 앉는다. 테이블에놓지 못한 꽃가지는 옆 의자에 내려놓고.)
둘이 어떻게 이걸 다...
점심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스무 명이 와도 다 못 먹겠는걸요. 왜 항상 먹지도 못할 음식을 이렇게 많이 내 오는 걸까요?
(눈쌀을 찌푸리며 둘러본다.)
눈살을 찌푸리며 둘러보는 순간, 식당으로 나한이 들어섭니다.
나한 야다브:(한 마디도 하지 않고 걸어 들어와, 식기가 준비된 자리에 앉는다.)
야누아리아:(나한이 앉을 때까지 시선을 앞에 두고 있다가) 손님이라도 오시나요?
나한 야다브:...아뇨. 손님은 없습니다. 그건 왜 물으십니까?
야누아리아:... 테이블이 가득 차 있어서요. 두 사람 몫으로는... (손을 한 번 휘 돌렸다.) 많은걸요?
제가 마음에 들어야하나요?
나한 야다브:기왕이면 마음에 드는 편이 좋으니까요.
(작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돌린다) 제가 말한 꽃은.
야누아리아:(의자에 내려놓았던 꽃가지를 들어올린다.) 둘 곳이 없어서요.
나한 야다브:(고개를 끄덕이더니, 하녀장을 불러 꽃가지를 받도록 한다.)
나한은 꽃가지를 받더니, 무어라 중얼거리곤 다시 도로테아에게 가지를 넘겨줍니다.
나한 야다브:그리고... ... (뭔가 더 물으려고 고개를 들었다가, 네 손을 보고 잠깐 입을 다문다.)
야누아리아:(그 시선에 제 손을 내려다 보았다가. 입을 뗀다.) 아카시아, ... 버릴 것 없이 다 쓰이는 나무라고 하더군요.
꽃과 잎은 말려 차로 내고, 뿌리와 열매는 약효가 무궁무진하며 목재는 무늬가 아름답다고요.
충분한 답인가요?
손은 나무 때문에 다친 건가요?
나한 야다브:응급처치는 금방 하셨군요. ...다행입니다.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아도, 나한은 눈에 띄게 동요하는 것 같네요.
야누아리아:(이게 뭐 별 거라고, 손을 펼쳐 내려다보곤 무릎에 얹어두었다.) 큰 상처는 아니니까요.
나한 야다브:(가만히 야누아리아를 쳐다본다) 아카시아 나무는...베어낼 수록 점점 더 성질이 사나워집니다. 그러다보면 결국 가시덤불이 되고 말죠.
나한 야다브:잎도, 꽃도 시들어버리고...목재로 쓸 수도 없는 애물단지가 되어 결국엔 숲을 전부 망쳐버린다고 합니다.
나한 야다브:(그 말에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가 내린다) 그런 아카시아 나무를 어떻게 제거하는 지 알아 보셨습니까?
야누아리아:(시선이 잠시 좌우로 움직이다,) ... 아뇨. 그런 얘긴 없었네요.
나한 야다브:그냥 내버려두면 됩니다. 아무런 관심도 쏟지 않고...
자라는 건 빠른데, 지탱하는 능력이 시원찮아서. (양 손으로 빵을 갈라내며) 50년 정도만 지나면 비바람에 뿌리째 뽑혀 쓰러지죠.
...추하게... (잠시 빛이 들지 않는 창문 쪽을 봤다가) 저는 그 빌어먹을 나무가 하루 빨리 뽑혀 버렸으면 좋겠어요.
(잘게 자른 빵을 건조하게 입 안으로 밀어넣는다)
야누아리아:(팔걸이에 팔꿈치를 대어, 턱을 괴고 비스듬히 본다.)
야누아리아:(지켜보던 시선을 거두고 자세를 바로했다.) 해야죠, 식사.
(이상하지, 속이 썩어가고 있는 것 같아보이니, 왜 웃음이 나는지. 엷게 띈 미소를 내려 제 접시를 내려보았다. 작게 뜯어낸 빵을 입에 담는다.)
나한은 잠시 야누아리아가 음식을 먹는 것을 바라보다가, 식사를 먹는 둥 마는 둥, 식기를 움직입니다.
몰락해가는 나한을 두 눈으로 확인하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나요?
야누아리아:(짐가방을 들고 마차를 찾으러 나가던 때와 비슷한, 어쩌면 그 때보다 조금 더 가벼운 기분이었다.)
묘하게 가슴 한 구석에서 무언가가 피어오르는 기분입니다.
자신에게 악몽을 안겨주었던 사람이 혼자가 되고, 몰락해 가는 것을 보면...아주 통쾌해서 뭐든지 할 수 있는 기분이 될 줄 알았는데.
혈색이 없는 안색, 거친 피부, 건조한 입술.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 저택. 이 모든 것이 그와 지독하게도 잘 어울려서...
그런 생각이 잠시 피어올랐다가, 가라앉습니다.
(그를 가여이 여길 마음은 얕고 짧네.)
나한 야다브:(이내 식기를 놓고, 냅킨으로 입가를 닦는다) 저택에서 지내다가 불편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저나, ...하녀장 한테나.
야누아리아:겨우 5일... 이젠 4일도 안 남았는걸요. 그리 신경 쓰지 마세요. (시선도 주지 않고 식기를 놀린다.)
어느 새, 하녀장은 작은 도자기 물병에 아카시아 가지를 꽂아 나한에게 건넵니다.
나한 야다브:(물병을 받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 4일만 지나면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감사했어요.
야누아리아:(약간 낯선 얼굴로 지켜본다.) ....
야누아리아: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어디선가, 자그맣게 목 안쪽을 긁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야누아리아:....? (뒤를 잠시 돌아본다.)
거대한 융단같은 식탁과, 야누아리아만이 남았네요.
(혼자 거두기에는 너무 광활하지. 몇 입 더 삼키다 입맛이 떨어져 식기를 내려놓았다.)
결국 야누아리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를 마칩니다.
야누아리아:(식사를 마치고도 잠시 앉은 채, 얼굴을 괴고 있었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쓰러져 무너져버리는 아카시아나무.)
왜 그렇게 아카시아 나무에 신경을 쓰는 걸까요? 모종의 동질감이라도 느끼는 것처럼.
야누아리아:(한참을 생각하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이미지가 자리잡은 탓에, 피곤해진 듯 했다.)
야누아리아:(머리가 아파. 한 쪽 머리를 감싸고 방으로 돌아간다. 기분이 이상해진 건, 머리가 아파서... )
그렇습니다. 역시, 머리를 너무 많이 쓰고...너무 많이 신경을 써서.
야누아리아:... (신경쓰고싶지 않아. 잊어버리면 그만인데. 이 곳도, 이 사람도, 사흘이면 끝인데.)
(쓰러지듯 침대에 눕는다.)
가볍게 왔다가 가볍게 사라지는 것. 그게 제일이죠.
쓰러지듯 침대에 누운 야누아리아는, 금세 잠에 듭니다.
간 밤 새에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람에, 간헐적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덕분에 이르고 어두운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야누아리아:(답답한 머리를 누르며 일어난다.) ...
날씨가 왜이래...
옆을 보면, 바람 때문에 창문이 열렸었는지, 창문 아래의 바닥이 흥건합니다.
야누아리아:(꽤 찌푸린 얼굴로 돌아보고 창가로 가 본다. 어제 내가 이걸 열어두고 잤던가?)
야누아리아:(창문을 살펴본다. 잠금쇠가 고장이라도 났나.)
아카시아 나무가 거센 비바람에 뽑힐 것처럼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빼곡하던 꽃과 잎사귀가 형편없이 시들어서 날아가고 있네요.
.... 바라는대로 되시겠네요. (중얼거리곤 창가에서 물러난다.)
(문을 열고) 도르테아?
문을 열면...그 곳에 서 있는 것은 나한입니다.
묘하게 흐트러진 차림을 하고서, 상당히 초췌한 낯에...머리도 전혀 정리가 되어 있지 않네요.
나한 야다브:... ...신문이...궁금해서. (멍하게 중얼거리다가, 퀭한 눈가 밑을 문지른다.)
야누아리아:... 신문이라면, 아직 받지 못했어요. (잠시 머뭇거리다 손을 뻗어 옷매무새를 정돈해준다.)
나한 야다브:... (손길이 닿자 어깨를 크게 들썩이며 고개를 들었다가, 한 걸음 물러난다)
... ...그...방금 일어나셨군요. 제가 실례를...
나한 야다브:앞에...있을테니까, 준비가 다 되면...불러주세요.
..........
정말 앞에서 기다리려는 듯이, 나한이 근처의 벽에 기대는 모습을 본 것도 같습니다.
야누아리아:하.............. (미간 세게 문지른다)
야누아리아:(한껏 인상 쓴 채로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정리했다. 하..... 내가 이러려고..... 하.... )
(멀끔한 꼴이 되어 문을 벌컥 열고 나간다.)
나한 야다브:(문 앞에 그대로 서 있다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든다)
... ... ...
야누아리아:심리학기준치: | 10/5/2 |
굴림: | 13 |
판정결과: | 실패 |
....
그래요. (문 안쪽으로 비켜선다.)
나한은 야누아리아가 뭐라고 답을 하기도 전에, 이미 방 안으로 들어와 있긴 하지만...
이 사람은 예의를 차리는 건지, 예의가 없는 건지.
야누아리아:(빈 손으로 멍하니 눈을 깜빡이다가) ...
근데, 신문...
...(멍하니 팔짱을 끼고 생각한다. 저 정도 날씨면 신문이 곤죽이 되거나 날아갔을 것 같긴 한데.)
그랬겠죠. 애초에...신문 배달부가 오지도 못했을 거에요.
야누아리아:(머리가 복잡해지자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커피테이블로 가 앉았다.)
나한 야다브:... (방 한가운데에 서 있다가, 잠시 흥건한 바닥을 보고는) 신문이 없다면, 책이라도 괜찮습니다.
야누아리아:책이요? .... 어떤 책? (서재에 다녀올까, 앉자마자 다시 일어선다.) 아. ... 창문 걸쇠가 고장난 것 같아요.
나한 야다브:선생님께서 좋아하는 책이라면 뭐든지요. ...다 괜찮습니다.
소설이나...학문서적...뭐든지. (피곤한 듯이 얼굴을 문지른다. 그러나 아까보다는 조금 더 안정된 것처럼, 침대에 걸터앉는다.)
야누아리아:(방을 나가려다, 그 말에 가방에서 성경을 꺼낸다.)
야누아리아:좋아하는 책이면 된다면서요? (다시 커피테이블로 돌아가 앉았다.)
나한 야다브:...네...전 괜찮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바르게 한다)
야누아리아:(접어둔 페이지들 중 하나를 펼친다.) ...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
나한 야다브:(정말 예배라도 보는 것처럼, 입모양으로 구절을 함께 외며 너를 가만히 바라본다.)
소문으로는 악마를 숭배한다느니 했지만...성경을 읽는다고 해서 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네요.
야누아리아:(이어 몇 구절을 더 읽는다. 퇴치할 대상이 아니던 어쩌던, 그저 읽는 데 집중한 듯...)
이영은 그렇게...몇 페이지를 더 경건하게 읽어내려갔습니다.
어쩌면 신문을 읽을 때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것도 같네요.
(논지가 바뀌어가자 책장을 덮고 나한을 본다.)
나한은 가만히 야누아리아를 바라보고 있다가...
나한 야다브:... (눈을 끔벅인다) ...잘, 들었습니다.
야누아리아:(검지손가락으로 제 턱 밑을 누른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네에...
성경을 읽어주셨었는데. (작은 목소리로, 얼핏 들으면 혼잣말인 것 마냥 내뱉는다)
야누아리아:(그랬을테지, 크라우스 자작가에서도 도련님 아가씨에게 읽어주던 구절이다.) ... 그런 걸 기억하시네요.
나한 야다브:선생님께서 읽어주신 건...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야누아리아:(깜빡, 깜빡, 시선이 고무공 튀듯 움직였다.) ... 기억력이, ... 좋으시네요.
(.... 뭐지?)
(잠시 입을 닫고 있다가,) 왜...... ?
나한 야다브:... (그 말에 뭐라고 답하려는 것처럼 입을 벌렸다가, 작게 침음을 내면서 다문다)
가보겠습니다.
아침부터...실례가 많았습니다.
야누아리아:..... (..................)
(짧게 끄덕여 배웅했다.)
(왜...................................)
야누아리아:(이마를 짚는다.) 사람 헷갈리게.......
꼭 오래 전부터 야누아리아를 잘 따랐던 것처럼 굴잖아요.
야누아리아:아으으으...... (양 손으로 눈부근을 누른다.)
하여간 아침을 일찍 시작한 탓에, 아직도 점심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야누아리아:(머리가 아파.... ...... 배도 고프네.)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선다. 뭐라도 상관 없으니 씹어야겠어. 아랫층의 식재료 창고로 간다.)
야누아리아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식재료창고로 내려갑니다.
식재료 창고는 제법 넓습니다. 저택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 정도 규모는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기적으로 채워놓는 모양이네요. 특히 저 쪽에 있는 선반은 온통 새 것들로 채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어제..... 그 식사를 생각하면 당연할지도.)
(선반을 둘러보며 간단히 먹을 것들 찾는다. ... 이거면 몇 달도 먹겠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선반에 놓인 조미료 병들 중...눈에 띄게 세공된 유리병이 하나 있습니다.
(향긋...)
좋은 차네. 뭔진 몰라도.... (병을 내려놓는다.)
.... 아카시안가?
(갸웃.)
흠, 아카시아 향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에요...
야누아리아:뭘까... (나중에 물어봐야지. 생각하며 뚜껑을 닫는다.)
(뭔가 건드리기 좀, 다 그렇네.... 슬그머니 창고에서 나간다.)
(멍하니 중앙 로비를 보고 서 있다가, 2층으로 올라간다.)
(테라스... 못나가겠지)
테라스로 나가면, 탁 트인 저택 부지의 전경이 보입니다.
안쪽에는 작은 꽃나무와 화분이 놓여있습니다.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지만요.
야누아리아:(화분을 살펴본다. 누가 관리 할 것 같진 않은데...)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역시 예상대로. 꽃들은 이미 폭삭 시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를 아예 안한 것 치고는 시든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착각일까요?
야누아리아: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니까... 얼룩의 크기?)
그리 크진 않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을 정도에요.
지금 예상해보자면...그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하녀장:선생님? (테라스 창문을 똑똑 두드린다)
바람 쐬는 것도 좋지만, 식사부터 하세요.
야누아리아:(고개를 끄덕이며 테라스를 나선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하녀장:저택이 재밌으세요? 저한텐 항상 같은 풍경 뿐인데.
야누아리아:그냥, ... 가만히 있기엔 지루해서요.
하녀장:아무래도 그렇죠? 다른 저택처럼 활기가 넘치거나 아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야누아리아가 식당에 들어서면, 나한은 조금 뒤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침의 모습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평소처럼 단정한 모습이네요.
어제와 마찬가지로, 진귀한 식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이 차려져 있습니다.
야누아리아:(물끄러미 보다, 자리에 앉는다.)
나한 야다브:(야누아리아의 의자를 빼준 뒤에, 자신도 자리에 앉는다.) ...드세요.
야누아리아:... (조금 갸웃거리다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뭐지. ... 조금 찡그렸다가 표정을 푼다.)
나한 야다브:(네가 고개를 끄덕이면, 이내 천천히 식사를 시작한다.)
불편하기 그지없지만...여태까지 처럼 경직된 분위기는 아니네요.
야누아리아:(식기를 집어들고 입으로 옮기기를 반복한다. 자꾸 신경이 쓰여 시선을 들었다가, 내리기도 반복한다.)
나한 야다브:선생님. (네 행동을 지켜보다가 말을 건넨다)
(잠시 할 말을 찾다 입을 뗀다.) ... 오늘은 딱히, 부탁이 없으시네요.
나한 야다브:...있습니다. 그런데... ...
선생님께서 식사를 마치실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서요.
(말을 마치곤 다시 스튜를 떠 먹는다)
야누아리아:... (잠시 지켜보다 식사를 이어간다.)
어쩐지 분위기가 부드러워 진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 이틀만 지나면 이 저택을 나가게 되는 걸요. 분위기가 다 무슨 소용이야.
야누아리아:(갑자기 살갑게 구는 이유는 또..... 뭔데.....?)
야누아리아:(적응할 시간을 안 주네. ... 어차피 그럴 시간도 안되긴 하지만.)
야누아리아는 오히려 그 일로 마음이 불편해졌는데요.
야누아리아:...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식사를 하다, 어느 순간 찾아온 포만감에 식기를 내려놓는다.)
이 저택에 온 이후, 처음으로 배부른 식사를 한 것 같습니다.
나한 야다브:(마찬가지로 식기를 내려놓더니, 입을 연다)
오늘 드릴 부탁도 꽃에 관련된 겁니다.
야누아리아:... 꽃을 좋아하셨나요? 몰랐는데...
궁금해서요.
꽃을...키워 본 적이 없어서.
(꽃나무 주인은 아닌건가.)
(... 음?)
보통 귀족들의 저택을 장식한 꽃들은 모두 사용인의 몫이니까요.
야누아리아:(관심도 없었나보지. ... 이제와서 왜 관심을 가진건지... 모르겠지만.)
나한 야다브:헬리클라썸이라는 꽃을 구해주세요. 한 송이면 됩니다.
야누아리아:헬리클라썸...? (처음 듣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 구해 볼게요. 일단은.
(말은 쉽게 하는군. .... 어딜 가서 구하냔 말이야.)
항상 시키는 사람들은 뒷일을 생각하지 않기 마련이니까요.
야누아리아:(일이 점점 귀찮아지는 건 기분 탓인가...)
(... 나갔다와야하려나.)
이것도, 알아보고요?
...오늘 용건은 여기까지 입니다. (짧게 인사를 하더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선다.)
야누아리아:(조금 뒤에 따라 일어선다. .... 휴우.)
배도 부르고, 화가 나는 일도...많지 않았네요.
야누아리아:(이 정도면, 상황이 많이 나빠지지는 않고 있는 것 같네. ... 적당히, 잘 끝날 일이겠지..)
나한은 헬리클라썸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야누아리아는 우선 알겠다고 대답은 했으나...헬리클라썸이 뭐더라?
야누아리아:교육기준치: | 55/27/11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분명 일전에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걸 찾을 때 스쳐지나갔던 꽃인데.
헬리클라썸은, 생화일 때와 말렸을 때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꽃입니다.
그래서 '종이꽃'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죠.
야누아리아:(식당을 나서고도 잠시 생각에 빠져 서 있다. 그런 꽃을 왜, 게다가 하필 이런 날씨에 요구하는건지.)
(그리고 두리번거린다. 하녀장이 보일까?)
흠...하녀장은 보이지 않네요. 아무래도 이 큰 저택을 혼자 관리하다보니...항상 바쁜가봐요.
야누아리아: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1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귀족들이란 말장난을 좋아하는 족속이 아니던가요?
'종이꽃' 헬리클라썸이라면...그냥 종이로 꽃을 만들어다 주면 되잖아.
이런 날씨에 나갔다간, 모 소설에 나오는 부인처럼 하늘 위로 솟구쳐 날아갈지도 모르니까요.
야누아리아:(그래 아무리 내 손재주가 개판이어도 날아가서 못 돌아오는 것보다는...)
점심 저녁을 함께 먹으라고 했는데, 지금 나가면 저녁은 커녕...
(교구를 만들 때 쓰는 색지가 남아있으려나.... 방으로 올라간다.)
야누아리아는 금세 결정을 내리고 방으로 향합니다.
방을 뒤져보면...흠, 아주 옛날에 쓰던 교과서 따위가 있네요.
야누아리아:뭐... 이제 이런 걸 볼 나이도 지났으니. (몇 장을 북 찢어낸다.)
야누아리아는 색이 있는 낱장을 몇 개 찢어냅니다.
야누아리아: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야누아리아:(자신이 만들어낸
예술작품을 내려다본다.)
...
(교과서를 더 찢어올까...)
야누아리아: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까 전의 작품이 지나치게 '예술'이라서 그런 건지...
야누아리아:괜찮네... (슬쩍 둘러보더니 적당히 기대어 세워둔다.)
야누아리아:고집부리면 늦었으니 내일 구해주겠다고 하면 되겠지. .... (잠시 구경하듯 보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서재에서 식물도감을 다시 찾아볼까..)
맞아. 구해오라고 하면...빗물을 받아다가 얼굴에 부어버려야지.
야누아리아:(어제 아카시아에 관한 진실을 발견했던 서가로 간다. 헬리클라썸..... 헬리클라썸에 관한 진실도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우스워 미소를 띈 채 책등을 살펴읽는다.)
그러게 말이에요. 자료조사, 또는 관찰을 판정합니다.
야누아리아:자료조사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식물학 서적 사이사이에 묘한 서적들도 여럿 꽂혀있습니다.
정결한 제물을 바치는 법, 흑마술서, 고서적 따위... ...
야누아리아:... 서가 정리도 하지 않는걸까. 상태가 엉망이네.
야누아리아:(꽃말 모음 사전을 꺼내든다. 제물이니, 흑마술이니... 이런 책은 왜 있는건지.)
불경하긴...
악마 어쩌구 하던 이야기가 맞았는지도 모르겠어요.
꽃말 모음 사전을 꺼내들어 알파벳 순서대로 넘겨보면...헬리클라썸의 꽃말이 적혀있는 부분이 보입니다.
야누아리아:.... 구질구질하고... ... (입술을 꾹 씹었다.)
야누아리아:(잠시 글자를 시선으로 쓸어담듯 하다, 책장을 넘겼다. 아카시아도 있을까?)
책장을 넘겨보면, 아카시아의 꽃말도 나와 있습니다.
(읽자마자, 사전을 덮었다.)
야누아리아는 팍 소리가 나게 사전을 덮습니다.
야누아리아:그럴리가.... (아냐, 아니겠지. 이런 꽃말 사전 같은 거, ... 관심있을 것 같지 않잖아. 어제도 묻고 답한 건 거의, 원예에 가까운 내용이었고..)
(꽉 쥔 사전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야누아리아가 계속 신경을 쓰기 때문에 자꾸 이런 것이 눈에 들어오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아카시아 나무가 빨리 뽑혀버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으니까요.
사전을 서가에 꽂아놓기가 무섭게 하녀장이 야누아리아를 부릅니다.
야누아리아:제정신이 아닌 건 나일지도.... (중얼거리다 황급히 서재를 나선다.)
여기 있어요.
하녀장:후후, 오늘도 책에 푹 빠지셨네요. 식당으로 오세요. 주인님은 먼저 와 계세요.
야누아리아:... 그냥요. (제 방 문을 열고 들어가, 만들어둔 종이꽃을 챙겨 들고 아랫층으로 내려간다.)
야누아리아가 식당으로 들어서면, 먼저 자리에 앉아있는 나한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리에 앉을 때까지...야누아리아에게 시선도 주지 않네요.
그러나 식탁 위는 오늘도 먹음직스러운 음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야누아리아:..... (의문스러운 얼굴로 잠시 지켜보다, 하녀장을 부르고) 오늘 일은 끝냈다고 전해드리세요. (종이 꽃을 건넨다.)
나한 야다브:... (종이꽃을 받아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야누아리아를 바라본다.)
종이군요.
야누아리아:원체 종이같은 꽃이니까요. 오늘 같은 날은 꽃을 구할 수 없으니, 그게 최선이죠.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한의 얼굴에 짧게 미소가 스쳐지나갔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그 표정은 금세 지워지고...오히려 왠지 모르게 전보다 기색이 어둡네요.
야누아리아:(잘못 본 게 아니라면.... 내일 꽃을 구하러 나가지는 않아도 되겠군.)
결과물이 어쨌거나, 야누아리아는 최선을 다 했으니까요.
야누아리아:... 마르기 전이나, 마른 다음이나 비슷하죠. 대단한 이야기는 없던걸요.
... 뭐, 꽃말 정도.
야누아리아:꽃말에 관심을 가지실 줄은 몰랐는데요.
... 내 안에 고여있는 슬픔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를 항상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 두 가지 꽃말이 있더군요.
나한 야다브:두 가지군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더니, 종이꽃을 옆에 내려두고 식기를 든다) ...드세요. 식기 전에.
야누아리아:(찝찝하게..... 애매한 마무리네. 생각하며 식기를 들었다.)
(아카시아는 그렇다 치고, 헬리클라썸은 대체... ... )
그러게 말이에요. 궁금해서 부탁했다더니,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야누아리아:(씹어넘기고, 썰어 집어넣고, 다시 씹어 넘기기를 반복한다. 땔감을 집어넣어 피우는 화로쯤이나 된 것처럼, 채워넣는 것 이상의 기분은 들지 않았다.)
아무리 물을 더 받아 마셔도, 갈증은 해소되지 않을 것만 같은...
귀가 울리고, 심장은 손 끝에서 뛰는 것 같고...
불쾌한 착각이 이어지면서, 나한과 눈이 마주칩니다.
...이 저택에 있어서 미쳐버리고 만 걸까요?
야누아리아:(식기를 놓은 손을 쥐었다 폈기를 반복했다. 눈이 마주치기 전 까지는.)
나한 야다브:(시선이 닿자, 한 손으로 등받이를 짚고 몸을 지탱하듯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먼저...올라가보죠.
선생님도 그만...
나직하게 말을 이어가던 나한의 몸이 한 번 휘청입니다.
야누아리아:(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의자가 뒤로 밀리고 반쯤 일어난 몸은 그대로 멈춰...)
입가에서 손을 떼면 손에는 검붉은 피가 흥건히 묻어납니다.
야누아리아:... 당신, (경악하는 얼굴이 묻어난다.)
나한 야다브:(손을 잠시 쳐다보다가, 주먹을 쥐더니 몸을 마저 일으키곤 빠르게 식당을 빠져나간다)
야누아리아:백작! (지나치는 걸 볼 때까지 멈췄던 몸이 급히 쫓아간다. 보폭은 넓고 빨라, 식당 밖으로,)
야누아리아가 식당 밖으로 나가면, 나한은 잰걸음으로 2층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성큼성큼 걸어 뒤를 쫓아 올라간다. 왜? 글쎄.)
이영의 발걸음을 들었는지, 나한은 한 번 뒤를 돌아보더니 재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립니다.
야누아리아:(닫힌 문 앞에 선다.) ..의사를 불러요.
급하게 들어간건지, 문간에 피가 쓸린 자국이 남아있네요.
야누아리아:아무리 짧은 기간이라고 해도 나는 지금 당신의 선생이에요. (핏자국을 보고 주먹을 꾹 쥔다. 아까 발코니에서 본 핏자국도, 어쩌면.)
의사를 불러요.
야누아리아의 말에도 문 너머는 한참동안 조용하다가,
또 한참동안 침묵. 방 안에서 몇 번의 인기척이 들리더니...
나한 야다브:그럼 내가 죽을 때까지 거기서 죽치고 있던가.
야누아리아:...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어떻게. (이를 꽉 깨물어 말소리는 겨우 새어나오듯 했다.)
대체 왜 저렇게 태도가 중구난방으로 변하는 걸까요?
곧, 하녀장이 급하게 2층으로 올라와 야누아리아의 팔을 붙잡습니다.
하녀장:주인님이 예민해지셔서 그래요. 방에 가서...쉬세요, 선생님.
(덜덜거리는 손을 맞잡고 제 방으로 들어간다.)
(잘게 떨리는 건 화가 나서인지, 아니면... )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인간인데. 평생 증오해야 마땅한 인간인데...
야누아리아:(침대에 털썩 기대어 앉았다. ... 여기에 저 사람이 앉았던 게 겨우 아침의 일인데.)
하지만 지금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네요.
야누아리아:(이마를 짚는다. 오지 말 걸. 그냥 매몰차게, 편지를 찢고 잊을 걸. 웃기지도 않는 짓이라며 비웃고 버릴 걸.)
야누아리아:(차라리 그냥, 다 모르고, 밀물이다 썰물이기를 반복하는 사람 같은 건 다 모르고, 그렇게 다 모를 걸.)
그냥...우스운 꼴이 되었다고 비웃으며 지나갈 걸 그랬어요.
눅눅해진 공기 때문인지, 일련의 사건들 때문인지...피로가 훅 몰려옵니다.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그대로 누워 눈을 감는다.)
일어나면, 이런 일 따윈 깨끗하게 끝나 있기를...
야누아리아는 약간 습한 공기 속에서 깨어납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는 어제에 비해 한결 유해졌지만 그 뿐.
야누아리아:(눈 만 뜨고, 고개만 돌려 창에 흐르는 빗줄기를 지켜본다.)
(...하루, 남았나.)
...어쩐지 오늘은...하녀장이 문을 두드리지 않네요.
커피테이블 위도 깨끗합니다. 오늘도 신문이 없는 걸까요?
야누아리아:(부스스한 꼴로 일어나 구겨진 옷을 툭툭 털고, 방을 나선다. 게으른 아침인가.)
어제 그런 일이 있었으니 잠도 못이룰 줄 알았는데...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잠시 창 밖을 보면, 거센 비바람을 견디다 못해 이미 반 쯤 뽑혀 기우뚱 굽어버린 아카시아 나무가 보입니다.
나한의 방에서 막 나오는 하녀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아침 수업은...취소해야 할 것 같아요. 주인님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점심도 어려울 것 같은데.
하녀장:네에. 대신 선생님께 부탁할 게 있다고 하셨어요.
시내로 나가야 하는 일인데...
야누아리아:(그건 또 잊지 않았군, 헛웃음이 샜다.)
하녀장:킹스트리트 거리 3번째 블록의 장신구 가게에 가서, 맡겨두었던
물건을 찾아다 달라고 하시네요. 자기 이름을 대면 알 거라고요.
그리고 그러는 김에, 그 가게에서 목걸이를 하나 골라서 사오라고 하셨어요. 귀한 분께 보낼 선물이라면서.
하녀장:대금은 그냥 저택 앞으로 달아놓으시면 될 거에요. 점심 때에 맞춰서 마차를 불러놓았으니, 준비하고 다녀오세요.
야누아리아:(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하녀장은 인사를 해 보이고는, 1층으로 사라집니다.
야누아리아:(첫 날 올 때 입었던 옷을 꺼내어 입었다.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가다듬고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가, 간헐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욕을 할 뿐이었다.)
야누아리아가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외출복이죠.
자꾸만 잡념이 많아지고,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만 합니다.
이제 와서는 더더욱 나한의 의도를 파악할 수가 없네요.
야누아리아:(알고 싶지 않아, 이제는. 모른 채 떠나야지. 마음을 다잡아도 비집고 올라오는 분노는 주체가 되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마차가 도착했다는 종이 울립니다.
야누아리아:(모자를 집어들어 리본을 매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시내에 도착해 내리면, 복작이던 도시의 거리에는 온통 안개가 끼어있고 날씨 탓인지 유동객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저택 밖으로 나오니 조금 숨통이 트이네요.
야누아리아:(창밖의 풍경에 굳은 얼굴이 조금 풀어진다. 머리를 싸맨 고민을 잠시 잊을 만큼 정신없길 바랬건만. 날씨가 도와주질 않았네.)
그러게요. 하지만 이렇게 밖을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사나흘 만입니다.
그 저택에 갇혀있으면 사람이 이상해 질 수 밖에 없어.
다행히 하녀장이 말한 가게가 이 근처인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킹스트리트... 세번째 블록, (두리번거리며 길을 걷는다.)
야누아리아:행운기준치: | 45/22/9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가게 안에는 좋은 집의 사용인이나, 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좀 있네요.
(화려한 보석은 여자의 친구, 그런 소릴 하던 어느 저택의 마나님을 떠올리며.)
화려한 보석은 여자의 친구, 수제 레이스는 나의 애인...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노련해보이는 푸근한 인상의 주인이 야누아리아를 반겨줍니다.
야누아리아:(그래서 그 잘생긴 톨맨한테 레이스 리본을 줬던가.... )
가게 주인:자,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게 있으십니까?
왜...마님은 톨맨에게만 흰 레이스 리본을...
야누아리아:(짧게 고개를 까딱이고) 맡겨둔 물건이 있다고 들었어요. 야다브 백작가에서 왔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주인은 잠시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더니, 유리관을 열어 고급스러운 상자를 하나 꺼내옵니다.
고급스러운 벨벳으로 휘감은 상자를 실크 리본이 장식하고 있네요.
가게 주인:정말 비싼 물건이라 그 댁 나리가 직접 오실 줄 알았는데 말이죠.
정말정말정말정말 비싼 물건이니까...조심히 들고 가서야 합니다.
야누아리아:아... 그런가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직접 오시지 않는 편이 나은 것도 같고요. (휘청이던 모습이 떠올라 살짝 찌푸렸다가,) 그건 잠시 맡아두고 있어요. 다른 심부름도 있으니까.
야누아리아:목걸이를 하나... 중요한 분께 선물할 예정이라고 하셨어요. 자세히 들은 것은 없으니 취향을 크게 타지 않을 만한 것으로, 몇 가지 보여주겠어요?
가게 주인:흠...취향을 크게...받는 분의 직위도 모르시고요?
야누아리아:(고개만 짧게 저었다.) 여기 고객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죠.
가게 주인:그것도 야다브 저택에서 시킨 건가요? 그럼 귀족 여성이려나...잠시만 기다려 보십쇼.
가게 주인은 가게 사이드의 유리장을 살피더니, 목걸이 몇 가지를 벨벳을 깐 쟁반에 받쳐 가져옵니다.
야누아리아:(..... 낯서네, 역시 이런 건.)
(팔짱을 낀 채 서 지켜본다.)
가게 주인:셋 다 요즘 귀족 영애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겁니다. 너무 어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인도 아닌...
혼기가 찬 분들에게는 이것만한 선물이 없죠. 이 쪽의 사파이어가 가장 잘 나갑니다.
호박석은 중국제라서 아주 비싸지만, 한 번 걸고나가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죠.
그리고 아라비아에서 들여온 이 크리스탈도, 수수해 보이지만 주변 장식이 전부 백금입니다. 눈에 띄지 않지만 아는 사람들은 아는 제품이에요.
어떻습니까?
(번쩍번쩍하네.)
전부...저택의 부인이나 영애들이 걸고 나가곤 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저야 잘 모르니, .... 그냥 제일 비싼 걸로 주세요.
가게 주인:그럼 호박석으로 드리겠습니다. 금방 포장해드리죠. 다른 것들도 한 번 구경해 보세요.
야누아리아:(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서 있는다. 다른 걸 보면 어쩔 건데, 난 이런 걸 살 여력이 안된다고.)
소소하게는 스카프부터, 타이, 크라바트 따위의 직물도 팔고 있네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주인이 아까 전의 물건과 목걸이를 포장한 상자를 들고 나옵니다.
가게 주인:자, 여깄습니다. 대금은 전처럼 저택으로 사람을 보내죠.
야누아리아:(작은 리본타이가 떠올라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가, 주인이 돌아오자 그쪽으로 돌아선다.) 그렇게 하죠. (상자를 가볍게 받아든다.)
그러고 보니 그 리본타이도 아직 버리지 않았네요.
야누아리아:(완전히 깜빡했군... 가자마자 도르테아에게 버리던 불에 태우던 하라고 해야지.)
(가게 문을 밀어 나선다.)
어쩐지 양 손에 집을 한 채씩 들고 있는 기분이네요...
야누아리아:(기분 전환이라도 할까 했더니, 그럴 상황은 안되는군... 바로 돌아가게 마차를 잡아야..)
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물건을 슬쩍 보니, 벨벳 상자에 매인 리본 아래에 달린 작은 태그가 눈에 띕니다.
야누아리아:(.... 애인? 아니면 약혼자?)
(어느 쪽이건 안됐어. 곧 죽게 생겼는데 성격도 저러니.)
야누아리아:(생각하니 다시 몰려오는 화에 미간이 조금 찌푸려진다.)
상대가 누군진 몰라도, 아주 급했나 봅니다. '그' 야다브 백작과 약혼을...?
한 소년이 급하게 뛰어가다가 야누아리아와 크게 부딪히고 맙니다ㅏ!
야누아리아:건강기준치: | 50/25/10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누아리아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근처에 있는 물웅덩이를 밟고 넘어지고 맙니다.
'가장 좋은 외출복' 끝자락이 다 젖어버렸어요.
야누아리아:행운기준치: | 45/22/9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젠장할...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
다행히 붉은 벨벳으로 싸인 '물건'은 근처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상자 한 쪽이 조금 구겨지긴 했지만...무사한 게 어딘가요.
그렇지만... ...함께 샀던 목걸이 상자는 온데간데 없네요.
소매치기.... 였나?
하긴, 이렇게 비싸보이는 상자를 들고다녔는걸요.
야누아리아:(목걸이를 하나 더 사고 두개 가격으로 불러두면 어떨까.... 그리고 다른 도시로 도망가버리는거야..)
그치만 목걸이를 다시 사러 갔다가 또 소매치기를 당하면?
(한숨을 쉬며 마차를 부른다)
마차는 금새 거리를 가로길러 야누아리아의 앞에 섭니다.
야누아리아:(올라타고 잠시 고민하다 야다브 저택의 주소를 부른다.)
야누아리아:(진실되게 살아야한다는 성경 구절을 작게 읊고있다.)
간신히 건진 벨벳 상자를 꼭 안고, 야누아리아는 야다브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하늘이 점차 어둠에 물들 무렵, 야누아리아는 저택에 도착합니다.
야누아리아:(고생에, 배도 고프고, 들어가면 또 개차반 취급이겠지. 지친 발걸음으로 들어간다.)
갑작스럽게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항상 빳빳하던 셔츠에는 이리저리 주름이 져 있고,
야누아리아:(차분히 다가간다. 꼴이 왜이래?)
머리카락은 헤집은 것 마냥 흐트러져 있습니다.
나한 야다브:(저택 안을 활보하듯 걸어다니다가, 현관에 선 당신을 바라본다.)
잔뜩 내려온 머리칼 사이로 보랏빛 눈에 흉흉하게 번쩍입니다.
나한 야다브:(이번에는 반대로 이쪽에서 성큼성큼 다가가 네 어깨를 잡아챈다)
...어딜...어딜 다녀왔습니까?
야누아리아:... ... (당황한 얼굴로 잡힌 어깨를 보고, 당신을 돌아본다.) 시키신, 게.. 있었잖아요.
시내에..
나한 야다브:(그 대답이 들리지 않는 것 마냥 불안하게 눈을 굴리다가) 왜...자꾸...
야누아리아:잠시, 이건 좀 놓고, (어깨를 잡은 손을 밀어내본다.)
나한 야다브:제가...같이 있으라고, 했잖아요. 근데 왜 자꾸,
왜 가냐고, 왜 자꾸 나가냐고. 왜 가려고 하냐고. (손을 놓기는 커녕 아예 양 손으로 팔을 붙잡고 지척에서 노려본다)
내가...내가 당신을 여기에 불렀으면...,
야누아리아:... ... ... (알 수 없는 상황에 눈을 찌푸린다.)
나한 야다브:...당신은 여기서 못 나가. 내 허락 없이...
무슨 말이에요?
나한 야다브:아무데도, ... ... ... (말 끝을 점점 흐리더니, 천천히 손에 들어간 힘이 풀린다.)
똑바로 이야길 하라고, 가르쳤지 않았나요?
나한 야다브:(손이 잡히자마자 흐억, 하고 숨을 들이키며 세차게 팔을 빼내더니) ... ... ...
미...미안합니다. 죄송해요.
내가 미쳐서...아니, 몸이 좀 안좋아서...
야누아리아:(빈 손을 내려다보았다가, 다시 당신을 본다.)
나한 야다브:예민해져서... (양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내리더니, 천천히 뒤로 물러난다)
...정말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선생님.
야누아리아:이거, 부탁한 물건이에요. (들고있던 상자를 건넨다.)
...나는, 부탁 받은 일을 했을 뿐이에요. 어디서 오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한 야다브:도로테아가... ...챙겨줄거에요...그, 그냥 오지 마세요.
제발...가세요.
화 나게 하지 말아요.
(몇 발짝 다가가 선다.) 태도가 그리 쉽게 변하니 어느 쪽에 맞춰야할 지 모르겠다구요. (찌푸린 눈으로 본다.)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요.
한 번에, 한 가지만, 합시다.
나한 야다브:아니에요, 오지 마세요. 그냥 그것 뿐이니까...
...나 좀 내버려 둬...
야누아리아:아까는 가지 말라고, 못 나간다고 했으면서, 이젠 오지 말라고...
...
그럴 거면 왜 불렀어요?
처음부터 이야기 했잖아요.
날 왜 불렀냐는, ...
... (화를 삭이듯 입술을 씹었다.)
나한 야다브:... ... ... (한껏 움츠렸던 어깨에 힘을 빼더니, 네 말에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린다.)
아까 전의 소란을 들었는지, 식당 쪽에서 하녀장이 뛰쳐나옵니다.
하녀장:서, 선생님. 오셨군요. 고생 많으셨어요. 오다가 웅덩이라도 밟으셨나요?
드레스가...
야누아리아:... 소매치기를 당했어요. 그 바람에 넘어졌네요. (들고온 상자를 건넨다.)
나한은 비척이며 2층으로 올라갑니다. 아마도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거겠죠.
선생님이 무사하시다니까 다행이에요.
야누아리아:(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 떄까지 지켜보다, 완전히 사라지자 고개를 돌린다.)
하녀장:물건은 제가 전달드릴게요. 쉬세요. (네게서 상자를 받아든다)
하녀장:전엔 안 그러셨어요. 요즘 들어 심해지신 것 같은데...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저러다가도 금방 좋아지실 거에요.
야누아리아:.... 그걸 보고 떠나기에 하루는 짧네요.
... 식사는 됐어요. 입맛이 없으니 그냥 들어갈게요.
하녀장:...네, 그러세요... (걱정스럽게 2층과 야누아리아를 번갈아 보다가, 인사를 하곤 다시 식당 쪽으로 사라진다)
야누아리아:(천천히 걸어 계단을 오른다. 흐트러진 모자는 리본도 풀지 않고 벗어 쥔 채.)
야누아리아:(겨우 5일인데. 어떻게 단 하루도, )
(분을 삭이지 못한 걸음이 바닥을 울리며 방으로 돌아가다, 서쪽 방에 잠시 시선이 머문다.)
서쪽 방은 나무 판자로 문이 얼기설기 덧대어져 있습니다.
야누아리아:.... (방으로 들어간다. 기분 나쁜 것 투성이야. 도로테아는 어떻게 이런 곳에서 버티고 있는 건 지 도통 알 수가 없군.)
정말로 돈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뽑혀버린 아카시아 나무를 확인하고싶은 것처럼. 밖을 내다본다.)
아카시아 나무는 여전히 반 쯤 뽑힌 채, 아슬아슬하게 굽어져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차라리 완전히 뽑혀 나뒹구는 걸 봤으면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을까, 뭐라도 통쾌한 기분이 됐을까. 여전히 꿉꿉한 기분으로 돌아선다.)
(망친 외출복을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이 외출복은...수선을 맡기던지, 새로 사야겠어요.
야누아리아:(조금이라도 빨리 하루가 가버렸으면 좋겠어. 여길 나가면 약속받은 봉급으로 이것보다 더 나은 외출복을 사면 돼. 겨우 하루야... )
그렇습니다. 하루만 지나면, 두둑히 보수를 받고...
새 외출복을 사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이 될 지도 모르죠.
야누아리아:(허락 없이 떠날 수 없다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대체 왜, 그런 말을, 그런 생각을...)
주변인을 향한 묘한 집착이 있는 걸까요? 하지만 야누아리아가 기억하는 나한은 그런 아이는 아니었는데요.
내일은 정말로 아카시아 나무가 뽑히고 말까요.
야누아리아:(잊으려면, 잠들어버리는 게 가장 좋을테지. 잊어버리자 생각하며 침대로 들어간다.)
야누아리아는 푹신한 이불을 덮고 눈을 감습니다.
야누아리아는 지천을 울리는 천둥번개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기름등조차 꺼진 방은 빛 하나 없이 어둡고 음침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심한 갈증이 느껴집니다. 공기가 이렇게나 습한데...
(목 말라... )
잠시 주방에 내려가서 물을 좀 찾아 마시는 것 정도는 괜찮겠죠.
(침대에서 내려간다. 초라던지, 기름등이라던지, 불을 켜 들고 갈 것이 있던가.)
침대 맡에 놓인 기름등을 들고가면 될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문 앞에 다가서 귀를 가까이 댄다.)
악몽을 꾼다기엔...지나치게 고통스러워 보이는 걸요.
야누아리아:(잠시 고민하다, 입술을 짓씹고 문을 연다.)
절대 자신의 방 안에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만...
이런 소리를 듣고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겁니다.
방 문을 열면, 침대 위에서 눈을 감은 채 앓고 있는 나한이 보입니다.
야누아리아:(환자에게는 간병인이 필요해. 이 정도까지 의사 없이 버틴 게 미련한거지.)
(침대가로 다가가 기름등을 내려놓고, 이마에 손을 짚어본다.)
얼굴은 핏기가 완전히 가신 채, 식은땀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병을 앓고 있으니 약이라도 먹일 수 있지 않을까요?
야누아리아:(약을 둘 만한 곳, 주변을 둘러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제서야 나한의 방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인의 방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단촐한 방.
옛날에는 화려한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지금은 침대와 책상, 책장만이 자리하고 있네요.
약이..
아주 오랫동안 쓴 것 같은 책상입니다. 만년필이며, 묶인 종이, 책 따위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약은 없나... 묶인 종이들을 들춰본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책상 위에는 각종 서적과 서류 따위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낡고 엉망으로 구겨진 종이뭉치 더미가 눈에 띕니다.
족히 10년은 된 것 같은데...과거에는 아마도 노트가 아니었을까요?
야누아리아:이건 뭔데... (슬쩍 넘겨본다.)
정갈하게 쓰려고 노력한 어린아이의 필체로 적혀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슬쩍 침대쪽으로 돌아보고 다시 읽는다.)
(혹시, 내가 있을 때 내용이면..)
야누아리아가 이 저택에 처음으로 부임한 때 입니다.
(물증이다...)
(읽어본다.)
.....
이게 무슨,
꾹꾹 눌러 쓴 어린아이의 일기는 당돌하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야누아리아:정신기준치: | 75/37/15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누아리아:(한참 마지막 페이지를 내려다보다 덮었다.)
(이해는 되지 않아. 하지만, ... 거짓이 아니라면... )
...아무래도 책상에 약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책상을 살짝 밀어내듯 누르고, 책장쪽으로 간다. 약, 그래, 약이 우선이지.)
책장에는 오래된 듯한 낡은 서적들이 꽂혀 있습니다.
야누아리아:자료조사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전부 다 낡은 책들 뿐...여기에도 약은 없는 것 같네요.
야누아리아가 주변을 돌아보는 순간, 크게 번개가 칩니다.
그러자...침대 시트 이곳저곳에 묻은 검붉은 얼룩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주 검게 바래버린 자국부터, 비교적 최근에 물든 듯한 새빨간 자국까지.
야누아리아:(살짝 어깨가 움츠러들었다가, 긴장을 풀고 다시 침대로 다가간다.)
입가부터 목덜미, 셔츠 깃이 새빨간 선혈에 젖어 있습니다.
앓는 소리를 낼 때마다, 입술 안쪽에 고인 피가 흘러내리는 듯 하고...비릿한 피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야누아리아:..... (찌푸린 얼굴로 내려다보다가, 침대가에 앉아 손으로 피를 닦아낸다.)
나한은 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나한의 한 쪽 손을 보면, 꾹 주먹을 쥐고 있습니다.
손이 바들거리며 떨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요.
야누아리아:(주먹을 쥔 손을 풀어본다. 그야, 힘 준 채로 자는 건 좋지 않으니까...)
손은 힘 없이 펼쳐집니다. ...손 안에 은색 열쇠가 들어있네요.
야누아리아:(열쇠를 빼내고, 그 손을 꾹 잡는다.)
아무도 가지 못하는, 잠겨있는 딱 하나의 방...
나한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침음을 내고 있습니다.
야누아리아:(거기에 약이 있을까. 안쓰런 기분으로 내려다보다, 찌푸린 미간에 입을 맞추고 일어선다. 꼭 어린 아이에게 하던 것처럼.)
혹시라도 그 곳에 답이 있다면, 마땅히 가봐야겠지요.
야누아리아:(기름등을 들고, 서쪽 방으로 넘어간다.)
(열쇠가 맞아야할텐데.)
이 열쇠가 맞다면...들어가 볼 수도 있겠죠.
방 안의 곳곳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고, 가구 따위가 박살난 잔해로 난장판이 되어있습니다.
(등 뒤로 문을 닫는다.)
그리고 동시에...습하고 역겨운 악취가 풍깁니다.
(소매로 코밑을 막고 돌아본다. 기름등을 든 손을 뻗어 비춰보며.)
바닥에는 기이한 문양이 새겨진 붉은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야누아리아:관찰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카펫 위를 걷던 야누아리아의 발에 무언가가 채입니다ㅏ.
아.
....
야누아리아:정신기준치: | 75/37/15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누아리아:(뻗었던 발을 물린다. 대체, 어째서, 여기에, ..... 뼈가 될 정도라면 죽은 지도 이미.... 오래됐을텐데.)
아니...교탁이라기보단 제단 같은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카펫과 같은 그림이 그려진 그을린 종이들 몇 장.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의, ... 인간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사용인들에게 유난히 친절하던 백작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만약 야누아리아가 저택을 나오지 않았더라면...
아아...
야누아리아:(잠시 몸이 굳어 서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초점이 없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더니, 천천히 다가온다)
죽...죽였는데...
왜 아직도... ...여기에,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도 계속해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_
야누아리아:나한... (손을 뻗어 양볼을 감싼다.)
정신 차려요.
나한 야다브:당신들도...나도...다 죽어야 돼. 뿌리째 뽑혀서...한 명도, 살아남으면 안돼.
죽어서 값아야 돼...죽음으로도 모자라...
(울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천천히 네 목을 틀어쥔다)
왜...나한테서 모든 걸 뺏어가... ...
야누아리아:(갑작스런 압박에 그 손을 감싸 쥐고 뗴어내려밀고, 긁어낸다.) 아,ㄴ,
나, ㅎ...
나한 야다브:당신들 때문에, 나는 얼마나...나는, 난 다 잃어야 하는데.
(목을 틀어쥔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야누아리아:(소리도, 숨도, 오가지 못하고 맺히는 고통, 졸라드는 손아귀, 할 수 있는 거라곤 발버둥치며 그 손을 밀고 할퀴고, 내리치는 것.)
야누아리아:근력기준치: | 65/32/13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나한을 밀어내려던 손이 계속해서 허공을 가릅니다.
점점 시야가 좁아지고, 머릿속이 암흑에 잡아먹힙니다.
나한 야다브:...죽고 싶지 않아... ...
온 몸이 짓눌리는 것 같은 무게감이 올라옵니다.
야누아리아는 급하게 숨을 들이쉬며 눈을 뜹니다.
침대 다리 맡에, 무릎을 모으고 기대 고개를 숙인 나한이 보입니다.
야누아리아:(불편한 목을 문지르며 일어나 앉았다.) ...
거기, 뭐 해요.
이불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나한이 번쩍 고개를 듭니다.
나한 야다브:선, 선생님. (고개를 들자마자 급하게 일어났다가, 더 다가가지 않고 자리에 선다)
... ... ...죄송해요.
깨어나셔서...다행입니다.
야누아리아:... (숨을 툭 뱉고,) 몸은요, 어제 한참을 앓던데.
서쪽 방에서 보신 건, (한 손으로 연신 은색 열쇠를 만지작거린다) ... ...부모님의...흔적인데.
...선생님인 줄 몰랐어요.
야누아리아:.... 혼 낼 생각 없는데, 계속 그러고 있을건가요?
나한 야다브:선생님께서...싫어하실 것 같아서요.
나한 야다브:(그 손을 바라보다가, 멈칫거리며 다가간다) ...날이 밝는대로, 떠나세요.
이 저택에선 오래 전부터 저런 일이 있어왔습니다. ...제가 부모님을 죽이기 전까지는요.
전 그 뒤로 천천히 죽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고싶었습니다.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야누아리아:(바닥이 보이게 내밀었던 손을 뒤집는다. 손등이 보이게 뻗은 손은 여전히 허공에 두고,) 그 뒤로는, 없는 일인거죠?
나는, 아픈 학생을 두고가는 선생은 아니에요.
전 이 저택 밖으론 나갈 수 없으니...멀리 배웅도 못해드려요. (잠시 그 손을 쳐다보다가, 네 손을 뒤집어 상자를 올려준다. 시내에서 가지고 왔던 붉은 벨벳 상자.)
야누아리아:(상자를 보고, 되묻는 듯한 얼굴로 당신을 본다.)
나갈 수 없다니?
나한 야다브:부모님은 묘한 괴물을 숭배하며 산 제물로 사용인들을 바치곤 했어요. ...보셨듯이.
제가 부모님을 찌른 이후로 더 이상 제물은 없었지만, ... ... ...공물이 끊겨 화가 났나보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신이 정말 있는 건지도 모르고...
야누아리아:신께서는 그런 괴물을 기르지 않으세요. 알잖아요.
나한 야다브:...글쎄요. (고개를 살짝 떨구더니)
그럼 저주라고 하는 편이 더 알맞겠네요.
나한은 야누아리아의 손에 들린 상자를 엽니다.
안에 들어있는 것은, 붉은 루비로 장식된 카네이션 브로치.
나한 야다브:...선생님 거에요. 항상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서...
야누아리아:이런 건 언제... .... (물끄러미 바라보다 상자를 닫았다.) 하지만, 조금 더 있다가 줘요.
아직...절 용서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야누아리아:나를 살린 게 당신인데, 내가 어떻게..
그 오해 제일 아래있던 걸 알았는데.
나한 야다브:(그 말에 한참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 ...하루에 하나, 부탁...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들어주세요.
나한 야다브:이 저택을 떠나서...영영 돌아오지 않으셔도 좋고, ...제가 죽고 난 뒤에 선생님이 이 저택의 재산을 다 가지셔도 좋으니까...
... ...거짓말이라도 괜찮으니까, 그냥 빈 말이라도...
...사랑한다고, 한 마디만 해주세요.
야누아리아:(가만히 지켜보던 얼굴이, 조금 얼빠진 꼴이 되더니, 시선이 살짝 낮아졌다.)
(상자를 내려놓고 다시 손을 뻗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아직도 손 안 잡아줄건가요?
나한 야다브:... ... ...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손을 내밀어 잡는다)
...내키지 않으면 거절하셔도 돼요.
야누아리아:(잡은 손을 제 쪽으로 천천히 당긴다.)
있잖아요, 나는 지난 5일동안, 당신이 밀물처럼 다가오면 당황했고 썰물처럼 멀어지면 화를 냈어요.
나는 그게, 싫어서라고 생각했어.
그야 당신이 나를 싫어하는데, 내가 당신을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조금 더, 조금 더 가까이 잡아당겼다.)
근데 내가 틀렸어.
야누아리아:당신이 먼저 나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 거예요, 그렇죠?
(희미하게 미소짓더니) 당신 부탁, 못 들어줘요. 이건 그냥...
진심인 것 같거든.
나한 야다브:... ... ...저는, 무슨 말인지, 잘. (눈에 당황이 서린 채로, 잡은 손이 움찔거린다)
그게, ... ... ....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천천히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야누아리아는, 거스를 수 없는 균열 속으로 함께 빠져들기로 합니다.
나한 야다브:왜 제가, 놓으려고 했는데...선생님은. (좀 더 다가앉아서, 네 손을 끌어당겨 그 위에 입을 맞춘다.)
... ...절...버리지 말아주세요.
제 곁에 남아 주세요...
오랜 분노와 같이, 이 감정 또한 근원을 알 수 없습니다.
나한 야다브:...선생님을 줄곧, 사랑했어요.
야누아리아:내가 늦었네. 나는 아마 지금,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
(잡은 손을 당긴다. 당신이 온통 끌려오도록. 그리고 간밤, 그랬던 것처럼, 이마에 짧게 입맞춘다.)
어디선가, 아카시아 향이 피어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END1. 상처받은 죄인을 아량으로 구원하라]